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은 죽어서 자기 몸을 우주로 뿌리고, 또 그 별먼지들이 모여서 새로운 별로 탄생하는 윤회의 길을 걷는다. 그뿐인가? 우주 역시 우리처럼 생일을 갖고, 지금 이 순간에도 빛의 속도로 팽창하며, 원자 알갱이 하나도 한자리에 머무는 법이 없는 일체무상의 대우주다. 따라서 우리가 오늘 사는 이 우주는 어제의 우주와 다르며, 또 내일의 우주와도 같지 않은 것이다. 지구의 모래알보다 많은 무수한 별들이 피고 지며 명멸하는 이 광막한 대우주 속에서, 그렇다면 우리 인간은 무엇일까? 나는 누구일까? 우주와 인간, 나와 우주는 어떤 끈으로 서로 묶여 있는 관계일까?― 이 같은 의문은 인류 최고의 지성들이 걸어간 우주로의 길을 따라가면서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무렵 각자 나름대로의 답을 얻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머리말, 세상에서 가장 큰 이야기」중에서
오늘날 우리는 수학과 과학은 서로 분리될 수 없을 정도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과학이론들은 수학을 이용해서 표현되며, 과학적 사실들을 표현하기 위해서 다양한 수학이론들이 고안되기도 한다. 이런 밀접한 관계는 한 가지 사실을 가정하고 있다. 우리 세계는 수학적으로 질서 있고 조화로우며, 따라서 수학적으로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피타고라스주의자들은 바로 이 점을 역사상 최초로 파악한 사람들로서, 그들은 또한 별과 행성들 역시 어떤 수학적인 공식에 따라 움직인다고 주장했는데, 이 놀라운 통찰은 후세에 전해져 코페르니쿠스와 케플러에 의해 지동설을 확립하는 데 디딤돌이 되었다.
---「‘만물의 근원은 수’이다」중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동심원과 프톨레마이오스의 이심원만으로도 별들의 운동을 완전히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한 코페르니쿠스는 “세상만사에 면밀하기 짝이 없는 철학자들이 만물의 창조주가 인간을 위해 창조한 우주의 작동 방식에 적합한 이론이 없다는 사실에 구역질이 났다”고 밝히고는 과감하게도 땅과 하늘의 자리를 바꿔치기해버렸다. 바로 ‘코페르니쿠스 혁명’으로 지구중심설이다. 이렇게 지구를 움직이게 하면 모든 천체 현상이 신의 섭리에 맞게 너무나도 간단하게 설명이 되는 것이었다!
---「하늘과 땅을 맞바꾸다」중에서
뉴턴 물리학은 이 세계 안에서 비물질적인 것이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의 여지를 허용하지 않았다. 뉴턴 이전에는 천상의 세계는 비물질적이며 완전하고 불변하는 신의 세계였다. 그러나 뉴턴으로 인해 우주에서 비물질적이고 관념적인 것들을 모두 걷어내고 하나로 통합시켰으며, 인류는 문명사 6,000년 만에 비로소 우주를 이성적으로 사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뉴턴 역학이 전하는 복음은 분명했다. 한마디로 이 세계는 우주 역학의 결과이며, 모든 천체들이 고유한 질량과 그것들의 운행에서 나오는 힘들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행성운동은 말할 것도 없고, 우주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은 원자들의 상호관계에서 일어나는 역학의 결과이다. 그러므로 이 세계 안에 우연이란 것은 없다. 어느 모로 보나 뉴턴의 《프린키피아》는 천문학 역사상 한 시대의 종결을 고했고, 동시에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기념비적 저작이었다.
---「우주의 작동 원리를 찾다」중에서
인간은 우주가 팽창한다는 사실이 발견되고, 우주의 팽창에는 중심이 없으며 모든 은하는 서로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로부터 우주에는 특별한 중심이 없고 어떤 방향으로도 동일하다는 등방성을 ‘우주원리’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 원리는 우리은하가 있는 우주공간이나 수십억 광년 떨어진 다른 곳의 우주공간이나 근본적으로 별반 다를 게 없으며, 우리가 사는 곳이 우주의 어떤 특별한 장소가 아니라는 것이다.
---「‘어제가 없는 오늘’ 일어난 빅뱅」중에서
암흑 물질은 우주의 총 에너지의 대략 22%를 차지하며, 암흑 에너지가 74%, 나머지 4% 중에서 성간 가스가 3.6%를 차지하고, 우리가 눈으로 보는 가시적인 우주는 0.4%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는 이 0.4%의 가시 물질 위에 까치발을 하고 서서 우주를 바라보는 형국인 셈이다. 어느 천문학자의 말처럼 우리는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기괴한 우주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암흑물질을 잡은 남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