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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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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4년 04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18쪽 | 47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2905488
ISBN10 8932905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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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깨졌다. 뭔가 미묘하게 깨졌다. 보이지 않는 손 하나가 내 얼굴을 주물럭거리며 거울마다 죄다 비치는 결정적인 가면을 만들었다.
구두닦이가 다 닦았다며 구두 바닥을 때렸다. 나는 돈을 지불하고 아무 생각 없이 리칸텐 거리를 향해 걸었다.
'바운티 호의 반란' 말론 브란도가 타리타의 사랑을 얻는 동안 나는 혼자만의 고독을 즐기기 위해 맨 앞줄에 앉아 있었다. 그곳에서 나는 남자로서 첫 울음을 터뜨렸다. 의구심, 좌절감, 순간적인 행복, 여러 재난 등으로 가득 찬 길이 내 앞으로 쫙 펼쳐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하지만 이런 감정은 혐오스러울 정도로 나약한 존재로 만들 가능성이 있는 요소들이기도 했다. 나는 부드럽게 흐느꼈다. 나는 하염없이 흐느끼며 깜짝깜짝 놀랄 만한 일들로 가득찼던 18년의 오솔길을 거슬러 올라가 보았다. 하지만 이제 그 오솔길로는 절대 돌아갈 수 없었다. 이룰 수 없는 불가능에 대해 처음으로 느꼈던 고통과 너무나도 아름답고 행복할 수도 있었던 것에 대한 아쉬움이 뒤섞인 울음이었다. 나는 향수 뿌린 하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아 내며 하염없이 울었다.

(중략)

그렇다. 바로 그 집이었다.
나는 사진을 바라보면서 C.G 허드슨의 비참할 정도로 간략한 생애를 생각해 보았다.
허드슨이 그 집을 처음으로 봤을 때 찍은 것일까? 아니면 우리가 우연히 만난 다음에 찍은 것일까? 티노와 베토는 파티 때 만난 여자들과 나중에 다시 만났을까? 집주인들은? 그리고 이사벨은? 모든 신들이 지겨워서 한 번 쳐본 장난이었을까? 허드슨이 뭔가 증거물을 남겨 놔야 할 것 같은 예감에 그 집에 두 번째 들어가기 전에 찍은 것일까? 내 마음대로 꿈을 이룰 수 없다는 진실을 이사벨이 가장 아름답게 부정한 것일까?
청소하는 여자가 깊디깊은 우물의 늪에서 나를 구해 주었다. 갤러리 주인이 그리 먼 곳에 살지 않는다며, 나한테 중요한 일이면 자기가 나를 데려다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나는 그럴 필요 없다며, 그냥 카탈로그의 내용만 있으면 충분하다며 그녀에게 고맙다고 했다.
바바리는 여전히 젖어 있었다. 나는 어깨에 바바리를 걸친 후 거리로 나섰다. 이제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취리히의 하늘이 맑고 투명했다. 허드슨의 사진에서처럼 청명했다. 하늘이 오랜 세월 끝에 나에게 사과를 건넨 것이다. 하늘이 나에게 너무나도 성급한 초대장을 보내 주어서, 아니면 수신인을 착각해 초대장을 보냈기 때문에 나는 행복이나 불행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알고 싶어하지도 않았는지 모르겠다.
--- pp. 47~49
울고 싶어도 울 데가 없을 때면 내 말을 떠올리고 마마 안토니아의 집으로 가보십시오.
그곳을 찾기란 아주 쉽습니다. 부둣가에서 아무 남자나 붙잡고 물어보면 별다른 서론 없이 낡은 목재 건물까지 가는 길을 알려줄 것입니다.
어쩌면 입구에서 좀 놀라 당황할 수도 있습니다. 당신이 착각해서 주교의 집에 잘못 찾아온 건 아닐까 의아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멈추지 말고 계속 전진하십시오. 벽면을 장식한 어린 천사들의 중성적인 얼굴은 무시하고, 문턱을 넘어 초인종을 딱 한 번만 누르십시오. 어둠 속에서 한 사람이 나와 당신을 맞이할 겁니다.
하여간 아주 이상하게 생긴 남자입니다. 항구 근처 술집들에서 들리는 얘기로는 그 남자는 질투심이 엄청난 한 남편한테서 도망치다가 전차에 치여 두 다리가 자렸으며 자신의 비극을 토해 내기 위해 기어서 마마 안토니아의 집에 찾아왔다고 합니다. 또 들리는 얘기로는 마마 안토니아가 몸이 반 토막이 나서 거의 죽어가는 남자를 불쌍히 여겼다고 합니다. 마마 안토니아가 치료비까지 물어 절단된 부위를 불로 지진 다음, 초인종을 울리면 놀란 신학생처럼 잠에서 깨어나 벌떡 일어날 수 있는, 용수철로 된 복잡한 시스템의 이동 장치를 만들도록 했다고 합니다. 항구의 술집들에서 떠도는 얘기는 부지기수로 많습니다. 하지만 당신도 부두 노동자들의 입이 어떻다는 건 잘 아시겠지요.

반토막짜리 남자가 허술하게 생긴 방명록을 가져올 겁니다. 그는 거기에다가 당신의 이름, 나이, 직업을 적고 마지막으로 왜 울고 싶은지 물어볼 겁니다. 당신이 울고 싶은 이유를 정확히 모르거나, 아니면 별다른 이유가 없어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대성통곡하거나 조용히 울 수 있게 충분한 이유를 주는 것도 그 집 서비스 중 하나입니다. 당신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 pp. 9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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