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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대나무의 고백

시인동네 시인선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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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3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125*204*20mm
ISBN13 9791158966348
ISBN10 1158966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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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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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꽃피는 일이
당신을 사랑해서가 아니라면
꽃은 피어 무엇하리
당신이 기쁨에 넘쳐
온누리 햇살에 둘리어 있을 때
나는 꽃피어 또 무엇하리
또한
내 그대를 사랑한다 함은
당신의 가슴 한복판에
찬란히 꽃피는 일이 아니라
눈두덩 찍어내며 그대 주저앉는
가을 산자락 후미진 곳에서
그저 수줍은 듯 잠시
그대 눈망울에 머무는 일
그렇게 나는
그대 슬픔의 산 높이에서 핀다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전문

교미가 끝나자
방금까지 사랑을 나누던
수컷을 아삭아삭 씹어먹는
암버마재비를 본 적이 있다

개개비 둥지에 알을 낳고 사라져 버리는
뻐꾸기의 나라에선 모르리라
섹스를 사랑이라 번역하는 나라에선 모르리라
한 해에도 몇백 명의 아이를
해외에 입양시키는 나라에선 모르리라

자손만대 이어갈 뱃속의
수많은 새끼들을 위하여
남편의 송장까지를 씹어먹어야 하는
아내의 별난 입덧을 위하여
기꺼이 먹혀주는 버마재비의 사랑
그 유물론적 사랑을
--- 「버마재비 사랑」 전문

춥고 쓸쓸함이 몽당빗자루 같은 날
운암댐 소로길에 서서
날갯소리 가득히 내리는 청둥오리 떼 본다
혼자 보기는 아슴찬히 미안하여
그리운 그리운 이 그리며 본다
우리가 춥다고 버리고 싶은 세상에
내가 침 뱉고 오줌 내갈긴
그것도 살얼음 깔려드는 수면 위에
머언 먼 순은의 눈나라에서나 배웠음 직한 몸짓이랑
카랑카랑 별빛 속에서 익혔음 직한 목소리들을 풀어놓는
별, 별, 새, 새, 들, 을, 본다
물속에 살며 물에 젖지 않는
얼음과 더불어 살며 얼지 않는 저 어린 날개들이
건너왔을 바다와 눈보라를 생각하며
비상을 위해 뼛속까지 비워둔 고행과
한 점 기름기마저 깃털로 바꾼 새들의 가난을 생각하는데
물가의 진창에도 푹푹 빠지는
아, 나는 얼마나 무거운 것이냐
내 관절통은 또 얼마나 호사스러운 것이냐
그리운 이여,
네 가슴에 못 박혀 삭고 싶은 속된 내 그리움은 또 얼마나 얕은 것이냐
한 무리의 새 떼는 또
초승달에 결승문자 몇 개 그리며 가뭇없는
더 먼 길 떠난다 이 밤사
나는 옷을 더 벗어야겠구나
저 운암의 겨울새들의 행로를 보아버린 죄로
이 밤으로 돌아가
더 추워야겠다 나는
한껏 가난해져야겠다
--- 「새에 대한 반성문」 전문

건기가 닥쳐오자
풀밭을 찾아 수만 마리 누 떼가
강을 건너기 위해 강둑에 모여 섰다

강에는 굶주린 악어 떼가
누들이 물에 뛰어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 나는 화면에서 보았다
발굽으로 강둑을 차던 몇 마리 누가
저쪽 강둑이 아닌 악어를 향하여 강물에 몸을 잠그는 것을

악어가 강물을 피로 물들이며
누를 찢어 포식하는 동안
누 떼는 강을 다 건넌다

누군가의 죽음에 빚진 목숨이여, 그래서
누들은 초식의 수도승처럼 누워서 자지 않고
혀로는 거친 풀을 뜯는가

언젠가 다시 강을 건널 때
그중 몇 마리는 저쪽 강둑이 아닌
악어의 아가리 쪽으로 발을 옮길지도 모른다
--- 「누 떼가 강을 건너는 법」 전문

목련꽃 목련꽃
예쁘단대도
시방
우리 선혜 앞가슴에 벙그는
목련송이만 할까
고 가시내
내 볼까 봐 기겁을 해도
빨랫줄에 널린 니 브라자 보면
내 다 알지
목련꽃 두 송이처럼이나
눈부신
하냥 눈부신
저……
--- 「목련꽃 브라자」 전문

늘 푸르다는 것 하나로
내게서 대쪽 같은 선비의 풍모를 읽고 가지만
내 몸 가득 칸칸이 들어찬 어둠 속에
터질 듯한 공허와 회의를 아는가
고백건대
나는 참새 한 마리의 무게로도 휘청댄다
흰 눈 속에서도 하늘 찌르는 기개를 운운하지만
바람이라도 거세게 불라치면
허리뼈가 뻐개지도록 휜다 흔들린다
제때에 이냥 베어져서
난세의 죽창이 되어 피 흘리거나
태평성대 향기로운 대피리가 되는,
정수리 깨치고 서늘하게 울려 퍼지는 장군죽비
하다못해 세상의 종아리를 후려치는 회초리의 꿈마저
꿈마저 꾸지 않는 것은 아니나
흉흉하게 들려오는 세상의 바람 소리에
어둠 속에서 먼저 떨었던 것이다
아아, 고백하건대
그놈의 꿈들 때문에 서글픈 나는
생의 맨 끄트머리에나 있다고 하는 그 꽃을 위하여
시들지도 못하고 휘청, 흔들리며, 떨며 다만,
하늘 우러러 견디고 서 있는 것이다
--- 「어느 대나무의 고백」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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