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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머니, 당신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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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약학 top100 37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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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0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50쪽 | 153*225*30mm
ISBN13 9788992162661
ISBN10 8992162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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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데니스 맥컬러프 Dennis McCullough
가정의학과 의사이면서 노인의학 전문의인 데니스 맥컬러프Dennis McCullough는 30여 년 동안 지역사회 의료의 최일선에서 환자 진료에 힘써왔다. 하버드 의대를 졸업한 후 다트머스의대 지역사회의학 및 가정의학과의 교수로 일했다. 미국노인병학회, 미국가정의학회, 미국가정의학교육자 협회, 미국의학협회의 회원이며, ‘노인의학 포켓북《the little black book of geriatrics》’의 공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현재 미국 버몬트주 노르위치에서 시인인 부인 파멜라 해리슨과 함께 살고 있다.
역자 : 윤종률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동탄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윤종률 교수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보건학석사, 의학박사를 취득한 후 미국 콜로라도 의과대학 노인병센터 및 항노화센터의 연구원을 거쳐 현재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가정의학 전문의로서 20여년간 노인환자 진료와 노인건강문제에 열정을 쏟고 있다. 대한노인병학회 이사장,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 부회장,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부원장을 역임하였으며 대한가정의학회 노인의학위원장, 한국장기요양학회 부회장, 보건복지부 장기요양심판위원, 국립치매센터 전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노인병학, 노인보건학, 한국인의 평생건강관리 등이 있다.

역자 : 유은실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서울아산병원 병리과 교수
1982년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병리과 전문의가 된 후 1989년부터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병리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의사이자 번역가로 《여의사의 역사》, 《병리학의 역사》, 《우아한 노년》, 《유전자시대의 적들》, 《천재들의 뇌》 등의 의과학 도서를 번역하였다. 병리의사로서의 삶과 병행해서 2006년부터는 도서출판 허원미디어(허원북스, 북성재 및 하나울림)를 운영하면서, 《앞쪽형 인간》, 《뇌선생의 건강두뇌교실》, 《통증에 귀기울이기》, 《진화의학의 이해》 등을 출판하였다. 2012년부터는 인왕산 자락 옥인동의 작은 한옥 〈북성재〉에서 정현채교수와 함께하는 죽음학 강의 “우리는 왜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가?”라는 월례 모임을 포함하여 다양한 인문학 강의가 열릴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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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부모님이 ‘환자’로서의 시간을 보내고 나면 그들의 삶에 남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러나 다른 길을 선택할 수도 있다. 비용도 적게 들면서 가족 중심적이고, 비록 제한적이지만 협력과 조정을 통해 남아있는 자원들을 보존하려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슬로 메디신(Slow Medicine)/느림의 의료라고 부르는 방법이다.
느림의 의료는 늙어가고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어째서 끊임없이 다양한 방식으로 그들을 돌보지 않으면 안 되는지를 온전히 이해하고, 가족과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함께 마음을 다해서 실천해야 하는 특별한 헌신이다. 이를 통해서 공식적인 의료에 대응하여 보다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다. 느림의 의료에서는 노인과 그 가족들이 보다 나은 삶을 살아 갈 수 있는 특별한 전략과 접근법을 알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삶의 마지막 십여 년 동안에 잘못된 의료 때문에 더 악화되거나 안락하게 지낼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해서는 안 될 것이다. ---p.28

이 책에서는 인생 후반기의 여정에는 여덟 개의 정거장이 있어서 각 정거장마다 노인과 그 가족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흔히 어떤 삶을 경험하게 되는지 그 모습들을 그려보고자 한다. 이 여정에서 조우하게 되는 특별한 문제점이나 새로운 기회를 가족들에게 미리 알려주고 싶고, 어떤 질문을 해야 하며 어떤 내용으로 대화를 시작해야 하는지도 제시하려고 한다. 각 정거장에서 실제적으로 수행해야 할 다양한 과제들의 목록은 보다 건설적인 변화를 위해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들을 특별히 알려주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사랑하는 부모님에게 더 좋은, 더 인간적인, 더 관심어린 보살핌을 제공할 수 있는 보호자가 되는 길을 알게 될 것이다 그 지루한 여정을 함께하는 부모님과 가족들 사이에서 정서적, 신체적, 재정적 문제들이 발생했을 때, 보다 더 자신 있게 그런 문제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여정을 더 사려 깊게, 더 잘 조절하면서 삶의 질이 풍부한 시간으로 만들고, 그 시간을 함께 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어머니를 돌보는 가운데 의사이면서 동시에 아들로써 경험하며 깨닫게 된 것처럼, 독자들도 삶의 종착역을 향해 가는 부모님의 긴 여정에서 해야 하는 너무나 중요한 일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만족감을 느끼고 더 나아가 기쁨까지 발견하게 되면 위로받고 더욱 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느림의 의료/슬로 메디신이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들의 삶의 여정을 든든하게 뒷받침해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p.30

사실상 느림의 의료에서 처음 하는 것은 약을 주거나 치료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가족, 친구, 이웃, 비전문가인 지역의 보호자들이 도와주도록 하는 것이다. 익숙한 환경은 노인들이 정체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노인들의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첫 번째 신호가 나타나고 새로운 것들이 필요하게 되었다고 해서 바로 노인들을 새로운 곳으로 옮기도록 하지는 않으니까, 자신만의 개인적인 공간, 가장 좋아하는 의자나 발판 등 친숙한 환경이 계속해서 노인들의 기분을 좋게 해 줄 수 있다. 쉬는 것이 더 좋고 침대에서는 여전히 고양이가 편안하게 자고 있다. 식사 시간과 좋아하는 음식은 늘 그랬던 대로다. 집에서는 휴식, 마사지, 지압치료, 새로운 허브차, 명상기법과 같은 대체의학을 쉽게 적용할 수 있다. 공식적인 치료를 받는 위험한 상황이 일단 지나가면, 노인들은 이와 같은 다른 방식을 보다 잘 수용할 수 있게 된다. 무엇을 선택할 수 있는지 알게 되면 새로운 가능성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p.91

느림의 의료 되돌아보기

놀란 가슴을 가라앉히고 한숨을 돌려 여유를 되찾을 때쯤이 앞으로 일어날 위험한 상황을 준비하기 위해 멈추고 살펴 볼 좋은 시점이다. 계속해서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 때문에 자식들은 괴로워 하면서 갑자기 부모님의 보호자 역할을 하게 되고, 현행 보건의료시스템의 종잡을 수 없고 강력한 제도 때문에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지금같이 차분한 시간을 이용해 관련된 다른 가족들에게 최근의 위기를 맞아 각자 깊이 생각해보고 다 같이 의논하자고 권해 보도록 한다.

-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어떤 것인가?
- (감정적으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부족하고 불편하다고
느낀 때가 있는가?
- 불안감 속에서 대안을 찾기보다는 원망을 했는가?
- 요청받은 일을 하면서 방법이나 용어를 몰라서 곤란했던 때는
언제인가?
- 어떤 요양 기술이 부족한가?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
- 가족, 친구, 직장, 부모님이 속해 있는 공동체, 의사, 병원 직원들로부터 충분한 지원을 받았는가? 부족한 부분이 고쳐질 수 있을까? 도움을 요청할 때 알고 있어야 할 것들은 무엇일까?
- 위기 상황에서 ‘급류에 떠밀려 내려가는 혼한스러운 여정’을 되짚어 볼 때, 부모님의 치료를 담당했던 의료진과 무엇을 이야기 하지 못했던가?
- 병원의 위기관리팀에게 감사를 표시했는가? 병원과 직원들에게 짤막한 글이나 편지는 큰 의미가 있고, 당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들의 노력이 훌륭했음을 알아준다는 의미로 받아들인다. 싫든 좋든 그들에게 또 도움을 요청해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또한 서로 감사하면 보다 건설적인 피드백을 해주기가 더 쉬울 것이다).
- 우리를 도와줄 팀을 만들기 위해 우리 가족이 공식적으로 노력을 한 적이 있었나? 의사 친구는 있는가? 이번에 위기관리와 정서적 대응을 성공적으로 해냈기 때문에 지금이 당신에게는 기회의 순간이다.
- “생활 근거지”의 주변 사람들과 제대로 의사 소통을 했는가? 당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상사, 동료, 이웃, 친구들에게 알리고, 배려해 주고 도와 준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는가? 또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이야기했는가?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일을 당한 경우가 많다는 데 놀랄 것이다.
- 정서적 필요를 충족시키고 피로가 쌓였을 때 쉴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 두었는가? 이 시기는 당신에게도 회복이 필요한 때다.
- 부모님과 나누어야 할 중요한 말을 잊지는 않았는가? 형제들이나 배우자와도 이야기를 나누었는가? 언제든지 서슴지 말고 “고마워”, “사랑해”라고 말해야 한다.
---p.141

쇠퇴의 단계에서는 노인이 서서히 멀어지는 것이 갈수록 더 명백하게 보인다. 강은 넓어지고, 강기슭의 바쁜 세계는 노인으로부터 멀어진다. 어머니가 잘 듣지도 보지도 못하게 되면서 예리했던 관심도 줄어들고 이해 능력도 떨어진다. 최근의 사건들, 정치, 지역사회나 동네 혹은 옆집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들에는 관심이 별로 없다. 직접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세부적인 일들, 창밖에 보이는 것들, 매일 매일의 움직임과 같이 가까운 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어머니의 주의를 끈다. 어쩌면 우편으로 받은 카드나 편지, 잡지, TV 프로그램, 재미있는 읽을거리, 최근 방문한 사람이 가져온 꽃다발이나 작은 선물들에 노인들은 관심이 있을 것이다. “오늘 날씨가 어떻지?” “점심에 무엇을 먹었더라.” 또는 “어젯밤 잠은 잘 잤니?”가 대화의 중심 주제들이다. 삶이 아주 단순해졌다. 특별히 깊게 생각할 필요가 없게 된다. 대화 내용은 짧아지고 강의 저 건너편이 아니라 기껏 눈에 보이는 강가나 타고 있는 배 주변에 관한 것으로 줄어든다. 종종 식구들은 어머니를 불러 보지만 응답이 없다고 느낀다. 어머니가 하시는 말씀은 거의 바뀌지 않고, 당신이 어머니에게 해 드리는 이야기는 어머니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 같다. 어머니는 실제로 자세한 것을 알고 싶어 하는 것 같지 않고, 그저 모두가 괜찮은지를 알고 싶어 할 뿐이다. 여전히 안부를 묻는 것 만큼은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p.203

쇠퇴의 정거장에서 아주 중요하지만 논의되지 않는 두 가지 문제는 정체성과 개인의 존엄성의 상실과 관련된 것이다. 쇠퇴기의 노인에게는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 방어하기 위해 쓸 에너지가 좀처럼 남아 있지 않다. 이 시점에서 그들의 삶을 감정적으로 더 어렵게 만드는 도우미들의 태도(목소리의 높낮이, 거들먹거리거나 지나치게 친하게 부르는 호칭, 심지어 어른이 아기에게 하는 말투)는 그들을 “그저 한 명의 평범한 노인”으로 깎아내리게 된다. 다른 “집단 거주시설”로 옮기면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삶의 특별한 모습들 하나하나는 사라지고 보호시설의 스케줄에 따라 단순한 요양보호와 짧은 대화만이 반복된다. 그렇게 나빠지기 전의 아버지의 모습을 직원들에게 알려 줄 가족이 없는 노인들은 얼마나 더 외롭겠는가! ---p.219

죽음이 가까웠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나 그런 현실을 마주하고도 평온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죽음을 직면한 사람이나 그와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어려운 문제다. 지금 여기서 죽어가는 사람을 보면서 어떻게 이 상황을 나의 어머니와 어머니가 처한 상황에 비춰볼 수 있을까? 어머니가 매일같이 어려운 문제를 겪고 계시기 때문에 나는 때때로 변화, 즉 끝이 나기를 바란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어머니에게 언제 또 다른 심각한 일이 생길지 알 수 없는 막연함이 주는 부담을 더 이상 참기 힘들 것 같다. 어머니는 여러 차례에 걸쳐 아주 소소한 위기를 이겨내셨다. 한편으로는 적절한 치료를 잘 받아서 어머니의 삶에 아주 큰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확신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우리들 중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운명 같은 것 때문에 다시 사실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게 여러 번 작은 뇌졸중(또는 낙상이나 급성 기관지염의 발생, 부실한 음식섭취와 쇠약증)이 생겼는데도 어머니는 어떻게 계속 살아계실 수 있을까? 가족과 친구들도 어머니의 인내심에 놀라워 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의사와 간호사들조차도 어머니가 얼마나 예외적인지 모른다고 한다.
말년의 여정을 보내면서 바로 이 시점에서 어떤 식으로든지 상황이 바뀌기를 바라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노인을 직접 돌보는 사람은 감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지친다. 어쩌면 어머니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준비하고 애써서 돌봐 줄 새로운 팀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어머니의 치료비와 어머니를 돌보느라 간접적으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 어머니는 자신이 “점점 더 큰 짐”이 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제는 그 문제에 관해서 자주 이야기하신다. “나는 절대로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어.” 라고도 하신다.
다른 노인들과 그분들의 가족들을 보고 이야기들을 들으면, 이와 같은 말년의 여정이 얼마나 길어질지 알 수 있다. 신문의 부고를 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구십을 넘겨 사는지 모른다. 부고를 본다고 해서 삶의 말년을 어디서 얼마나 오랫동안 보냈는지를 알 수 있겠는가? 가족들 중에 누가 살아남았을까? 어떤 아이는 부모보다 먼저 죽는다. 어른이 될 아이를 살리기 위해 쇠퇴기의 남은 시간을 기꺼이 맞바꾸고 싶은 노인들에게 이런 일은 비극이다. 끊임없이 이유는 생긴다. 우리 모두 실제로 삶이 얼마나 불공평한지를 잘 알게 되고 내 부모님의 죽음을 더욱 더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p.251

좋은 죽음(선택한 장소에서, 가족들이 보는 가운데 제대로 돌봄을 받으며 맞는 죽음)에서 가장 중요한 단 한가지의 요소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신뢰와 그 신뢰가 미치는 영적 영향이다. 죽어가는 사람의 입장에서 현재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거라고 믿는 가족, 친구 그리고 의료진이 함께 있는가? 죽어 가는 사람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 자연스럽고, 필연적이며, 전적으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가? 바로 이것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줄 수 있는 마지막 평안의 선물이다. 그렇게 되려면 여러 가지 일들이 사전에 이루어졌어야 한다. 좋을 때도 있었고 좋지 않은 일도 있었던 그 긴 나날들, 어렵지만 부모님을 위해 이런 저런 일들을 준비하고 이야기하는 것, 그리고 그저 곁에 있으면서 조용히 도와드리는 일들이 선행되어야 한다. ---p.285

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오랫동안 헌신적으로 돌보고 힘든 일을 잘 해낸 가족과 친구들은 죽음을 맞은 후 서로 축하해 주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경우가 흔하다. 헌신적인 가족들과 간호 팀은 죽음에 대해 배려하고 인간적일 수 있다. 정체성과 존엄성을 온전하게 유지한 채 삶을 마감하는 노인은 그 분이 잘못했거나 하지 못했던 일들을 용서하고, 그 분의 잘 알려진 공적인 삶이나 덜 알려진 사적인 삶을 기리며, 그 분의 삶의 깊이와 폭을 아는 이들의 기억 속에서 소중히 기려지는 가운데 모두의 관심을 받게 된다. 이처럼 다정한 상황에서 가족과 친구들은 지나간 일들을 이야기하며 서로를 돌보고 돌아가신 분과의 관계를 추억한다. 좋은 죽음을 맞으면 사람들이 돌아가신 분의 생전의 모습을 기억하고 추모하게 된다. 임종의 자리에 함께 한 사람들은 모두 하나의 감정으로 서로 연결된다. 마음 속 깊이 느끼는 인간다움을 공유하면 삶의 수레바퀴가 언제까지나 도는 것이 아니며, 결국엔 우리 모두에게도 언젠가 그런 날이 올 거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p.292

우리 대부분이 잘 알고 있듯이, 임종 직후에는 현실을 믿을 수 없고 비현실감을 느끼게 된다. 너무나 믿을 수가 없어서 처음에는 눈물만 흘리다가 여러 달 동안 계속해서 주기적으로 극심한 비통함을 느낄 수 있다. 지금은 먼 친척과 친구들에게 알리고, 가까운 사람들을 맞이하고, 장례식장에 연락하고, 장례식이나 추도식을 준비하는 등 여러 가지 일들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멀리 있는 가족들이 “집”으로 오기 시작한다. 다음 며칠은 정신없이 지나가고 죽음을 둘러싼 우리의 문화적 관행에 따른 예식이 끝나고 나면 혼자 남은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p.310

어머니에게나 우리 가족에게나 이 여정의 마지막 길이 이처럼 잘 마무리될 수 있었던 것은 무엇 때문일까? 먼 거리를 달려와서 그저 잠깐 방문하고 떠나야하는 ‘얼굴 내밀기’ 식의 요양을 몇 년간 계속한다면 노인을 돌봐주는 간병인만 있을 뿐 가족은 없다. 몇 달 몇 년에 걸쳐 서로에 대한 믿음이 공고해졌고, 그래서 어머니와 우리 가족, 기타 보호자들, 전문의들, 친구들은 모두 그 돌봄의 과정을 함께 하고 있다고 느꼈으며, 각자 자신에게 맞는 역할을 믿음직스럽게 해냈다. 우리들은 각자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한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믿음을 공유했다. 이런 신뢰감 때문에 그 긴 여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상황 변화에도 서로 의견 절충이 가능했다. 가파른 산을 오르는 몇 년 동안의 어려운 과정에서 매일매일 옳고 적절한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우리는 작은 일이라도 올바르게 하는 법을 끊임없이 배우고 실천했다.
느림의 의료는 바로 이런 돌봄의 과정이다. 좀 더 속도를 늦추고 인내심을 가지고 서로 협력하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성실함을 잃지 않는 돌봄 말이다. 사랑하는 부모님의 안전을 위해, 그리고 더욱 튼튼한 신뢰의 끈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각종 어려움을 극복하는 가장 큰 책임은 가족에게 있다. 가족은 부모님이나 자신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되묻고 찾아야 한다. 부모님을 돌보기 위해 맡은 일을 제대로 하려고 애쓰면서, 아직은 나이든 어르신들이나 우리를 충분히 보살피기 어렵게 만드는 보건의료 조직이나 기관 또는 주변 의료 환경 때문에 위축되기 쉬운 노인 돌봄 전문가들과의 연대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해야 한다.
어머님이 돌아가신 후 하루하루 우리를 짓누르던 이별과 슬픔의 감정이 수그러드는 지금, 그래도 어머니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 곁에서 올바로 할 일을 했다는 자부심과 만족감으로 우리의 고통은 잦아들고 있다. 아름답게 죽음을 맞이하는 법을 가르쳐주신 어머니의 인내와 품위를 함께 추억하면서, 당신이 우리에게 베풀어주셨던 헌신적인 사랑의 보살핌에 대한 우리들의 감사는 더욱 크고 깊어지고 있다. 언젠가 그 산 정상까지 오르는 우리 자신의 여정을 맞이할 때 우리가 그 절반만큼이라도 잘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p.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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