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개발된 지 15년 정도 되다 보니 암호화폐 시장이나 비트코인을 분석하는 기술이 아직 자리 잡지 못했다. 주식을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나 종목·산업·경제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이코노미스트는 거시경제 데이터를 당연하다시피 활용하지만, 비트코인의 경우 거시경제 데이터 등 데이터 기반 분석 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나는 국내에서 최초로 암호화폐와 온체인 데이터, 경제 데이터를 접목하여 분석을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애널리스트나 코인 유튜버에 비해 주목을 받았다. 어찌 보면 당연히 체계적 분석이 필요한데도 이런 문화가 자리 잡지 못한 영향이 클 뿐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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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피비의 저울 이론에 따르면 앞으로 주식시장은 ‘신흥국(비미국), 중소형주, 가치주’ 트렌드로 흘러갈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현재 기술주 취급을 받는 암호화폐는 찬밥 신세가 될 텐데, 이런 상황에서 암호화폐에 투자한다는 게 괜찮은 선택일까? 오히려 괜찮은 선택이 되리라고 본다. 닷컴버블 이후 기술주들은 어마어마할 정도로 크게 폭락했다. 버블이 해소되면서 멀티플이 감소하고 동시에 트렌드까지 바뀌면서 당시 애플이나 엔비디아 등 많은 기술주가 커다란 낙폭을 기록했다. 고점대비 -80% 하락 정도면 기술주치고는 방어율이 좋았던 편이고, -90% 이상 하락한 종목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회사들이 오늘날 주식시장을 이끌고 있고, 애플은 닷컴버블 이후 가장 저렴해진 가격으로 살 수 있었는데 닷컴버블 이후 애플과 엔비디아는 20여 년간 주가가 무려 800배 넘게 상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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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과 소통하다 보니 다양한 케이스를 많이 보는데 그중에서도 선물투자 관련 이야기가 가장 많다. 선물투자를 하다가 많은 돈을 잃었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 대출을 끌어다가 투자했는데 모든 돈을 청산당했다면서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 선물투자를 시작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 등 많은 질문의 공통점 한 가지는 질문하는 누구도 선물시장에 대한 정보와 매매 노하우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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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은 ERC-20 표준을 도입해 개발자들이 비교적 간단하게 토큰을 만들도록 초기 시장부터 점유율을 늘려왔고, 이더리움 위에서 움직이는 수많은 토큰이 그들의 생태계를 계속 발전시키기 때문에 ‘알트코인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코인이다. 따라서 이더리움은 비트코인과 개별 알트코인의 중간 성격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변동성이 비트코인보다는 크지만 다른 알트코인보다는 안정적이다. 안정적인 암호화폐 자산 가운데 비트코인보다 높은 수익률을 원한다면 이더리움을 선택하면 된다. 그렇기에 암호화폐의 포트폴리오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비중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전반적 성격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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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접하게 되는 온체인 데이터 제공 사이트들은 대개 가공된 정보를 중심으로 한다. 그 결과 동일한 온체인 데이터라 해도 제공하는 플랫폼에 따라 추정치나 연산값에 미세한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플랫폼마다 공개하는 데이터의 종류와 범위 또한 다르다. 무엇보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의 범위나 품질, 접근성이 각각의 플랫폼마다 다르다. 따라서 여러 온체인 데이터 제공 플랫폼의 특성과 장단점을 깊이 있게 살펴보겠다. 이를 이해하면 앞으로 온체인 데이터를 활용할 때 인사이트를 얻고, 그렇게 함으로써 더욱 신중하고 현명한 결정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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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사이클 지표들은 전반적인 시장 흐름을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므로 남들이 현재가 시장의 고점인지 바닥인지로 논쟁할 때 거기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 이 지표를 보면 시장의 고점과 저점을 알 수 있다는 건 거짓말이지만 적어도 내가 투자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려야 할 때인지 점점 줄여가며 수익을 실현해야 할 때인지는 알 수 있다. 또 남들 말에 흔들리지 않고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이 현재 어느 구간에 도달했는지 볼 수 있다. 다만 비트코인의 사이클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확신하기보다는 사이클 데이터를 통해 시장의 현재 흐름을 파악하는 도구로 사용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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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시장은 크게 현물시장과 파생상품 시장으로 나뉜다. 현물시장은 실제 자산을 즉시 거래하는 시장이고, 파생상품 시장은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기반하여 만들어진 계약을 거래하는 시장이다. 이러한 특성으로 현물시장은 실제 자산을 거래하며 실제 인도와 결제가 짧은 시간에 이뤄지고, 레버리지의 사용 범위나 정도가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반대로 파생상품 시장은 기초자산의 가격 변동에 기반하여 만들어진 계약을 거래하는 시장이다. 기초자산 자체를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가격의 변동에 따른 이익 또는 손실이 발생하는 거래이므로 성격이 현물시장과는 다르게 투기성과 헤지용으로 사용되곤 한다. 다만, 암호화폐 시장의 특성상 무기한 선물시장은 투기성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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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은 단순히 게임 운영의 중앙집중성을 해소하는 것 이상의 장점이 있다. 이 기술은 게임 내에서 얻은 아이템이나 캐릭터 같은 디지털 자산에 진정한 가치를 부여한다. 이를테면, 게임에서 획득한 특별한 아이템을 단순히 게임사 서버에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블록체인상에서 안전하게 보관하고, 필요하면 다른 사용자와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은 우리가 실제로 물건을 사고팔듯이 자신의 디지털 자산을 관리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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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술은 RWA 시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술은 토큰화 과정을 간소화하고, 거래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향상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더 나은 블록체인 인프라와 함께 RWA가 발전하면 실물경제와 블록체인을 접목한 혁신이 기대되는 기술이다. 특히, 비유동 자산을 유동 자산으로 바꾸는 토큰화는 시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 성능이 더 좋은 블록체인이 있거나 스마트 계약 기술이 개선되면, RWA의 활용 범위는 훨씬 더 넓어질 것이다.
--- pp.294-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