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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 최후의 날

명성황후 최후의 날

: 서양인 사바찐이 목격한 을미사변, 그 하루의 기억

리뷰 총점7.0 리뷰 4건 | 판매지수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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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5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444g | 153*224*20mm
ISBN13 9788992114936
ISBN10 8992114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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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김영수
성균관대학교 역사교육과 및 사학과대학원을 졸업하고 모스크바국립대학교 역사학부에서 역사학박사를 받았다. 석사논문을 ?아관파천기 정치세력 연구?(2000), 박사논문을 ?19세기 말 20세기 초 러시아의 극동정책에서 조선문제?(2006)라는 주제로 썼다.
대표저서로는『미쩰의 시기 : 을미사변과 아관파천』, 경인문화사, 2012 등이 있다. 이 책은 2013년 대한민국 학술원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었고, 2013년 동북아역사재단 학술상을 받았다. 2013년『문학의 오늘』잡지에 ?안톤 체홉의 현장보고서 사할린섬? ?프로젝트 문학을 개척한 러시아 현대작가 아쿠닌? 등의 문학평론을 발표했다. 한국 근대사 및 한러 관계사를 전공했으며 성균관대학교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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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 무렵. 초가을의 서늘한 느낌, 뜨거움과 차가움이 교차하는 옅은 바람이 불었다. 강한 햇빛이 옅어지고 점점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였다. 검은 하늘과 파란 하늘이 교차하는 시간이었다. 모든 존재가 생기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하는 그 찰나의 순간이었다. 태양이 온 하늘을 붉게 물들이다, 이내 사라지고 사람들이 하나둘 등불을 밝히기 시작하였다.
1895년 10월 7일 저녁 7시, 강렬한 태양이 지평 위에 사라지고 있었다. 어제 이맘때보다 오른쪽 윗부분이 조금 기울어진 발그스레한 보름달이 좀 더 높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지는 해와 뜨는 달이 교차하는 어스름한 저녁이었다. 서쪽 하늘에 별빛이 희미하게 반짝였다. 차가운 바람이 사바찐의 등 뒤를 스쳤다. 바람소리가 가을의 차가움을 느끼게 해주었다.
포장되지 않은 서울 거리에서 대궐로 들어가거나 나오는 전령의 말발굽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눈에 띄는 것이라고는 옆으로 흔들거리며 소리 없이 지나가는 어떤 관리의 가마가 있을 뿐이었다. 몸이 불편하여 우는 어린아이 울음소리, 개들이 짓는 소리, 당나귀의 울음소리, 재난을 당한 집에서 울부짖는 무당의 푸닥거리 소리들만이 먼 곳에서 들려왔다.
집들과 건물을 둘러싼 하얀 벽들이 줄지어 있는 적막한 길가에는 고정된 등화도 없었고, 불이 켜진 창문들도 드물었다. 저 멀리 통행인이 들고 있는 초롱불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초롱불이 따스하고 포근해 보였다. 언제나 그러하듯 사바찐은 경복궁으로 향하는 출근길을 재촉했다.

2장_지는 해와 뜨는 달 15-16p

대원군은 1896년 5월 을미사변에 관한 자신의 의혹에 대해 짤막히 답변했다.
“아직도 이 문제가 세간에 걱정거리로 남아 있다 하니 참기 어려운 일이며 한스럽기 그지없다. 작년 8월 사변에 대해서는 여론이 제멋대로인데 나의 말이 무슨 소용 있겠는가? 나는 그저 조용히 있을 뿐이다.”
대원군은 어쩔 수 없이 을미사변에 가담했다. 하지만 을미사변에 가담했다는 자체가 대원군에게는 정치적으로 치명적이었다. 대원군은 해명보다는 침묵을 선택했다.
말이란 아무리 화려하고 깊이가 있어도 별다른 감정이 없는 사람에게만 효력을 발할 뿐, 행복이나 불행에 빠져 있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만족을 주지 못하는 법이다. 따라서 침묵이 때로는 행복이나 불행을 표현하는 보다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도 있다.
그랬던 대원군도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복잡한 심정을 기록으로 남겼다. 대원군은 1897년 12월 13일(음력 11월 20일) 아무르총독 그라제꼬프(Н.И. Гродеков)에게 한통의 편지를 보냈다. “우둔한 자들이 음모를 꾸며 부자지간을 이간시켜 놓았다. 고종은 천성이 선량하나 나쁜 신하들의 영향을 받았다. 자신은 지금 어둠 속에 있고 누구에게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결백하고 아무 잘못도 저지르지 않았다.”
대원군은 자신을 향한 올가미가 서서히 죄어오는 사실을 느꼈다. 그렇지만 대원군은 을미사변에 관한 진실을 구체적으로 증언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대원군은 자신이 죽기 석 달 전 자신의 정치적 결백만은 스스로 주장하고 싶었다.
천하의 대원군도 죽음을 앞두고 자신의 억울한 마음을 억누를 길이 없었다. 주변은 고요하고 평온하다. 주변이 평온한 건 불행한 사람들이 말없이 자기 짐을 지는 덕분이다. 불행한 사람들이 침묵하지 않으면 주변의 평온이란 불가능하다.
8장_대원군의 침묵과 개화파의 참가 62-63p


새벽 4시. 밖은 한밤중이었다. 차가운 대기는 고요했다. 멀리 어디선가, 아마 대궐 밖에서 가냘프고 높이 쉰 목소리로 개 짖는 소리가 들려올 뿐이다. 저 멀리 누르스름한 불빛이 비치고 있었다. 건청궁 주변에 세워진 전등불 때문이었다.
사바찐은 시위대 1대대장 이학균의 다급한 소리에 잠을 깼다.
미세한 떨림이 사바찐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스쳐 지나갔다. 마치 뒤통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그 구명에서 작은 파편이 알몸을 타고 아래로 떨어진 것 같았다. 서늘함과 다급한 소리에 사바찐은 부르르 몸을 떨었다.
평상복을 입고 잠을 청했기 때문에 바로 일어날 수 있었다. 그는 옆방에 있던 다이와 함께 이학균에게 상황을 물어보았다.
옆방에 누운 다이(W. M. Dye, 茶伊, 1831-1899)는 1888년 연무공원(鍊武公院)의 군사교관으로 조선에 초빙되었다. 다이는 1890년 병조참판으로 승진하였다. 다이는 미국 남북전쟁 참전용사로 이집트 파견 근무를 마친 예비역 대령이었다. 그는 자신의 마지막 근무지로 조선을 선택하여 조선 군대를 양성하였다. 그는 고종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은 강직한 인물이었다.
13장_이학균의 다급한 목소리 91-92p

새벽 5시 15분.
사바찐은 을미사변 당일 현장에서 매 시간마다 사건의 추이를 확인했고, 새벽 5시가 넘어서는 15분 단위로 상황을 파악했다. 사바찐의 심장은 주머니 시계처럼 빠르게 뛰었다. 마치 바로 베개와 귀 사이에서 뛰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일본인, 일본군, 훈련대는 계무문을 통과하여 무청문(武淸門)에 도달했다. 무청문에서 고종이 거주하는 장안당으로 들어가는 필성문(弼成門)까지 대략 50미터(80걸음, 29間) 정도였다. 다이의 지휘 하에 필성문 주변에 대략 300명의 시위대 병력이 정렬했다. 침입자들이 무청문의 1~2인치 너비의 5~6개 틈을 이용해 시위대의 머리 위쪽으로 한번에 30~40발을 세 차례 발사했다. 6미터 높이 이상의 허공에 위협사격을 받았지만 시위대 병사 중 한 명은 어깨에 부상을 당했다. 위협사격이 시작되자 사바찐은 필성문 안쪽에 몸을 숨겼고, 다이는 서양인 숙소로 향하는 쪽문에 피신했다. 첫 번째 사격이 시작되자 시위대는 총을 쏘지 않고 약실에서 탄환을 꺼내면서 방전시켰다. 시위대는 총과 탄환을 버리고 군복을 벗어 던지며 도망치기 시작했다. 시위대는 두 방향으로 나뉘어 도망쳤다. 그 중 한 무리는 다이 장군을 떠밀면서 서양인 숙소의 쪽문으로 향했다. 침입자들은 그들을 추격하지 않았다. 다른 한 무리는 사바찐이 숨었던 필성문으로 몰려갔다. 사바찐은 관료, 시위대병사, 시종 등 대략 300명 정도의 인원에 이끌려 왕비의 침소로 통하는 문까지 밀려났다. 사바찐은 장안당을 돌아 자신이 직접 설계한 관문각(觀文閣)을 지나 왕비의 침소인 정시합(正始閤)의 정면에 있는 담장으로 향했다. 사바찐은 복수당(福綏堂) 출입문(一角門)에 자신을 은폐했다. 하지만 침입자들이 여기까지 몰려오자 사바찐은 왕비의 침소와 연결되는 문을 포기하고 뒤로 밀려나면서 녹원(鹿苑)으로 향하는 청휘문(淸輝門) 옆 곤녕합 동행각(東行閣)의 문아래 판자를 붙잡았다. 대부분의 조선인들은 사바찐을 지나쳐 청휘문을 통해 녹원으로 도망쳤지만 사바찐은 곤녕합 동행각에 서서 현장을 목격할 수 있었다.
16장_무청문의 총격전 106-107p


6시 10분. 이제야 겨우 날이 밝았다. 건청궁 너머 아득한 동쪽 위에 안개가 싸인 커다란 붉은 태양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건청궁 주변 녹원에 피워놓은 불길이 활활 타고 있었다.
왕비의 사망을 확인한 오카모토 등은 고종과 왕세자를 왕실 가족 처소(Royal Family house) 바깥 건물인 ‘장안당’으로 옮겼다. 고종은 경부 오기와라(萩原秀次郞)의 도움으로 일본 자객들의 접근을 겨우 피할 수 있었다. 그들은 왕비의 사후 처리를 오기와라에게 맡겼다. 오기와라는 왕비의 시신을 건청궁 주변 녹원으로 옮기고 시신을 불태울 것을 자객들에게 지시했다. 그들은 왕비의 시신을 곤령함에서 ‘홑이불로 싸서 송판 위에 올려’ 녹원으로 옮겼다. 우치다 영사도 명성황후의 시신이 옥호루를 거쳐 녹원으로 이동했다고 기록했다.
뮈텔 주교는 다음과 같이 기록했다.
“왕비의 시체가 죽은 궁녀들의 시체와 함께 불태워졌다.” …….
고종은 1897년 11월 명성황후 국장을 치렀다. 이를 위해 조선 정부는 사전에 묻혀있는 명성황후의 시신을 수습했다. 연해주 군사총독 육군 중장 운떼르베르게르(П.Ф. Унтербергер)는 1897년 조선을 방문하여 발굴된 명성황후의 시신에 대해 기록했다.
“녹원에서 타다 남은 뼈 조각이 발견되었다. 그 중 머리 앞부분과 팔부분의 뼈가 땅속에 움푹 들어간 채 발견되었다.”
운떼르베르게르는 그 이유를 설명했다.
“부상을 입은 왕비가 생존했기 때문에 머리와 팔로 불을 피해 땅속으로 파고 들어갔다.”
모든 존재가 생기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하는 그 찰나였다.

32장_명성황후 시신과 화형 211-213p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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