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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깊은 이성친구

속 깊은 이성친구

[ 대형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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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1998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99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2902159
ISBN10 893290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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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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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신푹신 안락 의자, 내가 피우는 네덜란드산 파이프 담배냄새, 근시안인 내 눈이 발산하는 특유의 부드러움, 나의 비만, 심지어는 이제 막 벗겨지기 시작하는 내 머리까지도 사람의 마음을 가라앉히는 어떤 부드러운 느낌을 주고 있음을 나는 알고 있었다. 이렌느는 그런 편안한 대화의 느낌에 고무되어 속내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대화의 분위기 오래 전부터, 아주 아주 오래 전부터, 어쩌면 너무 오래 전부터 약한 불 위에 올려놓은 어떤 음식이 설핏한 저녁 햇살 속에서 천천히 익어가고 있는 시골 부엌의 분위기만큼 아늑했다.
--- 본문 중에서
내 친구 폴과 아주 유쾌한 점심 식사를 하고 막 헤어진 참이었다. 적어도 내 애정의 20%는 쏟았을 그 정다운 시간의 여운에 흠뻑 젖은 채, 나는 글라디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그녀에게 70%의 애정을 기꺼이 바칠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쒸잔과 좋은 사이로 남아있는 것을 그녀가 허락하는 경우에 한해서였다.

나는 쒸잔에게 내 성공의 50%를 빚지고 있고, 따라서 그녀에게 50%의 애정을 바쳐야 할 의무가 있다. 쒸잔, 그녀는 어떨까? 그녀는 내가 40%의 애정을 로르에게 쏟는 것을 용납해 줄까(로르는 로랑의 누이인데 나는 로랑에게는 25%의 애정을 쏟고 있다)? 때로는 그런 타산에 싫증이 난다. 지긋지긋하다. 더 이상 견딜 수가 없다. 감정의 저울질이 필요없는 참으로 무던한 사람과 담백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 p.9
그녀는 겉멋만 잔뜩 든 멍청한 녀석과 팔짱을 끼고 있었다. 나는 그녀가 나를 보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내가 그녀를 알아보았다는 기색은 털끝만큼도 내비치지 않았다. 마침, 아주 예쁘게 생긴 여자 하나가 택시에서 내려 길 건너편의 어떤 가게로 들어가고 있었다. 나는 '여보!'라고 소리치며 길을 건넜다. 그날 밤 텔레비젼을 보는데, 프로그램들은 그날따라 더욱 재미가 없고, 기분은 그저 처량하기만 했다.
--- p.20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장 자끄 상뻬, 그에게는 분명 미묘한 순간을 예리하게 잡아내는 순발력이 있다. 이 책에는 사랑에 관해, 그리고 우정에 관해 일상적으로 겪었음직한, 또는 한번쯤 생각해 보았음직한 이야기, 그러나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보여준다. 이 책의 한 페이지는 한 컷의 그림과 삽시간에 읽어 치울 짤막한 이야기만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림과 글이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새로운 의미는 활자화되지 않은 긴 여운으로 더욱더 많은 이야기들을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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