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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단 하루도 비를 맞지 않았다

너는 단 하루도 비를 맞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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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3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220쪽 | 135*195*20mm
ISBN13 9791198424037
ISBN10 1198424036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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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세상에 내놓을 수 없는
내 삶의 이력이
지금의 나를 지탱하고 있음을
사람 살기 힘든 곳에서 사람을 알고
사람이 하기 힘든 일을 하며 사람을 배우고
밑에서 꼼지락거리면서도 울고 웃었던
그런 그 삶을 그래도
나는 사랑한다는 것을
부족하고 모자라도
그게 내 삶이라는 것을
--- 「1부, 그곳 그일」 중에서

세상의 어떤 노동이 귀하지 않겠느냐마는
해가 뜨기 전의 노동은
내 손에 쥐어진 새벽보다
더 엄숙하고 장엄하다
--- 「1부, 새벽의 존엄」 중에서

내게 온 인연은 먼지 같습니다
그 먼지가 만든 노을을 보며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그 먼지가 만든 구름을 보며
저 먼 곳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 「1부, 내 삶은 어제의 구름이 아니라오」 중에서

내 속에는 사람이 들어설 자리가 없어서
꽃과 동물들만 북적대는 이상한 천국이 되었다
--- 「2부, 사람 때문에」 중에서

사람이 외로울 때는
자기 발자국에
말을 건다고 한다
앞으로 걷다가
다시 뒤로 걸으며
자기가 남긴 발자국과
한 몸이 되고자 한다
--- 「2부, 사람이 외로울 때는」

꽃이 시들어가는데 왜 울죠
달하고 소나무가 놀 때도 울어요
어느 가장의 긴 그림자
리어카를 끌고 가는 할머니
계단에 누워 맥없이 자는 아저씨
다리 한쪽을 잃은 강아지를 보고도 울어요
--- 「2부, 눈물의 발원지」 중에서

엄마는 아픈데
엄마는 외로운데
자식은 자동이체만 한다
얼굴이 보고 싶은데
자꾸 돈만 보낸다
엄마는 너희 얼굴
못 보고 갈까 봐 두려운데
--- 「2부, 너는 왜 안 오고」 중에서

내가 빛을 낸다고
내 속에 어둠이 없겠는가
내가 밝게 서 있다고
내 속에 슬픔이 없겠는가
--- 「3부, 별의 눈물」 중에서

가끔 풍경은 아프고 쓰리다
앓음다워서 아름답다
아름다워서 앎음답다
--- 「3부, 앓음다음 기적」 중에서

당신의 외로움에
소주 한잔 따라주지 못했는데도
세상의 먼지 다 뒤집어쓰고
이렇게 예쁘게 피어서
더 서글픈 아버지 같은 들꽃이여
--- 「3부, 들꽃은 아버지다」

내일은 전국이 맑은 척을 하다가 일부 착한 마음에 눈을 뿌려줄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살얼음이 있으니 그 구간을 아무 생각 없이 지나는 사람들은 미끄러져 뒤통수 다치지 않도록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 「4부, 마음날씨예보」 중에서

연분홍 톱니바퀴
하늘을 향해
달려가는구나
--- 「4부, 코스모스」 중에서

빨간 고추들은 시장 나들이를 준비하고
바람은 내가 읽다만 책을 훔쳐봅니다
시골 버스정류장 의자에는
어느 소녀가 나뭇잎 하나 놓고 갔어요
초록이 가쁜 숨을 달랩니다
다들 잘 지나왔어요
가을이래요
--- 「4부, 가을이래요」 중에서

해마다 봄이 오면
겨울에 그토록 보고 싶었던
봄에 정신 팔려
꽃에 정신 팔려
다른 것들은 쳐다보지도 못하고
봄살을 앓는다
--- 「4부, 봄살」 중에서

나는 파르티잔이다
나라 없는 백성의 비정규군
그걸 빨갱이라고 부르는
이 무식은 무엇이냐
--- 「5부, 너희는 한국인이 맞느냐」 중에서

우주에서 온 놈이라 그런지
우주의 변화대로
마음이 출렁입니다
--- 「5부, 왔다 갔다」 중에서

남자라서
아버지라서
참아야 했던 울음들을
시를 읽으며 쏟아낸다
--- 「6부, 시 속에서 울다」

별이 흘린 단어를 모아
시를 쓴다
유성 같은 시를 쓴다

바람이 가지고 온 단어로
시를 쓴다
바람 같은 시를 쓴다
--- 「6부, 별과 바람의 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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