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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으려 하니 모두가 꽃이었습니다

: 조금 지치고 문득 불안한 당신에게 나태주 시인이 해주고 싶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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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4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232g | 128*188*14mm
ISBN13 9791191200928
ISBN10 119120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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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 오늘 예쁘게 폈다고 해서 내일도 예쁘게 필 거란 보장이 없어. 사람도 마찬가지고 인생도 그래. 어제처럼 비가 많이 오면 한순간에 엉망진창이 되어버리지.”
--- p.33

“한순간에 엉망진창이 될지도 모르는 게 삶이라면 오늘을 성실하고 유의미하게 보낼 필요가 있을까요? 물론 오늘 내가 산 하루가 스스로 원하던 방향인 데다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요. 하지만 미래를 위해 오롯이 오늘을 투자했을 뿐 종일 지루하고 힘겨웠을 수도 있잖아요.”

“내일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오늘 열심히 살아야 해. 바라지 않던 삶이라도 그건 내 삶이란다. 내게도 내 삶이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던 나날이 많았지만 단 한 번도 부정할 수 없었어. 부정하는 건 불가능한 것이더라고. 최악의 순간도 다 내 삶이었어. 어떠한 순간에도 버리거나 눈감지 않아야 더 깊은 삶을 살 수 있어.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더라도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면 훗날 내가 원하는 삶을 이루기 위한 발돋움의 토대가 돼.”
--- p.34

“시인님, 이건요? 제가 잡초가 아닌데 뽑을까 봐 걱정돼요.”
“그것도 잡초야. 땅을 일구는 사람이 원하지 않으면 모두 잡초야.”
“제가 뽑았는데 원래 여기서 꽃이 필 예정이었던 것이라면 어떡해요.”
“잡초의 정의는 ‘내가 원하지 않는 풀’이야. 잔디밭에 채송화가 나면 채송화는 잡초일까 아닐까?”
“잡초죠.”
“맞아. 사람도 그래. 사람들은 자기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을 싫어해. 이런 이분법적 사고 때문에 우리는 아군이 아니면 배척하지.”
--- p.77

“저는 죽음이 전혀 두렵지 않아요. 죽는 순간의 아픔과 고통이 조금 무섭긴 한데 죽는 것 자체는 괜찮아요. 살아온 대부분의 시간이 행복했고 그래서인지 당장 내일 죽어도 아쉬움이 없어요.”
“음,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음이 두렵지 않을까? 왜냐면 나 자신이 소멸한다는 생각 때문에 그렇고,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에 그렇고, 더 나아가는 죽음 이후의 삶이 있다고 해도 현재의 나와는 무관한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그렇지.”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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