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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밀수사대

조선비밀수사대

최윤정 | 로담 | 2015년 01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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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388g | 128*188*20mm
ISBN13 9791156410225
ISBN10 11564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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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최윤정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더불어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것도 좋아합니다.
그래서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글을 쓰는 지금이 너무 행복합니다.

출간작
메스를 든 공주님
그 멋진 도둑분
크리스탈 사고 처리반
호월 -달을 지키는 자-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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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8년 곡산부사였던 정약용은 형조참의에 제수되었다.
그 해 정조는 지방의 형옥 사건 중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고 미결로 남아 있는 사건들을 그에게 재조사할 것을 지시한다.
정약용은 형조의 관리들과 함께 사건들을 조사하면서 진범을 밝혀내고 억울하게 누명을 쓴 이들을 풀어주었다.

안채와 사랑채를 지나 별당에 다다르면 당연히 있어야 할 마당 대신 네모난 못이 있고, 그곳엔 실하게 자란 연꽃들이 가득 피어 있다. 못 가운데 심어진 회화나무를 중심으로 연못 가장자리엔 자두나무, 산수유, 복숭아나무와 도토리나무가 앙증맞게 자리 잡고 있었다.
늦여름 우아하게 핀 연꽃이 가득한 연당엔 저녁 어스름과 함께 반딧불이가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연못을 파내고 남은 흙을 올려 못이 잘 보이게 높여 만든 누마루 위에 정갈하고 단아한 생김의 사내와 호방하고 선이 굵어 보이는 사내가 연꽃차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아 있었다. 정약용과 그의 형 정약전이었다.
약전은 자신의 앞에 놓인 차를 한 모금 마시더니 인상을 찌푸렸다. 자신의 입에 더없이 향기로운 맛이지만 약전에겐 아닌 듯 보였다. 차를 한 번 마신 뒤 다시 입을 대지 않는 약전을 보는 약용의 입술에 부드러운 미소가 지어졌다.
“입에 맞지 않으십니까?”
“그럴 리가. 술로 다져진 내 입에도 참으로 향기롭구나.”
마지못해 차향을 한 번 더 음미한 약전은 이내 허리춤에 묶여 있던 호리병을 꺼내들었다. 밝은 소리와 함께 뚜껑이 열리자 차향보다 몇 배는 진한 향이 풍겨왔다. 약전은 호리병을 들어 한 모금 마시고는 감탄의 표정을 지었다. 술을 즐기지 않는 약용은 그런 형이 신기할 뿐이었다. 자신에게 술은 쓰기만 한 것이었다. 그리 쓴 것을 저리 기분 좋게 즐기는 모습이 이해되지 않았다.
“좋습니까?”
장난기가 묻어난 목소리로 약용이 물었다. 참으로 술을 좋아하는 형님이었다. 듣자하니 한양 최고 주당들의 모임에서도 빠지지 않는 기량이라 하더니 정말 그런 모양이었다.
“좋지. 누가 만들어준 술인데.”
약전은 연당 오른쪽 담 너머 별당을 바라보며 슬며시 미소 지었다. 약용도 형과 같이 별당을 바라보았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별당엔 불이 켜져 있었다. 두 사람의 차와 술은 모두 이곳 별당의 주인이 만들어준 것이었다. 영향정의 어린 주인 이서연. 많은 제자들 중에서도 약용이 특히 아끼는 제자였다.
“이 더운 날, 그 뜨거운 차가 넘어가시나?”
누마루에 앉아 별당을 바라보던 동생을 향해 핀잔 섞인 잔소리가 날아들었다. 해는 졌지만 아직 열기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런데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찻잔을 보니 더 더운 것 같았다. 불퉁한 소리에 기분이 상할 법도 하건만, 약용은 단정한 눈을 가로로 늘이며 미소 지었다.
“그런 형님은 이 더운 날 술이 넘어가십니까?”
“허허허, 아주 술술 넘어가는구나.”
약전이 껄껄 웃었다.
“생각은 좀 해보셨습니까?”
지난밤, 약용은 붉은 밀서를 약전에게 은밀히 보냈다. 오늘이 그 답을 듣기로 한 날이었다.
“생각은 무슨. 까라면 까야지 별수 있나.”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약용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지만 짧은 한숨과 함께 평소의 모습을 찾았다. 말이 거칠어 그렇지, 속은 그렇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술도 마시지 못하고 활도 잘 쏘지 못하는 샌님 같은 자신과는 반대로, 술도 잘 마시고 무예도 출중한 약전은 호방하고 호탕한 사내였다. 그의 벗들 중 대부분이 술을 마시다 친해진 이들이었다. 그뿐인가. 천문학, 수학, 과학에도 뛰어난 재능이 있었다. 모르는 이들은 자신을 천재라 떠받들어 주지만 자신이 보기에 진정한 천재는 자신의 형이었다. 그런 약전은 약용의 자랑이자 마음이 통하는 벗인 지음(知音)이었다.
“지나치긴. 오히려 모자라지. 참으로 짓궂은 분이 아닌가.”
거리낄 것 없이 할 말 다하는 약전도 쥐들을 떠올리며 목소리를 줄였다. 밥 먹고 하는 거라곤 자신들을 엿보는 것이 전부인 시정잡배 같은 것들.
“형님.”
약용이 얼른 약전의 말을 가로막았다.
“뭘 그리 정색을 하시나. 그분 이러시는 게 하루 이틀 일도 아닌 것을. 참 성가신 분이시지. 그나저나 자네가 이리 펄쩍 뛰는 걸 보면 엄청난 내용이라도 쓰여 있는 줄 알겠네.”
귀여운 아이를 놀리는 듯한 약전의 말투에 약용의 볼이 조금 붉어졌다.
“형제 중에 누가 더 뛰어난지 궁금해졌으니 답을 달라는 시답잖은 내용이라는 건 상상도 못할 것이네. 이런 시시껄렁한 물음이 몇 번째이신가. 매번 이러시니 짓궂으시다는 말밖엔 떠오르질 않는구나.”
“아, 아니라곤 못하겠습니다.”
약전의 말에 잠시 당황하던 약용은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약전은 품에서 붉은 밀서를 꺼내 북북 찢은 뒤 그대로 입에 넣었다. 약용은 갑자기 벌어진 일에 당황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꼭꼭 씹어 꿀떡 삼킨 약전은 병을 입에 대고 술 한 모금을 마셨다.
“뭘 그리 놀라나? 없애라 하시질 않았나. 창피한 것은 아는 것 같으니 그나마 다행이지.”
약전이 마지막 남은 술을 한 입에 털어 넣었지만 빈 병이 아쉬운지 입 위에서 몇 번 더 흔들고 나서야 내려놓았다.
“짓궂기만 한 분은 아닙니다. 오히려…….”
“무서우신 분이지.”
약용의 말을 약전이 이었다.
약전은 며칠 전의 일을 떠올렸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등줄기에 차가운 땀이 흘렀다.
곡산부사인 약용을 형조참의로 제수시킨 걸로 모자라 그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형조판서에게 ‘경은 연로하고 참의는 젊고 총명하니, 경은 편히 쉬며 참의에게 일을 맡기게.’라는 말을 해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버렸다. 얼굴이 뜨끈할 정도로 창피를 당한 형조판서의 이야기는 바람처럼 퍼졌고, 채 하루를 넘기기도 전에 상소가 쏟아졌다. 수많은 상소들의 내용은 그린 듯 똑같았다. 정약용을 형조참의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들불처럼 무섭게 일어나는 노론의 기세에 정조도 한 발 물러났다.
지방의 형옥사건 중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것들만 담당하는 것으로 논란은 일단락되었다. 당장 일선에서 활약하는 것이 아니니 잘되었다 생각한 노론도 더는 반발하지 못하고 잠잠해졌다.
왕의 심기를 거스르는 것은 그들로서도 엄청난 부담이었다. 하지만 이는 정조의 은밀한 노림수였다. 가장 용맹한 장수는 싸움을 하지 않는 장수라 했던가. 정조는 신하들이 멋대로 깔아놓은 멍석에서 제대로 놀아줄 마음을 먹고 일을 꾸몄던 것이다.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고 남아 있는 사건들. 그것은 곧 관리들의 무능함을 나타내는 것이다. 개중 정말 범인을 찾기 힘들어 묻힌 사건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무능한 관리들이 만들어낸 것들이었다. 그것들을 재조사한다는 것은 일을 그렇게 만든 무능한 관리들이 누구인지 찾아내 발본색원하겠다는 의도였다.
사실 정조에게 형조는 듣기만 해도 이가 갈릴 곳이었다. 사도세자께서 역모 설에 휘말리게 되어 뒤주에서 운명을 다하게 된 참담한 일의 시초가 형조 청지기의 고변이었다. 그런 형조로 자신이 가장 아끼는 신하를 보낸다면 노론들이 눈에 불을 켜고 경계할 것이다. 맨발로 칼날 위를 걷는 일과 다를 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정조는 그 칼날 위를 건너야 할 이로 자신이 가장 아끼는 약용을 보내버렸다. 약전은 그런 정조가 무서웠다.
“누가 더 뛰어난지 가려내라 했으니 그리해야겠지? 생각해 둔 것이 있는가?”
“형님은 있으십니까?”
약용은 어쩐지 자신만만해 보이는 미소를 짓고 있는 약전을 바라보았다. 표정을 보아하니 그의 머릿속엔 방법이 이미 선 모양이었다. 지혜로우신 형님.
약용은 약전을 바라보았다. 학문은 물론이거니와 무예에도 뛰어난 재능을 가진 그는 정조가 오래전부터 탐내던 동량지재(棟梁之材)였다. 하지만 약전은 벼슬이나 관직엔 관심도 없었다. 몇 차례 정조의 부름을 거절하던 그가 벼슬길에 나선 이유는 오직 자신 때문이었다. 동생을 흠집 내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무리들 때문에 이리저리 휘둘리며 상처 입는 형님을 볼 때마다 늘 가슴이 아팠다.
“자네가 아끼는 자 중에 가장 뛰어난 이가 누구지?”
약전의 뜬금없는 질문에 약용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내 솔깃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 영향정의 주인이죠.”
많은 제자들 중 가장 뛰어난 아이, 여인인 것이 한탄스러울 정도로 아까운 아이. 약용은 별당을 바라보았다.
“당찬 아이죠. 고작 열 살의 나이에 거래란 것을 하자고 졸라댄 아이가 아닙니까.”
그때가 기억나는지 약전의 얼굴에도 미소가 지어졌다. 제 손으로 만든 연차(蓮茶)를 떨어지지 않도록 계속 줄 테니 집 안의 과실나무에서 열리는 모든 과실을 달라고 조르던 아이. 아이답지 않게 단정하고 단아한 말투와 행동이 마음에 들어 그러마 대답했다. 이후 과실을 달라는 이유를 듣고 제자로 들어와 달라고 졸랐던 아이였다.
“그런 아이가 형님에게도 하나 있죠?”
“영악한 놈이 하나 있지. 약속도 없이 찾아와선 자기가 갖고 싶은 것이 나에게 있으니 달라고 조르던 놈. 공으로 달라는 것은 아니라며 걱정스러운 일 하나를 깨끗이 해결해 줄 테니 달라던 놈.”
의뭉스럽고 능청스러우며 영악한 아이, 어떤 어려운 일을 맡겨도 능히 감당해낼 만한 아이였다.
약전의 눈이 즐거움으로 반짝거렸다. 약용도 다르지 않았다.
“역시 형님이십니다.”
물음의 답으로 기가 막히게 좋은 방법을 가져온 것이었다. 노론들의 날선 눈도 피하고 웃전이 원하는 것도 얻을 수 있는 방법. 약용의 머리에 몇 가지 생각들이 더해졌다. 그렇게 두 형제는 짓궂은 밀서에 맞는 짓궂은 답을 찾아냈다.
“날이 밝는 대로 그분께 허락을 받아오겠습니다.”
“재밌는 일을 꾸몄다며 아주 좋아하실 게다. 그저.”
“그저?”
“아무것도 모르고 당할 그 아이들이 조금 가여울 뿐이지.”
“가엽다고 말하시는 분치곤 꽤나 즐거워 보이십니다.”
“아니라곤 못하겠네. 핫하하.”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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