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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년의 음모

: 베나로자 왕국의 시간 여행자

올리 청소년-02이동
한정영 | 올리 | 2024년 03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8 리뷰 23건 | 판매지수 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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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3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54g | 135*200*15mm
ISBN13 9791165348878
ISBN10 11653488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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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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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르르릉!’
환청이란 것을 알면서도 소리가 너무 생생해서 제나는 눈을 질끈 감으며 얼른 사자의 갈기에서 손을 뗐다. 생각 같아서는 당장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지만, 별수가 없었다. 이미 120년이라는 시간을 거슬러 여기까지 왔기에 모든 해답은 이곳에 있었다. 베나로스를 구해 내는 일도, 다시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는 방법도.
--- P.13 「추적자」 중에서

실제로 2050년이 지나면서 말도 안 되는 자연재해가 곳곳에서 일어났다. 지구 온난화로 베나로자 왕국의 도시 한쪽은 물에 잠겼고, 다른 쪽에서는 불볕더위와 혹한이 반복되었다. 곳곳이 황폐해지면서 곧바로 식량 부족 사태가 세상을 덮쳤다. 뒤를 이어 식량을 확보하기 위한 전쟁이 발발하자 엄청난 살상과 파괴가 일어났고 사람이 살 수 있는 땅은 점점 더 줄어들었다.
고통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 P.44 「천 년 전의 음모」 중에서

은파가 제나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아까 미처 말하지 못한 게 있어.”
제나가 은파를 돌아보았다. ‘그게 뭐죠?’라고 묻는 표정으로. 잠시 망설이던 은파는 드높은 하늘을 올려다본 다음 다시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
“네가 33년 후의 이곳에 왔을 때…… 그러니까 넌 혼자서 2151년으로 되돌아갔어.”
목소리 톤이 낮아서 제나는 다른 때보다 더 귀를 기울여 들어야 했다. 다 듣고 나서도 얼마간은 그 말뜻을 온전히 헤아리기 어려웠다.
--- P.60 「위험한 미래」 중에서

“앞만 보고 걸어. 절대 뒤돌아보지 말고. 누가 우릴 쫓아오고 있어.”
“또 흰 가면인가요?”
제나가 재빨리 되물었다.
“아니, 고스트 캡처! 우리처럼 초대받지 않은 영혼들을 가려내는 악귀들이야.”
--- P.82 「산 자와 죽은 자의 축제」 중에서

“그런데 그런 공장을 왜 닫은 거예요?” (중략)
“나도 다른 사람들한테 들은 소문이지만, 문 닫으면서 이상한 소리를 했다지 아마. 이제 때가 되었다……라고 했다던가?”
“때가 되다니요?”
“베나로스가 곧 물에 잠긴다는데 유리는 만들어서 뭐 하냐, 그러면서 떠났다고 하더라. 아직도 그들이 베나로스 어딘가에 있다는 소문도 들리고.”
--- P.103 「사라진 가문」 중에서

제나는 투석구를 한 손으로 꽉 쥔 채 흰 가면 앞에 섰다. 그런데 흰 가면을 마주하고 나서야 투석구 주머니에 돌이 들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는 수 없었다. 제나는 투석구의 긴 줄을 양손에 잡고 흰 가면이 든 칼을 노려보았다. 두 뼘이 조금 안 되는, 활처럼 휘어진 칼이었다. 은색 날이 섬뜩하게 빛났다.
흰 가면은 흔들리는 보트 위에서 절묘하게 중심을 잡으며 한 발짝씩 다가왔다. 제나는 호흡을 깊이 내쉬었다. 이윽고 흰 가면이 딱 두 발짝 더 나오면서 칼을 앞으로 쭉 뻗었다. 제나는 지금이 기회라고 판단했다. 아직 서로 거리가 있었으므로 흰 가면의 행동은 단순히 위협하려는 동작에 불과했다. 버거운 상대를 만났을 때는 도리어 빠른 공격이 최선이라고 배우지 않았던가. 제나는 재빨리 앞으로 나서면서 칼을 든 흰 가면의 팔을 투석구 줄로 휘감았다.
--- P.140 「되풀이되는 운명」 중에서

그 모습을 한참 들여다보던 제나의 시선이 문득 소용돌이의 가장 안쪽 지점에서 멈췄다. 하필 제타가 펜으로 콕 찍어 놓아 구멍이 난 자리였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은파에게 물었다.
“은파, 여기 좀 보세요. 제타가 그린 나선이 끝나는 곳이 어디죠? 설마…….”
“맞아, 우리가 지금 서 있는 여기야. 사자의 눈물 끝 지점.”
--- PP.160-161 「비밀의 방」 중에서

“베나로스의 종말이 바로 이 대종탑에서 시작될 것이다! 나의 생명을 받은 검은 천사들이여, 대종탑으로 오라! 바다의 늑대여! 다시 한번 불어오라! 거세게 불어와 나의 생명에 힘을 다오! 바다의 늑대여!”
주문을 외듯 바다 쪽을 향해 큰 소리로 외친 유리마법사가 두 손을 높이 치켜들었다. 그러고는 되풀이해서 소리를 질렀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남쪽 하늘이 더욱 새까만 구름으로 뒤덮이는가 싶더니 빠르게 이쪽으로 몰려오기 시작했다. 곧이어 거칠고 거센 바람이 들이닥쳤다. 조금 전까지 온몸에 와 닿았던 바람과는 확연히 달랐다. 그것은 뜨겁고도 차가운 바람이었다. 몸에 닿을 때는 활활 타오르는 불길처럼 뜨거웠지만, 그 끝은 얼음처럼 차가워서 소름이 돋았다.
--- P.217 「날개 달린 사자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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