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4년 08월 06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388쪽 | 496g | 135*195*28mm |
ISBN13 | 9788990982551 |
ISBN10 | 8990982553 |
발행일 | 2014년 08월 0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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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388쪽 | 496g | 135*195*28mm |
ISBN13 | 9788990982551 |
ISBN10 | 8990982553 |
1장 휠체어 2장 오디오 룸 3장 퍼즐 4장 인형사 5장 산책로 6장 초상화 해설 다카하시 가쓰히코 |
아직 독태기라서..
일단 쌓여있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읽기로 했다.
그 중에서 시리즈가 아닌 책 <십자 저택의 피에로>.
이 책은 등장인물들의 시선과 피에로의 시선 두 가지로 전개된다.
주인공은 보이는대로,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대로 추리를 전개한다.
그리고 피에로는 마치 목격자와 같은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본다.
시각이 달라지다보니 독자에게 전달되는 정보가 다르다.
때론 함정 같기도 하고, 힌트가 되기도 한다.
등장인물이 많지는 않지만 이름이 유난히 헷갈려서 인물설명을 왔다갔다 하면서 보긴 했는데..
그래도 가족인데.. 참..
가족이 아닌 사람도 참..
막장도 이런 막장이 없는, 믿을 사람 하나도 없는 가족이다 싶다.
거기에 불쌍한 건 피에로.
저주받은 인형, 불행을 불러일으킨다고 하는데..
피에로는 그냥 목격자일 뿐이다. 문제는 인간인 거지..
이 소설은 꽤 초창기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전형적인 추리소설의 형태를 띠고 있다.
고전 추리소설의 느낌이 나기도 하는데, 그렇다고 시대적인 거리감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게 시대를 관통하는 작가의 능력이 아닐까 싶다.
역시 한 번 읽고 나면 계속 보고 싶어지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답게 한 권 다 읽은 후 곧이어 그의 책을 하나 더 집었다.
빠른 전개 속도와 군더더기 없는 설명, 깔끔하지만 여운을 남기는 결말까지 그의 작품 답게 읽는 동안 즐겁게 몰입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초반에 시작되는 살인사건에 관한 이야기다.
작품의 배경은 실제 십자 모양으로 지어서 십자 저택이라 불리는 건물이다.
다케미야 산업의 창업주가 지은 후 기업을 물려받는 인물들이 대를 이어 거주하는 곳이다.
이 곳에서 회사의 경영을 맡은 창업주의 큰 딸(주인공의 이모)이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그 후 49재를 치르기 위해 친척들과 관련인들이 모이게 된다.
그 날 밤 2명이 죽는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이내 그 건물에서 묵었던 사람들 중에 범인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제목에 등장하는 피에로는 한 인형사가 만든 인형으로 불행을 몰고 온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작품 속에서는 자살한 창업주의 큰 딸이 구매해 자살 현장 당시 복도에 있었던 것으로 처음 소개된다.
특이하게도 인형이지만 마치 CCTV처럼 이 인형의 시각으로 사건이 관찰되는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이 전체 사건의 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주고 있다.
스포일러를 피하기 위해 상세히 기술하지는 않겠지만 추리물을 읽으면서 '내가 꼭 이 미스터리를 풀어보겠어!'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인형의 시각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읽었던 그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하면 등장인물들이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하나씩 소개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한번에 모두 소개된 후 끝까지 새로운 인물이 추가되지 않는다.
따라서 처음에는 누가 누군지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는데 이를 배려한 것인지 책 서두에 등장인물 소개 페이지가 들어 있다.
나처럼 일본 이름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자주 들춰가며 읽기에 좋았다.
이 페이지와 더불어 초반에 건물의 평면도가 등장하는데 작품 속 미스터리를 풀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그림도 자주 들춰보게 될 것이다.
책 후미에 다른 일본 작가가 쓴 해설이 있는데, 그 해설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라는 평가를 한다.
책을 덮은 후 그 말에 공감이 갔는데, 실제로 읽다보면 두께가 그리 얇지 않음에도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는 부분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등장인물들이 딱 필요한 만큼만 소개되고, 딱 필요한 말과 행동만 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지 인상깊은 구절도 없다는 건 다소 아쉽다.)
그의 작품들 중에는 '추리소설을 표방하면서 독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주지 않은 채 반전만 꾀한다'는 비평도 더러 받은 것으로 아는데
이 작품만큼은 그런 비평에서도 자유로울 것 같다.
나중에 미스터리가 모두 풀린 후 다시 생각해보면 충분한 정보를 사전에 모두 주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말 역시 엄청난 반전이라는 느낌 보다는 책의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범주 안에 있었다.
여하간 재미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작품임에는 틀림없었다.
또한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이름이 독서생활이 정체된다고 느낄 때 단비가 되는 작가임에도 틀림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