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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30년째

: 휴일 없이 26만 2800시간 동안 영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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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3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362g | 128*188*18mm
ISBN13 9791191247473
ISBN10 1191247473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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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없이 일한 지 오늘로 1057일째. 3년 가까이 하루도 쉬지 않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근처에 편의점이 우후죽순 난립하면서 우리 가게의 매출도 급격히 줄었다. 손님으로만 쟁탈전을 벌이는 게 아니라 이젠 알바생까지 두고 싸워야 하는 지경이라, 시급을 올린들 지원자는 전무하다. 인력도 부족하고 인건비도 줄여야 해서 점주인 우리 부부는 쉴 수조차 없다.
벌써 3년째 안 쉬는 게 당연해지다보니, 새벽에 출근하고 점심 때쯤 집에 들어오는 날에는 이래도 되나 죄책감마저 들고, 잠시 여유가 생겨 30분 정도 서점에 들를 수 있을 때는 휴일을 만끽한 기분에 젖는다.
--- pp.5~6

삼각김밥 발주 하나만 해도 평소 같으면 20종류에 이르는 상품을 몇 시간마다 한 번씩 살펴보고 조절하면서 주문한다. 하지만 가게를 비울 땐 그렇게 조절할 수가 없다. 다음날과 다다음날까지 이틀 치를 예측해 발주한다. 도시락이나 샌드위치 역시 아직 팔리지도 않고 배달되지도 않은 단계에서 무작정 몇십 개를 발주하려면,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 pp.26~27

크리스마스이브에는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이날만큼은 알바생 근무표를 남녀 페어로 짜서는 안 된다. 몇 년 전, 한창 바쁜 시간이 지난 뒤 한숨 돌리며 젊은 남녀 알바생 둘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마침 혼자 가게에 들어온 젊은 남자 손님이 소리를 질렀다.
“야, 너네, 일은 안 하고 뭔 닭살을 떨고 있어?”
그전에도 크리스마스이브만 되면 손님이 남녀 페어로 일하는 알바생에게 괜한 트집을 잡은 적이 수 차례 있었다. 크리스마스이브, 고독을 달랠 생각으로 맥주나 디저트를 사기 위해 편의점에 왔다가 계산대에서 웃으며 대화하는 남녀를 보고 질투심과 비뚤어진 마음에 불이 붙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 p.33

단골 중에는 계산대 앞에서 “담배”라고만 주문하는 사람도 있다. 그 손님을 보고 ‘담배’=‘말보로 멘톨 8밀리 쇼트 박스’라고 판단하고 내민다. 말보로 멘톨 8밀리 쇼트 소프트였는지 롱 박스였는지 헷갈려서 고민하다보면 손님의 짜증 섞인 혀 차는 소리를 듣게 된다.
단골이 좋아하는 커피도 ‘아이스 카페오레 M 사이즈’라는 것을 기억해두었다가 앞 손님이 잔돈을 챙기는 동안 다음 차례인 손님의 얼굴을 알아보고 그 손님이 계산대 앞에 섰을 때 곧바로 준비해서 내밀 경지에 올랐다면 하산해도 좋다.
--- p.49

편의점 점주가 되었을 때 나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은 장시간 서서 일하다가 생긴 요통도 아니고, 사람을 써야 하는 어려움도 아니고, 바로 인간에 대한 불신이었다. 불신이라기보다 공포라고 하는 편이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빨리 좀 못 하겠냐!”, “잘못됐잖아!”, “이거, 어떻게 책임질 거야?”
툭하면 손님이 소리를 질렀다.
영수증을 주면 주는 대로 “쓰레기를 주고 난리야” 하는 소리를 들었고, 안 주면 안 줬다고 “영수증을 줘야 할 거 아냐”라는 말을 들었다.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이 언제, 무엇을 했을 때 소리를 지를지 알 수 없다는 공포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았다.
--- pp.97~98

나를 괴롭게 만드는 일이 한 가지 더 있었다. 바로 식품 폐기 문제다.
상품 폐기 시간이 되면 ‘띠리리링’ 하고 이를 알리는 경쾌한 음악이 가게 안에 울려퍼진다. 그러면 나는 선반에서 처리해야 할 상품을 바구니에 담아 계산대로 가져간 다음 폐기 입력을 하고 바구니째로 워크 인 클로짓에 넣는다. 여기 보관해둔 도시락, 삼각김밥, 디저트, 닭꼬치, 패미 치킨과 같은 폐기 식품은 나중에 모아서 쓰레기봉투에 버린다. 쓰레기봉투 안에서 입도 한번 대지 않은 음식들이 영수증 쓰레기, 가게에서 나온 쓰레기, 손님이 버린 쓰레기와 함께 마구 섞인다. ‘얼마든지 먹을 수 있는 식품’이 ‘쓰레기’로 변하는 순간이다. 이때의 기분,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버리는 죄책감을 뭐라 표현하면 좋을까?

나는 종종 이렇게나 많은 음식을 버린 업보로 언젠가 아사하는 게 아닐까 두려워질 때가 있다. 편의점을 시작하면서 느낀 이 괴리감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하다
--- p.99

’편의점 알바’는 얕잡아 보는 말로 쓰일 때가 있다. “그래 가지고는 편의점 알바밖에 못 한다” 같은 식이다.
그러나 편의점 알바를 우습게 보지 마시라. 일단 처리해야 하는 업무 종류가 말도 안 되게 많다. 계산대에서만 하는 업무만 따져도 열 손가락이 모자랄 지경이다. 계산 말고도 ‘택배, 우편함 배달, 중고 마켓 접수’, ‘인터넷 쇼핑 지불’, ‘티켓 판매’, ‘선물 배송 예약과 판매’, ‘공과금 대행 수납’, ‘택배 물건 대신 받아주기’, ‘우표, 엽서, 레터 팩--- pp.일본 전국 일률 520엔으로 우표 없이 보낼 수 있는 우편.?옮긴이) 판매’, ‘자치단체 폐기물 수거권 판매’, ‘담배 판매’, ‘반찬 판매’, 시기에 따라서는 ‘연하장 인쇄 접수와 판매’, ‘명절 선물 접수’ 등등으로 끝이 없다.
--- pp.125~126

“왜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 같은 프랜차이즈 편의점이 있는 거지?” 하고 의구심이 드는 매장을 본 적이 있는가? 도심인 경우 불과 수십 미터 반경 안에 같은 프랜차이즈 편의점이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건 도미넌트(지배적) 출점이라고 하는 편의점 전략 중 하나다.
편의점 본사는 어느 한 지역에 몇 군데 매장을 일부러 집중적으로 만들어 그 지역을 지배(도미넌트)하게 한다. 하나의 매장보다 물류 효율이 좋기도 하고 그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광고의 효율화나 경쟁 회사의 출점 억제 의도가 있다고 한다.
--- p.174

30년 전부터 컴퓨터를 전 세계에서 가장 잘 활용하는 업계가 편의점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해마다 진보를 거듭해 우리를 번잡한 작업에서 해방시켜주고 있다.
스마트폰 결제가 보급되어 노인이든 애들이든 스마트폰으로 물건을 사게 되고 공공 요금과 관공서에서 발행하는 대형 폐기물 처리권 같은 것도 현금 결제를 하지 않아도 된다면, 편의점 계산대는 완전히 무인화될 것이다. 이 말인즉슨 인건비가 엄청나게 오른 세상의 저편에는 인건비가 아예 필요 없는 시대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편의점 업계의 목적지는 점주도 필요 없어진 시대일지도 모르겠다.
--- p.245

원래 나는 쓸모없는 지출에 두려움을 느끼는 체질이다. 천성이 검약가인 데다가 사치를 부리면 나중에 나쁜 일이 일어날까봐 무서워서 마음 편히 돈을 쓰지 못한다. 아르바이트 여사님들이 ‘구두쇠’라고 뒤에서 비웃고 앞에서도 놀릴 만큼 내 검약 정신은 평범하지 않다고 한다.

의식주의 ‘의’는 친구들이 안 입게 된 옷을 물려받는다. 우리 부부가 사 입는 것은 속옷과 양말 정도인데 그마저도 할인점의 특가 판매 코너에서 파는 것이다.
의식주의 ‘식’은 사치하려는 마음만 먹지 않는다면 폐기 식품으로 다 때울 수 있다. 샐러드, 고기 요리, 생선 요리, 반찬, 과일, 그리고 디저트까지 매 끼니가 풀코스다. 우리 부부는 요즘 2년 동안 거의 매일 폐기 식품으로 식사를 때웠다. 아들은 “나한테 집밥은 패밀리하트 폐기 식품”이라는 농담 레퍼토리를 갖고 있을 정도다(덧붙이자면 의식주의 ‘주’는 아들이 초등학생이었을 때 가게에서 걸어 20분 떨어진 주택가에 단독주택을 새로 마련했다. 대출금은 여전히 우리를 옥죄고 있다).
--- p.264

처음 계약할 때, 반드시 가족 둘이 일하겠다고 계약서에 사인해야 했다. 그 말은 “편의점 경영이 혼자 일해 가족을 먹여 살릴 만큼 만만한 게 아닙니다”라고 선언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우리처럼 땅과 건물 없는 사람은 대출을 많이 받고 시작해야 한다.
몇몇 편의점 사장들과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옆 시에 사는 60대 사장님은 땅과 건물을 본사에서 빌려 2FC 형태로 계약해 평균 매출을 올렸지만, 10년 계약 2기가 끝난 단계에서 매장을 접기로 결정했다. 몸에 무리가 와서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했다. 연금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몇 년 더 부부가 아르바이트로 일을 나가기로 했다고 한다.

“저축? 저축을 어떻게 해? 우리는 빚으로 시작해서 빚 갚고 끝났을 뿐이야. 20년 하면서 적자 안 본 것만 해도 다행이지. 이젠 자영업이라면 지긋지긋해.”
막대한 빚을 지고 가게를 시작해 빚이 없어질 만하면 계약이 끝난다. 그리고 다시 빚을 져서 가게를 리뉴얼하고 겨우 그 대출을 다 갚으면 재계약 시기가 돌아온다…… 그 끝없는 반복. 이건 마치 옛날 소작인이나 다름없지 않나 싶을 때가 있다.
--- pp.269~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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