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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 1

새들은 제 이름을 부르며 운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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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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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0년 04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33쪽 | 50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8720021
ISBN10 897872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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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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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렸어, 민화야. 지옥은 바로 여기야. 넌 지옥이 평등할 거라고 했지. 그렇지만 지옥에도 차별이 있을 거야. 더 뜨거운 불에 들어가는 사람과 덜 뜨거운 불에 들어가는 사람이 있고 더 큰 바위를 굴려 올리는 사람과 덜 큰 바위를 굴려 올리는 사람이 있겠지. 3천년 동안 똥물에 잠수하고 10분 쉬는 사람이 있고 3년 잠수에 한 시간씩 쉬는 사람도 있을거야……. 형제는 제가 하는 생각이 스스로도 우스워 피식 웃음이 흐른다.

그러다가 마치 거짓말 같은 장면을 본다. 시현이 차가운 눈빛으로 운형을 노려보고 있고 운형은 서서히 시현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바로 그 순간, 시현이 맥주잔을 들어 운형의 얼굴에 술을 끼얹는다. 술은 정확하게 운형의 얼굴 중심에 맞고 사방으로 튀더니 이내 주르르 흘러내린다. 그 장면이 마치 꿈 속 같아 형조는 저절로 입이 벌어진다.
--- p.164
민화는 들꽃같은 데가 있었다. 허허로운 들판에서 굵은 빗방울이나 휘몰아치는 바람, 인간들의 무심한 발기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키를 낮추고 이을 작게, 더 작게 갈무리 하는 들꽃. 작지만 강인하고 세상 한가운데서 부대끼면서도 맑고 투명한 눈빛을 잃지 않았던 민화. 민화의 단정하고 청빈한 분위기. 그리고 자신을 갈무리하는 엄격함은 들꽃을 닮았었다.
---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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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이십대를 마무리하는 통과의례가 되리라.
순진한 환상이라 해도 아무튼 서른이 되면 달라지리라는 것, 그것만이 이십대의 고래를 넘는 우리를 버티는 힘이 될 것이다.
서른이 되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세상이 한 눈에 조감되고 인생의 길목에도 가로등 같은 것이 켜져 있을 것이다.
--- 김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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