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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로벌 직장 일기

최수향 | 경계 | 2024년 04월 22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2건 | 판매지수 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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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4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516g | 135*210*30mm
ISBN13 9791197200229
ISBN10 119720022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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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아마도 독자들이 생각한 국제기구 직원의 일과 삶은 내가 전하는 그들의 세계와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 신선한 발견은 내가 이 책에서 독자들에게 주고 싶은 선물 중의 하나다. 인생은 요란하게 준비할 것도 아니고, 치열하게 싸워야 할 것도 아니라는 메시지도 받아 갔으면 좋겠다. 거기에 묵묵히 노력하는 사람도 보상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누군가가 품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다. 그리고 미운 오리 새끼처럼 튀는 생각을 하거나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삶은 별나서 더욱 값지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 p.6 「프롤로그」중에서

세월이 많이 지난 후에 실장님은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자신은 나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았고, 그 장점을 살리기에는 바깥세상이 더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그러면서 날개만 달아 주면 멀리 날 수 있는 새 같은 사람인데, 그때 내가 있던 환경에 그냥 놔두었다가는 날기는커녕 곧 터져 나갈 풍선 같았다는 기억을 끄집어내셨다.
--- p.20

그렇게 아버지와 함께 구입한 고전 가구들은 20년이 넘도록 나와 삶의 숨결을 같이 해왔다. 수많은 이사에 흠집도 많이 갔지만, 집에 방문하는 외국인 친구나 손님들에게 나의 문화적 정체성을 알리는 외교 사절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리고 나에게는 이제는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소중한 기억의 유산으로 남아 있다. 만감이 교차하는 가운데 드디어 딸을 집에서 내보내시던 ‘친정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기억 말이다.
--- p.41

어느 스님이 뜨거운 감자를 손에서 놓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고 말씀하신 것이 생각난다. 그냥 손에서 놓으면 된다고. 마찬가지였다. 이제 와 생각해 보면 그때 방에서 ‘벌떡 일어나는’ 행위가 없었더라면, 그리고 조금은 막막해 보이는 그 조그마한 찻상 앞에서의 작은 시작이 없었더라면 나의 프랑스어 공부는 계속 늦춰졌을 것이고, 그러다가 아마도 아예 포기하지 않았을까 싶다. 시작하지 않으면 시작은 없는 법이다.
--- p.42

국제기구 직원보다 더 겸손한 자세로 개발 사업에 임하는 컨설턴트들도 많다. 그런 사람들은 개발 사업에 대한 소명감을 갖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자신이 가진 재능과 지식을 나누며 봉사한다는 차원에서 일을 한다. 그러나 슬프게도 국제기구 주변에는 얼굴 두꺼운 ‘흥정’ 컨설턴트들도 의외로 많다. 세월이 지나도 나의 컨설턴트 상비군 리스트가 길어지지 않았던 이유 중의 하나다. 그런 ‘흥정이’들에게 묻고 싶다. “세미나 하는 데 욕조가 뭐 그리 중헌디?”라고. --- p.54

과자 상자를 가슴에 꼬옥 끌어안은 채 우리를 바라보는 선생님과 영문도 모르는 채 멀어져 가는 차를 향해 손을 흔들며 배웅하는 아이들을 뒤로하고 산길을 내려왔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한 동료에게 했더니, 동료는 그 아이들은 손님인 내가 직접 나눠주기를 바랐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랬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아이들이 과자를 받아먹기 위해 차창에 매달리게는 하고 싶지 않았다. 받는 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고 싶었다.
--- p.71

그러나 그 표류의 시간은 나 개인에게는 낭비만은 아니었다. 격동의 시기를 거치면서 현장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굳히게 됐고, 파리에서 원거리 지원이나 조정을 하는 것보다 현장의 바다에 뛰어들어 내가 직접 헤엄쳐 보고 싶어졌다. 그러고 보니 내게 필요한 것은 ‘망원경’이 아니라 ‘수영복’이었다.
--- p.79

국제기구 직원들은 열악한 회원국 현장에서도 어느 정도 안전망이 쳐진 버블 속에 산다. 그들 업무의 대상인 회원국의 어려운 현실과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사는 것이다. 나도 그 버블 세계의 일원이었고, 버블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날 수영장에서 제공하던 주스에 꽂힌 파라솔 종이 장식은 왠지 눈에 거슬렸다. 아니, 내가 죄 없는 주스 장식에 시비를 걸었다고 하는 편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윤동주는 「서시」에서 이렇게 적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나는 뭔가 부끄러웠다. 숱한 재난 재해를 겪은 나라가 내게 준 부끄러움이다.
--- p.87

그 비방 편지 사건이 있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하라레에 있는 우리 집으로 협박 편지가 한 장 날아들었다. 필적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글자를 여기저기서 오려 작성한 편지였다. 나보고 다치기 전에 하라레를 떠나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내 반려견의 목숨이 위험할 것이라는 경고도 있었다. 영화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 p.116

사람이고 조직이고 간에 인기는 살 수 있지만, 존경은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존경은 상대방의 마음속에서 우러나와야 하는 것이어서 더욱 귀하고 소중하다. 그런 의미에서 그동안 유네스코가 회원국들로부터 쌓아 온 신뢰의 내공이 느껴졌고, 나의 조직에 대한 자부심이 생겼다. 유네스코에서 일하기 시작한 지 10년이 지나서야 나는 나의 조직이 꿈꾸는 세상을 처음으로 이해하게 됐다.
--- p.121

그리고 할머니에게서 배운 또 다른 기도를 해 본다. 뉘엿뉘엿 저무는 해를 뒤로 하고 마티니 한 잔을 마시면서 추리 소설을 읽고 계시던 할머니가 누리던 노년의 삶의 여유와 멋을 누릴 수 있게 해달라고. 할머니 살아계실 때 나도 이다음에 당신같이 늙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적이 있으니, 아마도 하늘에서 내 기도를 기억하고 들어 주시리라 믿는다. 페기 할머니의 작은 정원이 그립다. 인생 후반길을 정리하는 지혜와 작은 우정이 싹트던 그 정원이.
--- p.147

나를 조용히 들여다보았다. 남이 아닌, 나의 손가락이 나를 더 깊게 찔렀다. 내가 생각하는 옳고 그름에 흥분하지 않고, 행동을 조금 더 너그럽게 했더라면 그렇게까지 상황이 확대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후회가 밀려왔다. ‘내가 불길에 부채질을 했구나’ 하는 반성의 채찍질이 시작됐다.
--- p.174

고맙기는 했지만, 감사패를 받을 정도로 내가 무슨 큰 공헌을 한 것이 있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다만 내가 한 일이 있다면 상식 수준에서 주어진 상황을 판단하고, 내가 믿는 구석에 대한 확신을 고집스럽게 밀고 나간 것뿐이다. 그 과정에서 책임자인 나의 밥상에 올라온 외로움이라는 반찬을 혼자 꾸역꾸역 먹은 것이 기특해서 주는 상이라면, 그런 거라면, 감사패가 타당할 수도 있겠다.
--- p.190

조직에는 조직의 냄새가 있다. 그 냄새에 숨이 막혀 살아보려는 몸짓으로 ‘반항’을 택할 수도 있지만, 이는 아예 숨이 끊어지는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지루한 직장 생활은 가끔의 객기로 달래며 살아가는 것이 안전한지도 모르겠다. 나, 미생은 그렇게 지냈다.
--- p.195

초콜릿 가게가 있고, 그 옆에 약방이 있고, 그 건너편에 태국 식당이 있고, 조금만 더 가면 와인 가게, 정육점, 치즈 가게, 마당 딸린 아파트가 있고, 또 조금만 더 가면 신고 일어서지도 못할 구두만 파는 가게가 있는 곳. 뒤돌아보니 이 모든 것이 소꿉장난 세트 같다. 그리고 나는 그 속에서 22년간 소꿉장난을 했다. 파리에 대한 그만큼의 기억은 앞으로도 잊지 못할 것 같다.
--- p.199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할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일요일엔 대신 아들이 바게트를 옆구리에 끼고 노모를 찾아와 점심을 같이했다. 마당 너머의 창문으로 보이는 구비용 할아버지의 식탁 의자는 빈 채로 남아 있었다. 식탁 앞 창문에서 우리 집을 감시하시던 할아버지에 대한 나의 그리움도 그 옆에 같이 남아 있었다.
--- p.201

코로나로 세상이 뒤집어지는 동안, 가난한 자들이 더욱 가난해지는 동안, 나는 아파트 한가운데서 일하다가 녹음이 우거진 거리에 디디를 산책시키고, 다시 일하다가 컴퓨터 끄고 하루를 마쳤다. 봄에 피는 꽃, 가을에 지는 낙엽, 겨울에 날리는 눈을 시야 트인 내 아파트에서 바라보며 일하고, 월급 받고, 밥 먹고 살았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질문을 하나 한다. “그래도 되는 건가?” 이것이 뜬금없는 질문이어야 할까?
--- p.239

파리로 돌아오자마자 나는 사진 속의 여인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슬픔을 표현해 보고 싶었다.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얼마나 강하게 느껴졌던지, 마치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로 달려가는 사람 같았다. 그림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는 내가 그린 그녀의 모습은 조잡했다. 그러나 그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내게는 뭔가를 강하게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 p.259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디디와 언젠가는 헤어지는 날이 올 것이다. 그 순간이 오면 후회가 없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상상도 할 수 없는 아픔의 크기를 조금이나마 줄여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후회는 디디에게 평생 “기다려”라는 말을 하고 지내는 것일 듯하다. 그런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제라도 디디 옆의 내 자리를 지켜야 할 것 같다.
--- p.272

돌진하는 무소의 뿔. 시간이 흐른 후에라도 누군가가 그 충격을 고마워한다면, 그러면 된 거 아닐까? 인생은 끝까지 가봐야 아는 법이다.
--- p.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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