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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이 내게 걸어온 말들

: 20년 차 숲 해설가가 만난 식물들과 삶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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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치유 에세이 56위 | 명상/치유 에세이 top2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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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3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146*209*20mm
ISBN13 9791167851796
ISBN10 116785179X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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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저는 숲을 읽어주는 사람, 숲 해설가입니다. 20년 동안 숲속에서 사람들과 활동했지요. 저에게 숲은 한 권의 책이자 한 편의 드라마였습니다. 그렇게 숲을 통해 보고 들으며 깨달은 것들이 있었지만, 제 삶은 변하지 않았어요.
---p.6

한 달쯤 지났을까. 여느 때처럼 수목원에서 식물을 관찰하고 있는데, 풀숲 사이에서 나비 한 마리가 날아올랐다. 나를 보고 놀란 것 같았다. 나비뿐만 아니라 나도 깜짝 놀라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바로 그 순간 산림문화전시관으로 날아들었던 뿔나비가 다시금 내 가슴 속에 날개를 펄럭 펼치고 날아올랐다.
---pp.22-23

지난날의 나는 마음에 구멍이 생기는 이유를 다른 사람에게서 찾고 그 사람을 원망했다. 몬스테라가 잎에 난 구멍을 활용하여 영양분을 만들었듯이, 지금부턴 나도 가슴 구멍을 활용해서 내 삶을 바꿔나가야겠다.
---p.28

시멘트 마당과 내가 흙이 된 이후에까지 마음 쓸 필요가 없다. 풀과의 씨름에서 이기면 어떻고 지면 어떤가. 시멘트 마당 틈새에서 어린 개망초 위에 끓인 물을 붓는 나를 알아채는 일, 이 순간 내가 상관할 일은 오로지 이 뿐이다.
---p.55

실 줄기가 다른 식물을 이리저리 감고 올라간 모습은 뒤죽박죽 헝클어진 실타래 같다. 어디가 시작이고 끝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실새삼의 실타래. 바로 내 머릿속이다.
---p.74

과연 식물이 평화주의자일까? 아니다. 식물은 햇빛을 더 많이 받으려고 다른 식물과 경쟁하기도 하고 아예 다른 식물에 붙어서 양분과 물을 빼앗아 먹기도 한다. 이런 식물을 기생식물이라고 한다. 식물도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산다.
---p.117

살다 보면 우리도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한 가지 방법으로 해결할 수 없을 때가 있다. 이때는 다각도로 문제를 살펴보고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타이탄 아룸도 마찬가지다. 높다란 꽃대에 꽃이 많이 달렸다고 해도 씨앗을 많이 남길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
---p.127

꽃을 피운 경험을 하지 못한 나와 아무리 작은 꽃일지언정, 꽃을 피운 경험을 한 나도 발레 공연을 하기 전과 후의 심덕출 할아버지처럼 분명 차이가 있을 것이다. 내가 꽃을 피우려는 이유 중 하나는 한 송이 꽃을 피우고 난 후의 내가 어떨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나의 꽃을 피운 경험이 나를 어떤 세상으로 데려갈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p.143

질소를 얻는 만큼 뿌리혹박테리아에게 물과 양분을 조절해서 주는 콩과식물은 매쳐일까? 콩과식물이 매쳐와 테이커와 기버 중 어디에 속하던 무슨 상관이 있는가. 콩과식물이 기브 앤 테이크를 잘해서 죽지 않고 살아가잖는가. 기브 앤 테이크를 적절하게 하면서 살기란 쉽지 않다.
---p.187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자신을 위해 살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이 세상은 자신을 위해 살아가는 생명체들이 모여서 거대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서 순환하는 것이고, 그러니까 더 우월한 존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p.193

계수나무처럼 주위를 달콤하게 물들여 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로 인해 세상은 살맛이 난다.
---p.229

우리가 삶을 바꿔줄 행운을 만날 기회는 거의 없겠지만요. 우리가 삶을 바꿔줄 1cm 냉이를 만나기로 마음을 먹는다면 만날 수밖에 없어요. 왜냐하면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는 것과 같은 일이라서요. 당신이 1cm 냉이를 만나 숲으로 간다면, 1cm 냉이를 만나고 말테니까요.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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