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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 우먼의 기쁨과 슬픔 (큰글자도서)

세일즈 우먼의 기쁨과 슬픔 (큰글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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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2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210*292*20mm
ISBN13 9791190569729
ISBN10 1190569728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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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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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어느 날인가 한탄을 멈추고 세상으로 걸어 나오는 많은 주부를 볼 수 있었습니다. 자기 전공을 살려 일하기도 하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 헤쳐 나가며 살았습니다. 투자금도 없이 맨몸으로 세일을 하는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주부들이 살림하면서 직장을 다닌다는 것은 1인 2역이 아니라 1인 3역, 4역도 해야 하는 일입니다. 세일이 힘들고 어려워도 세상살이를 같이하는 많은 주부가 있어 위로가 되었습니다. 돈도 벌고 아이들도 키우고 살림도 하느라 편히 잘 시간도 없고, 쉬는 날도 따로 없었습니다. 바쁜 중에도 꿈을 잃지 않고 자기도 함께 성장을 했습니다. 주부들은 빛나는 자리는 아니라도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나는 자식들을 대학에 못 보낼까봐 아무리 어려워도 일을 그만두지 못했습니다. 또 쉽게 그만두면 ‘우리 엄마도 뭘 한다고 하다 쉽게 포기하던데’ 하며 자식들이 본을 볼까봐 그만두지 못하고 끝까지 버텼습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일하는 주부들은 자기 가정을 야무지게 꾸려 갔습니다. 누가 뭐래도 그들은 책임감 있는 가장이었습니다.

세일을 하면서 야박스럽고 야속스런 사람을 만나면 내가 너무 초라하고 못난 것 같아 좌절할 때도 많았습니다. 그래도 격려와 도움을 아끼지 않은 많은 분이 있었기에 길가에 피는 민들레처럼 웃으며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 「작가의 말」중에서

가을 운동회가 가까워오자 평창 장돌뱅이 아줌마들이 장난감을 도매로 달라고 모여들었습니다. 자기들끼리는 ‘똘마니 부대’라고 불렀습니다. 이때다 싶었습니다. 나도 똘마니 아줌마들 틈에 끼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친정어머니한테 돈을 좀 빌려 달라고 했습니다. 뭐 하는데 돈이 필요하냐고 묻는데, 쓸 데가 있으니 한 달만 쓰고 이자 쳐서 갚을 테니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친정어머니한테 빌린 돈으로 남편은 충북 제천에 가서 장난감을 해왔습니다.

자신 있는 건 아니지만 몇 날 며칠을 밤새워 울면서 연구하고 잘할 수 있을 거라고 다짐했습니다. 계촌학교 운동회가 그해 첫 번째 날이었습니다.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새벽, 아직 자고 있는 아들을 남편한테 맡겨놓고 이웃 몰래 떠납니다. 새벽 4시에 똘마니 아줌마들과 버스부--- (터미널)중에서에 모여 4시 30분에 출발하는 차에 각자의 짐을 싣고 계촌으로 향했습니다. ‘전순예, 울어서는 안 돼. 이것은 잘살 수 있는 기반을 닦는 거니 용감하고 씩씩하게 잘해내야 해.’ 먼 산을 바라보며 눈을 껌벅거리고 갔습니다.
--- p.19

오랜만에 분옥이가 살아온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시집은 논이 아주 많은 부자라고 소문이 났답니다. 자기는 논이 없는 산골짝에서 강냉이밥 먹는 게 싫어서 시집가면 쌀밥만 먹겠다고 내심 좋았답니다. 막상 시집와서 보니 논 몇 마지기에 산비탈 밭이 전부여서 간당간당 하게 겨우 밥 먹고 사는 집이었답니다. 분옥이 신랑도 국민학교를 나오고 한문을 좀 배운 것이 전부입니다. 시할아버지에 시동생이 둘, 시누이가 둘이었습니다. 시아버지나 신랑이나 다들 순하기만 해서 제 털 빼서 제 구멍에 박는 답답한 사람이었답니다. 시어머니는 시장도 안 가고 집 안에만 곱게 계셨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난감해 잠이 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친정어머니는 수단은 없었지만 살림은 야무지게 하는 분이셔서 독하게 일을 가르쳐줬습니다. 그때는 혼자 두부도 만들고 엿도 고면서 어머니가 많이 야속스러웠다고 합니다. 초가을에 시집와서 그해 겨울에 엿장수로 나섰답니다. 양반이고 한학자인 시할아버지는 어린것이 집안 망신시킨다고 노발대발하셨답니다. 하루 이틀 생각한 게 아니기 때문에 벽을 문이라고 여기며 밀고 나가기로 했답니다. 겨울에는 엿을 고아서 팔고 여름에는 나물이며 집에 없는 건 사서라도 팔았답니다.

식구들이 놀지 못하게 없는 소와 배냇돼지(주인과 나눠 갖기로 하고 기르는 돼지)중에서도 얻어다 키우면서 억척을 떨었답니다. 그렇게 억척 떨고 살아서 시누이와 시동생을 다 고등학교까지 뒷바라지할 수 있었답니다. 살림하면서 짜고짜고(아끼고)중에서 모아 땅도 늘렸답니다.

“팔자 좋은 너는 고생이 무엇인지 모를 거여” 합니다. 나같이 고생하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생각할 때가 많았습니다. 사람들을 만나고 보면 나는 입도 못 벌릴 정도로 고생한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는 감히 내 처지를 불평할 수 없게 됐습니다.
--- pp.95-96

겨울은 밤이 길어 책을 읽기에 딱 좋은 계절입니다. 낮에는 여러 일로 마음 놓고 책 읽을 시간이 없습니다. 1980년 겨울 책 읽기 특별 작전을 세웠습니다. 밤 12시부터 새벽 5시까지 책을 읽기로 했습니다. 모두가 잠든 밤, 나 혼자 앉아서 책을 읽습니다.

다행히도 나는 초저녁잠이 많아서 초저녁에 한잠 자고 나면 밤을 새워도 괜찮습니다. 반대로 남편은 새벽잠이 많아서 내가 저녁에 자고 일어나 밤새워도 알지 못하고 잡니다. 혹시나 깨면 남편은 “안 자고 뭐 해?” 합니다. 나는 “응, 조금만 더 읽고 잘게” 합니다. 그 겨울에 《이민》, 《가시나무 새》, 《카인과 아벨》, 《빙점》, 《양 치는 언덕》,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읽었습니다. 하루라도 안 읽으면 무슨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책을 읽었습니다.
--- p.139

어느 봄날, 서울 강동구 길동의 보험회사 지국이 있는 고층 빌딩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까지 올라갔습니다. 위에서부터 한 층 한 층 내려서 들를 작정이었습니다. 건물 꼭대기 층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너무 막막하고, 모르는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갈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내가 꼭 이렇게 해야 하나 생각하니 이 일을 그만둬야겠다 싶어서 그대로 내려와 집으로 왔습니다.

집 앞에서 짐 보따리를 잔뜩 든 옆집 아주머니와 마주쳤습니다. “오늘처럼 따땃한 봄날, 같이 고수부지로 소풍이나 가자”고 했습니다. 웬 소풍이냐고 물어보니 집에 있기가 따분해 밥과 김치만 싸서 가려던 참이라 합니다.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나도 집으로 혼자 들어가봐야 별 볼 일 없는 날이었습니다. 얼른 따라나섰습니다. 가다가 빵과 음료수를 사서 고수부지 안 민들레가 한창 핀 풀밭에 자리를 폈습니다. 하늘을 쳐다보며 아주 한가한 여인들처럼 행복해졌습니다. 먹고 떠들며 한참을 있다 보니 옆에 피어 있던 민들레 꽃대가 눈에 보이게 쑥 자라면서 솜털 같은 씨앗이 멀리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내 옆 풀밭에는 솜털 같은 씨앗이 내려앉고 있었습니다.

바로 이거다 싶었습니다. 내가 가진 주무기인 명함을 많이 뿌리면 민들레 씨앗처럼 어딘가에서 싹이 날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가 풀밭에서 날던 민들레씨를 보고 용기가 났습니다. 다음 날 다시 길동 보험 지국을 찾아갔습니다. 주부들을 만나기에는 보험회사만큼 좋은 곳이 없습니다. 용기를 내 회사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 pp. 208-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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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의 어깨는 무거웠지만 때론 두드리면 문이 열렸고
초라한 자신을 일으켜 세운 건 스스로의 용기였다

전순예 작가의 글을 좋아한다. 꾸밈없는 문장에 실린 그 많은 경험과 생각들, 감
정들에 경탄한다. 생명에 대한 애정, 고통을 이기고 껴안는 힘, 반듯한 삶의 의지, 겸손함과 너그러움을 존경한다. 『강원도의 맛』과 『내가 사랑한 동물들』에서 산골의 인심과 풍경, 함께 살았던 동물과의 사연을 전했던 작가는 이제 좀 더 무겁고 알알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물건을 팔아 돈을 벌어야 하는 여성의 이야기다.

작가가 20여 년 동안 판매한 물건은 이러하다. 문구, 장난감, 풍선, 사과, 배추, 빵, 책, 크리스마스카드, 물비누, 더덕, 분쇄기, 냄비 세트, 압력솥. 주산학원과 신문 배달지국도 운영한다. 이 물품과 서비스들을 가게에서 팔고,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팔고, 5일장에서 팔고, 상가를 돌아다니며 팔고, 남의 사무실에서 팔고, 남의 공장에서 팔고, 남의 집에서 팔고, 아파트단지를 돌아다니며 판다. 기쁜 일, 슬픈 일, 서러운 일, 억울한 일을 겪고, 때로 체면과 건강을 물품 대금과 맞바꾸게도 된다. 그러나 그가 절대 팔지 않는 것도 있다. 선량함, 정직함, 가족, 자기 신념. 팔아야 하는 것을 정직하게 팔고, 팔지 않아야 하는 것을 반듯하게 지키는 치열한 삶의 기록을 읽으며 숙연해졌다. 전순예 작가를 더 좋아하고 존경하게 되었다. 돈벌기 쉽지 않고, 가장의 어깨는 무거우며, 앞날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두드리면 때로 문이 열렸고, 자신이 초라하다 여겨질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누구의 응원도 아닌 스스로의 용기였다. 그 오랜 교훈들을 이렇게 진실하게 전할 수 있는 작가가 또 있을까.
- 장강명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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