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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장의 전당표

스물아홉 장의 전당표

: 전당포 주인이 들려주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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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4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474g | 148*210*18mm
ISBN13 9788964231777
ISBN10 89642317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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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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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친쓰린
1958년에 타이완 지룽에서 출생. 중학교 때 학업을 위해 타이베이의 한 전당포에서 하숙을 하며 전당포와 인연을 맺었다. 열일곱 살에 갑자기 어려워진 가정형편으로 전당포를 시작하였고 지금까지 삼십 년이 넘게 운영하고 있다. 가난한 학생들이 학업을 펼칠 수 있도록 장학 기금을 설립하는 등 전당포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로잡으려고 노력하였다. 타이베이시 전당포업 협회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다첸전당포(大千典精品名店)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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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와 똑같이 아침 6시쯤 일어나 공원에 가서 개 운동을 시키고 전당포로 돌아오니 7시쯤 되었다. 날이 밝아오고 있었고 문을 열 준비를 하는데 잡고 있던 개줄이 갑자기 당겨지면서 개가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내 순간 경계심에 신경이 바짝 곤두섰다. 긴장하며 사방을 둘러보는데 베란다 아래 기둥 뒤에 웅크리고 있는 사람 그림자가 보였다. 직감적으로 전당포를 털러 온 강도라고 생각하고 큰 소리로 물었다.
“거기서 뭐 하는 거요?”
뜻밖에 상대방은 겁에 질려 쭈뼛쭈뼛 대답했다.
“사장님, 저 물건 맡기러 온 사람입니다.”
알고 보니 일찍 온 손님이었다. 말하는 모습을 보니 나쁜 사람 같지는 않았다. 안도의 한숨을 쉬고 열쇠를 꺼내며 말했다.
“놀랐잖아요. 거기 숨어있지 말고 들어오세요. 얼른 들어오세요.”
손님을 가게 안으로 들였다. 성이 천씨라고 했다.
“천 선생님은 뭘 맡기시려고요?”
천 선생은 품속에서 쭈뼛쭈뼛 철제 전통 과자통을 꺼냈다. 과자통 안에는 작은 가방이 들어 있고 지퍼를 열어보니 현금이 가득했다. 나는 내가 정신을 놓고 있다가 잘못 들었나 했다. 천 선생이 물건을 맡기러 왔다고 한 것으로 들었는데 실은 맡긴 물건을 찾으러 온 모양이었다. 그래서 얼른 말을 고쳐서 물었다.
“천 선생님, 물건 찾으러 오신 거군요. 전당표도 같이 주세요.”
뜻밖에도 천 선생은 고개를 저으며 확고하게 말했다.
“찾으러 온 게 아니라 물건을 맡기러 왔습니다.”
순간 납득이 되지 않았다. 눈을 씻고 봐도 전당잡을 물건이 없었기 때문이다. 설마 과자통을 맡기려는 건가? 그래서 다시 물었다.
“뭘 맡기실 건데요?”
천 선생은 과자통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가방의 돈을 맡기려고요.”
오랫동안 전당포를 하면서 손님들이 갖가지 물건을 들고 찾아왔었지만 모두 돈으로 바꾸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돈’을 들고 와서 ‘돈’을 빌리려는 손님은 난생 처음이었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손님에게 물었다.
“돈이 있으시면서 뭐 하러 돈을 빌리려고 하세요?”
천 선생은 민망한 얼굴로 손을 비비며 말했다.
“어…… 저기…… 어쨌든 이 돈은 못 써요!”
이 말을 들으니 더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못 쓴다고요? 혹시 가짜 돈이에요? 위조지폐면 얼른 가져가세요. 저는 절대 못 받습니다.”
천 선생이 급히 해명했다.
“가짜 아니에요!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지만 이 돈은 정말 써버릴 수가 없어요.”
“진짜 돈이면 왜 못 씁니까? 그래봤자 돈인데!”
예상치 않게 내 말에 천 선생이 눈물을 뚝뚝 떨구었다. 천 선생은 몹시 난처해하며 말했다.
“왜냐하면…… 이건…… 이건 저희 할머니가 유품으로 주신 수미전手尾錢이거든요.”
타이완에는 민간 풍습이 하나 있다. 노인이 세상을 떠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인식하면 설날 세뱃돈을 주듯 손아랫사람들에게 액수가 크지 않은 돈을 준다. 자손에게 기념으로 남겨주는 것이면서 자손에게 돈이 끊임없이 들어오길 바라는 뜻이 담겨있어서 ‘수미전’이라고 한다. 이것은 요즘 발인을 할 때 경을 읊는 도사가 가족들에게 얼마씩 주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이 돈의 내력에 깜짝 놀란 나는 천 선생에게 계속하라는 눈짓을 했고 천 선생은 눈가에 눈물이 맺힌 채 오랫동안 묵혀둔 옛날 일을 나지막이 얘기하기 시작했다.
---「할머니의 수미전」중에서(16~18p)

1988년 어느 평범하기 그지없던 오후 평소처럼 전당포에서 바쁘게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데 나이 지긋한 남자 손님 하나가 문을 밀고 들어와서는 부들부들 떨며 품에서 파커 만년필 하나를 꺼내 맡기겠다고 했다. 파커 만년필은 미국에서 제조한 브랜드로 50~60년대에 유행했었고 당시에는 일종의 신분의 상징이기도 했다.
앞에 서있는 노신사를 자세히 살펴보니 일흔쯤 되어보였지만 다른 사람들과 다른 문인의 분위기를 풍기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우선 사무실에 앉아서 다리 좀 쉬시라고 하고 차를 따라드렸다. 노신사는 앉자마자 품에서 오래된 만년필을 꺼내 내게 건넸다. 불빛 아래에서 보니 오랫동안 손가락 사이에서 매만져짐으로써 생긴 특유의 광이 났다. 부딪친 흔적은 있었어도 주인의 아끼는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뒤를 돌려보니 만년필 몸체에 ‘양 선생님께 드립니다’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여쭤보니 그 분이 바로 양 선생님이었다. 산둥이 고향인 노신사는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채 항일 전쟁이 발발하는 통에 분개해서 학업을 중단하고 종군을 했고, 국공 내전 후에 국민당 군대를 따라 타이완으로 도망쳐왔다고 했다. 졸업증은 없었지만 당시 타이완은 사회적으로 교육 수준이 그다지 높지 않아서 대학에서 공부를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흔치 않은 지식인이란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군대에서 제대를 하고 바로 대리교사로 부임했고 여러 학교를 돌아다니며 학생들을 가르쳤다고 했다. 동향이란 말을 들으니 절로 친근감이 생겨서 한참을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또 한 가지를 물었다.
“이 만년필을 왜 맡기려고 하세요?”
“난 이제 나이가 많고 눈도 침침해서 글을 못 써요. 놀리느니 돈으로 바꾸는 게 낫겠다 싶어서요. 인연이 닿는 사람 손에 들어가면 적어도 글씨는 쓸 테니 만년필의 수명이 계속 연장될 것 아닙니까?”
앞뒤 사정을 들으니 양 선생님에게서 문구를 아끼는 지식인의 품성이 느껴졌다. 중고 파커 만년필은 금전적 가치가 얼마 없고 누가 사갈 가능성도 높지 않았지만 바로 전당표를 쓰고 양 선생님에게 팔백 위안을 건넸다. 양 선생님은 물건을 찾아갈 뜻이 없었으므로 세달 후 이 만년필은 자연스레 기한이 지난 잔류품이 되었다. 그래서 만년필을 창고에서 꺼내 깨끗이 닦은 후 매장 유리 진열대에 넣었다. 기한이 지난 물품을 진열하는 곳으로 주인이 찾아가지 않아 언젠가 반겨줄 손님을 기다리는 상품들을 놓아두는 곳이었다.
대개 기한이 지난 저당품은 두 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카메라, 시계, 가전 등 시장 수용도가 높은 물품이다. 이 상품들은 보통 중고 상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판매상이 와서 사 간다. 두 번째는 이런 중고 상인들마저도 관심이 없는 상품들이다. 물론 파커 만년필은 명품이지만 특별한 디자인도 아니고 만년필을 사느니 차라리 라이터를 사 가는 것이 더 실용적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을 만큼 선호도가 높은 물건이 아니었다.
매장은 유리 진열대는 명색이 진열대긴 하지만 사실 굉장히 초라했다. 겉에는 쇠 울타리까지 둘렀다. 진열대가 눈에 잘 띠지 않아서인 까닭도 있고 사실 안에 그다지 값나가는 물건이 없는지라 시선을 끄는 백화점의 화려한 쇼윈도와 비교가 안 되는 것이 당연했다. 일년이 넘도록 팔리는 건 둘째 치고 물어보는 손님도 하나 없어서 나도 그 만년필에 대한 일을 차츰 잊어버렸다.
어느 날 오후 5시쯤 전당포 앞 정거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남자가 우연인지 필연인지 기한 지난 물품이 진열된 유리장에 시선을 두었다. 한 동안 눈여겨보던 남자는 바로 가게로 들어와 물었다.
“사장님, 진열대 안에 있는 저 만년필 좀 볼 수 있을까요?”
“그럼요!”
외모와 말투로 짐작하건데 지식인이 분명했다. 남자는 만년필을 들어서 자세히 보고 또 봤고 꼼꼼히 볼수록 표정이 복잡해졌다. 만년필에 새겨진 글씨를 보는 순간 별안간 표정이 확 바뀌더니 예고도 없이 눈물을 흘리며 물었다.
---「이십년 묵은 파커만년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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