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2004년 05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482g \| 15021020mm
ISBN13	9788976222893
ISBN10	897622289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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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리 블랙우드는 1945년 미국 펜실베니아 주에 자리한 소읍 미드빌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사랑하고 독서를 좋아했던 그는 십대 때부터 자기가 쓴 이야기들을 잡지사에 보내기 시작했다. 19세 때 처음으로 어느 잡지사에 글을 싣게 된 후 수십 편의 글과 기사를 여러 잡지에 기고하며 아이들과 청소년을 위한 작품을 쓰는 작가로 자리를 굳혔다. 또한 여섯 편의 희곡을 쓴 희곡 작가로 아마추어 연극배우로 활동하는 동시에 대학과 작가 협회에서 아이들을 위한 글과 희곡에 대한 수업을 열고 있다. 현재 개리 블랙우드는 아내 진과 두 아이들과 함께 목초지로 둘러싸인 미조리 주 교외에서 살고 있다.

역자 : 오선화

서울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면서 영어교수법을 개발?연구하였다. 2001년 오클라호마씨티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치고 킴&어소시에이션/MK 캐피탈에서 근무하였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학교와 학원에서 영어강사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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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런던에 가면……."
"런던이라구요?"
"그래, 그래, 런던. 남쪽에 있는 큰 도시지."
"알아요. 그 그렇지만……."
"내 말이 끝나거든 질문해라. 런던에 가면, 「덴마크의 왕자, 햄릿의 비극」이라는 연극을 관람하게 될 것이다. 너는 닥터 브라이트의 '캐릭터리'로 그것을 베껴서 가져와야 한다. 자, 이제 질문해도 좋다."
나는 어디서부터 어떻게 물어봐야 할지 몰랐다.
"음, 저……, 그들이 싫어 하지 않을까요. 그 연극하는 사람들이?"
"그들이 너를 발견한다면 그렇겠지. 당연히 너는 가능한 한 은밀하게 이 일을 해야 한다."

--- pp.3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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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 소년, 배우로 성장하다 - 올리버 트위스트＋대장금 ―낯선 환경, 급박한 상황, 딜레마를 통해 일깨우는 가치 어느 누구도 신경 써주지 않는 고아원에서 자랐고 그 후, 매정한 닥터 브라이트의 견습생으로 들어가 다른 교구 목사의 연설을 베껴야 했던 주인공 위지. 드넓은 세상에 자기 편 하나 없다는 건, 나이 불문하고 가장 주눅드는 일이 아닐까? 하물며 어린 위지에게 그런 조건은 생존의 문제와 맞닿아있다. 그렇기에 그는 자신의 처지가 부당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저항 한 번 해보지 못한다. 위지는 극단 활동을 통해 생애 처음으로 스스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선택이라는 것에 대한 가치(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또한 정직, 신뢰, 그리고 우정 등 여태 가슴속에 품어보지 못한 것들을 경험하게 된다. 그가 극장에 온 진짜 목적은 배우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셰익스피어의 대본을 훔치고, 결국에는 지금 그와 가장 가깝게 지내고 있는 사람들을 속이는 일이다. 친구들을 배반하고 연극을 베껴야 하는가, 아니면 그의 주인을 배반하고 연극 배우로서의 삶을 위해 극단에 머물러야 하는가. 조언을 구할 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삶의 모델을 삼을 어른도 없는 상태에서 강요되는 선택은 버겁기만 하다. 작가 개리 블랙우드는 소년을 낯선 곳, 급박한 곤경 속으로 숨 쉴 틈도 없이 몰고 가며 딜레마를 부여한다. 그러나 독자들은 위지에게서 좀처럼 안타까운 모습을 느낄 수 없을 것이다. 미성숙한 소년이 여러 사건들을 경험하고 딜레마에 빠지면서 내재되어 있던 강함과 열정을 발견하게 되고 역경을 이겨낸다는, 성장 소설만의 문법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위지가 독자들의 눈을 끄는 이유는 단연 이런 이유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금까지도 널리 읽히고 있는 찰스 디킨스의'올리버 트위스트'와 얼마 전,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대장금'을 생각해 보자. 우리는 그들을 처량하다거나 기구하다고 동정을 보내기보다는 격려를 보내고 뜨거운 감정을 이입하지 않았던가. 오히려 그들의 성장에서 하나의 탁월한 조망을 얻을 수 있지 않았던가. 그들이 세상을 배워나가듯, 우리는 그들을 통해 세상을 배운다'우리가 가질 뻔했던 것, 우리가 잃어버린 것, 그리고 마침내 우리에게 남겨진 것들'인 꿈과 사랑과 희망과 용기를, 이제는 퇴색해버린 참된 가치들을 다시금 만나게 될 것이다. 가족이란 뭘까? 친구란 뭘까? ―어울리며 배우는 인간 본연의 미덕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사소한, 그러나 중요한 감정을 느껴보지 못했던 위지는 누군가가 자신을 염려했다는 말만으로도 어쩔 줄 몰라한다. "너와 나는 친구가 아니었니?"라는 말에도 고개를 꺄우뚱하며 다소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대본을 베끼기 위해 배우 지망생으로 위장한 자신을 관대하게 받아준 극단 사람들과 팰코너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등, 소중한 체험을 통해 점점 그들에게 동화되어간다. 위지는 눈칫밥을 먹어야 했던 고아원에서도, 부엌 구석에서 매를 맞으며 지내야 했던 닥터 브라이트의 집에서도 끊임없이 소속감을 찾으려고 노력해 왔다. 비록 어린 나이지만 소속감이 한 인간을 독특하게 하고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주는 것임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위지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관계를 형성하는 일이었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인간의 기본적인 미덕과 가치를 배우게 된다. 따뜻함과 도덕, 규율과 박애, 용서와 믿음……. 극단은 위지에게 학교였으며, 동아리였다. 아버지처럼 자신을 거둬주는 포프 씨, 선생님과도 같은 아민 씨, 그리고 정겨운 친구 줄리안과 샌더, 티격태격하는 닉까지. 점점 개인주의화되어 가는 사회 속에서 닉의 변화는 공동체 생활에서 하나가 되어 간다는 것의 의미를 깨우칠 수 있게 한다. 글로브 극장의 체임벌린 극단은 위지에게?가족?의 대체물과도 같다. 요즈음의 우리 아이들에게 가족의 정의를 어떻게 내려지고 있을까. 안락한 보금자리, 혹은 정신적 버팀목이라는 긍정적인 정의를 찾아보기 힘들지는 않는지 의심스럽다. 늘 가까이 있기에 서로에게 무관심하고,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별 탈 없이 유지될 수 있기에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관계가 현실적인 가족 관계가 아닐까 싶다. 소통 부재로 인해 사소한 일로 쉽게 상처받고 부모의 불화와 이혼에 따른 소외는 아이들에게 크나큰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외적인 상황이 주인공 위지와 똑같지 않더라도 분명, 심리적인 풍경이 닮아 있는 아이들도 많을 것이다.『셰익스피어 스파이』는 마음을 터놓고 기댈 수 있는 자리를 찾아가는 위지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새삼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역사 속에서 더욱 풍부하게 살아나는 모험의 묘미 ―명배우 셰익스피어, 여자 역할을 하는 소년들, 실존하는 캐릭터리 『셰익스피어 스파이』는 크게는 번잡하고 화려한 대도시 런던을 중심으로 영국 전역을 종횡무진하며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을 모험 소설의 틀로 꾸며내고 있는 소설이다. 여기에 영국의 역사, 문화, 예술, 생활사의 소소한 편린들이 맛보기로 숨어들어 있어 흥미진진한 모험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당시에 빈번하던 명예를 건 결투 장면이나 템스 강 위에서의 쫓고 쫓기는 액션은 뚜렷한 등장 인물들과 스릴 넘치는 상황묘사 덕에 생생함이 더해진다. 여자는 무대에 설 수 없고 소년들이 여자 역을 맡아해야 했던 당시의 극단 구조와 주인에 따라 물건을 사고 팔 듯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견습생 제도, 침울하지만 나름의 유머감각을 보이고 있는 셰익스피어의 성격 등이 소설 곳곳에 담겨 있다. 작가는 작품 노트를 통해 '역사적인 글이 아니라 명백한 소설이지만 가능한 한 정확하게 쓰려고 최선을 다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만큼 이 소설에서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픽션이 절묘하게 섞여 있다. 소설의 곳곳에서는 염연히 실존했던 인물과 함께 작가의 상상력이 빚어낸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공존하며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위지가 닥터 브라이트에게서 배운 캐릭터리는 1580년대 티모시 브라이트 박사에 의해 발명되고 쓰였던 실제 속기 방식이었다. 또한 오늘날의 ?레퍼토리 극단?과 비슷한 성격을 지닌 단체였던 당시의 극단 운영 방식을 엿볼 수 있다. 셰익스피어가 왕성한 활동을 했던 엘리자베스 1세 시대에는 극단의 배역은 외부 연기자가 아니라, 극단에 소속되어 있는 회원들이 맡았다고 한다. 주연급 배우들이 일종의 주주 자격으로 극단의 수입을 나누어 가졌으며 극단의 회원이 된 소년들은 배우들에게서 수업을 받으며 견습생 기간을 가졌다. 이들은 변성기가 될 때까지 극에서 여자 역할을 도맡아 하였다. 작품 전편에 걸쳐 셰익스피어의 실제 희곡 작품들이 다양하게 언급되고 있다는 것도 구미를 당기는 요소이다. 원서에는 제목만 언급되어 있으나 번역과 편집 과정에서 그 작품들과 배경에 대한 소개를 달아 이해를 도왔다. 오늘날까지도 세계 곳곳에서 상연되고 있는 셰익스피어의 명작인 「햄릿」,「베니스의 상인」,「십이야(夜)」등이 소설을 읽고 있는 독자들의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햄릿」에서 햄릿의 부왕(父王)의 유령으로 분해 연기한 셰익스피어의 연기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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