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 기사 보셨어요? 방금 올라온 강 이사 인터뷰인데 아무래도 심상치가 않아요.”
여기서 ‘강 이사’란 경쟁사인 KJ푸드 전략기획팀 강태호 이사를 가리킨다. KJ그룹 회장의 차남이자, 차기 후계자로 거론되는 그는 주원식품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인물이었다.
“특히 이 부분이요. ‘올해 KJ푸드는 들깨 요리 장인인 하 여사와 함께 다양한 메뉴를 개발할 예정으로…….’ 이거 하명은 여사님을 말하는 거 아닌가요?”
--- p.7 「1권」중에서
“우선 재현이 형 별장으로 가자. 여기서 멀지 않으니까.”
“재현 씨 별장이라면…….”
순간 리아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곳은 5년 전, 두 사람이 헤어졌던 장소였다. 그 별장에서 리아는 인생 1막 1장의 막을 내렸고, 사랑의 추억과 그에 얽힌 모든 애틋한 감정을 그곳에 묻고 떠났다. 그런데 지금 그곳으로 가자고?
--- p.12 「1권」중에서
“저당 잡힐 담보를 가져오기로 하셨는데, 회장님 대신 네가 나타나다니. 단순한 우연인가?”
“뭐?”
--- p.22 「1권」중에서
이윽고 리아의 앞으로 다가온 태호는 손을 뻗어 단번에 그녀를 번쩍 안아 올렸다. 당황한 그녀는 저도 모르게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마치 백마 탄 왕자님에게 구원받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따뜻한 체온이 온몸을 감싸고, 시원한 향이 코끝에 맴돌았다. 왠지 모르게 울컥 감정이 솟구치려 하자, 리아는 가만히 숨을 들이마셨다.
“어머니, 리아 다친 건 안 보입니까?”
--- p.116 「1권」중에서
“KJ푸드에서 하명은 여사님 들깨 요리 기획을 완전히 백지화했다던데요.”
정말? 완전 금시초문이다.
“그래? 난 몰랐어.”
--- p.171 「1권」중에서
앗!
다행스럽게도 껴안기 직전에 재빨리 팔을 거두었다.
내 정신 좀 봐.
분위기가 너무 자연스러워 그녀도 모르게 예전 버릇처럼 뒤에서 껴안으려 했다. 태호가 요리하면 항상 그런 식으로 뒤에서 끌어안고 맛을 보곤 했었다.
--- p.193 「1권」중에서
제멋대로인 자신의 행동에 당황하면서도 차마 리아는 그를 껴안은 팔을 풀 수 없었다.
눈물이 핑 돌 정도로 따뜻해서…….
단단한 가슴이 완벽하게 포근해서…….
“하아.”
미치도록 좋았다.
--- p.303 「1권」중에서
그녀는 지금 호랑이 굴에 들어간 처지니까. 눈앞에서 호랑이가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는데, ‘도망가!’라고 외치지,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라고 속삭이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민수가 말하는 상대는 누구지?
--- p.411 「1권」중에서
하여간 그렇게 해서, 주 회장 댁에 초대받았다는 서현 어머니의 귀띔은 리아의 불륜으로 내용이 확대되었다. 믿을 수 없지만, 가정 폭력까지 덧붙여서.
--- p.11 「2권」중에서
“당신, 별안간 왜 이러는 거요?”
“몰라서 물어요?”
분을 이기지 못한 정 여사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맺히고 있었다.
“당신 때문에 애들이 얼마나 마음고생 했을지 모르겠느냐고요.”
--- p.23 「2권」중에서
“너, 태호 죽으려고 했던 건 아니? 알고 보니, 그거 다 너 때문이었네.”
“뭐?”
태호가 죽으려고 했었다니. 그리고 그게 나 때문이었다고?
--- p.72 「2권」중에서
“거기까지만 듣겠어. 거기서 한마디 더 나오면,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태, 태호야…….”
믿을 수 없다는 듯 수진의 얼굴이 흉하게 일그러졌다.
“아무리 네가 리아의 친구라곤 하지만, 앞으론 나에게 그 어떤 예의도 기대하지 마. 마음 같아선 리아와 못 만나게 하고 싶지만 그건 리아가 결정할 일이고.”
--- p.115 「2권」중에서
“갖지 못하면 부숴버리면 되는 거지.”
바깥 풍경을 바라보는 한 사장의 입가에 비열한 웃음이 떠올랐다.
“강태호, 기대하라고.”
--- p.160 「2권」중에서
“원하는 걸 말하라니까.”
말로 대답하는 대신 리아는 그대로 상체를 일으켜 입술을 겹쳤다.
--- p.249 「2권」중에서
“지금 주원식품에서 기획 중인 들깨 요리를 우리와 함께 개발하는 건 어떨까?”
주원식품 연구소를 방문한 태호는 정식으로 리아와 민수에게 양사의 협업을 제안했다.
--- p.257 「2권」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