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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고, 쌍둥이

손잡고, 쌍둥이

: 태어나서부터 40개월까지, 매일이 처음이었던 엄마의 육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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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577g | 148*210*30mm
ISBN13 9788997835683
ISBN10 8997835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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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전명지
균형감을 잃지 않고 나의 직업들 속에서는 온전한 나로. 함께 나이 들어가는 남편과 아이들 속에서는 온전한 아내와 엄마로. 엄마의 자리를 이어준 엄마에게는 온전한 막내딸로. 같은 별빛을 바라보는 이웃으로. 가깝고도 따뜻한 벗으로. 더할 나위 없는 가족으로. 때론 낯선 사람으로. 때론 낯익은 사람으로. 분주한 고민들이 가득했던 어제. 의미 있는 선택을 하고 있는 오늘. 바람 부는 세상 속에 홀로 서 있어도 외롭지 않은 내일. 그런 삶에, 그런 틈에,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 있는 여행가. 살림가. 예술가. 사색가. 무엇보다 마침표 없는 탐구를 게을리하지 않는 열정의 모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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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엄마는 커다랗고 두꺼운 이불 홑청을 매번 긴 실에 꿰어 손바느질하셨는데 철없던 나는 넓게 펼쳐진 이불이 마냥 좋아 데구루루 구르곤 했다. 폭신한 이불이 어린 내게는 푸른 바다처럼 반짝였었다. 아스라이 떠오르는 것들 중에 집에서의 기억이 그 어떤 것보다 따뜻하게 남아 있는 것처럼 지금 이렇게 함께 달빛을 보는 시간도 아이들에게 그렇게 기억될 것이다. 비록 이불 홑청을 손바느질하는 엄마가 되지는 못했지만 내 아이들도 어린 시절의 내 마음처럼 잘 말려진 이불에 코를 비비며 비누 냄새가 난다고 좋아한다. 매 순간 뜨거운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충분한 마음이 오고가는 때가 있다면 그 순간에 최선이어야 했다.
- ‘48cm [0-12month]’ 중에서

우리도 아이에서 어른이 되었고 우리의 아이들도 천천히 어른이 되어가고 있다. 한 사람의 시간 안에는 놀라운 성장의 순간과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숭고함이 가득할 텐데 돌아보면 때때로 태어나서 바로 지금의 나로 건너뛴 듯 시간의 흐름을 가늠할 수 없었던 적도 있었다. 그렇기에 지금 아이들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들이 내가 가늠할 수 있는 시간으로 주어진 것은 아닐까 겸허히 내 시간을 돌아본다. 깊은 숲속 뿌리 깊은 나무처럼 단단한 시간의 나이테가 아이들을 채워가고 있는 이 시간. 모든 시선들이 새삼 경건해진다.
- ‘77cm [12-24month]’ 중에서

햇볕을 더 많이 쏘이고 지금처럼 밝고 수다스러운 아이들로 자랄 수 있게 보이지 않는 마음이 더 중요한 것임을 알기를.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칠 때 나를 먼저 돌아보고 나는 그때 그런 가르침이 즐거웠는지 혹은 어려웠는지 돌아보기를. 안 된다고 하는 염려의 말 중에 어려운 일들은 사실 그리 많지 않았음을 아이들이 네 살이 되기까지 많이 겪었다. 아이가 아니었던 어른이 없고 어른이 안 되는 아이가 없기에 서로 조화롭게 살아가며 더 바랄 것이 없다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지내길 언제나 희구하고 있다. ‘반드시’보다 ‘반듯이’ 자랄 수 있는 아이들이 되길. 더불어 그러한 부모의 자리가 될 수 있기를.
- ‘97cm [36-40month]’ 중에서

거짓말 같은 시간이 이렇게 나를 통과하고 있다. 화려한 명함은 서랍 속에 넣어두고 담백하게 ‘엄마’라는 명함으로 지낸 4년. 끼니를 거르는 일들도 대수롭지 않고 두려웠지만 용기 내어 시작했던 일들이 많았던 시간들. 그런 시간들을 지나, 지금 이렇게 믿을 수 없는 시간을 통과하고 있다. 문득 나의 어린 시절에 낯섦을 느낀다. 엄마이기 이전에 모든 시간은 아득하게만 여겨진다. 마치 나에게는 그러한 시절이 없었던 것처럼.
- ‘엄마의 시간 [the mother's time]’ 중에서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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