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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레스팅 클럽

인터레스팅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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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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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5년 05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700쪽 | 756g | 140*210*35mm
ISBN13 9788925554778
ISBN10 8925554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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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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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김선형
서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세종대학교 초빙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서울시립대학교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0년 유영번역상을 받았다. 옮긴 책으로 『수전 손택의 말』 『이노센트』 『미 비포 유』 『쿠쿠스 콜링』 『캐주얼 베이컨시』 『다시 태어나다』『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실비아 플라스의 일기』 『어바웃 어 보이』 『시녀 이야기』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빌러비드』 『재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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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던진 그 초대를 거절하고 계속 살던 대로 살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술에 취한 사람처럼, 눈먼 사람처럼, 바보처럼, 자기가 품은 아주 작은 몫의 행복이 충분하다고 믿으며 터벅터벅, 그렇게 아무것도 모른 채 살았겠지. 그러나 여자 화장실 세면대 앞에서 “그럼, 좋지”라고 말한 덕분에, 지금 그녀는 이 자리에 와 있었다. 낯설고 아이러니한 세계의 한 모퉁이에 쭈그리고 앉은 채. 처음 느껴보는 그 아이러니는, 예전에는 먹어볼 수도 없었던 여름 과일처럼 희한하게 맛이 좋았다. 머지않아 그녀와 다른 아이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아이러니로 보내게 될 테고, 그래서 아무리 무구한 질문이라도 살짝 비하하듯 말을 꼬지 않고서는 답하지 못하게 될 터였다. 그러다가 금세 쌀쌀한 비하는 누그러질 테고, 아이러니에 진지함이 배어들 테고, 세월이 순식간에 훌쩍 흘러버릴 것이다. 그러고 나서 곧 그들은 훨씬 더 둔하고 뻔뻔스럽고 이미 최종 결정이 내려진 어른의 자아로 성숙해버린 자신을 발견하고는 충격과 슬픔에 빠질 것이다.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날 가능성은 거의 없어져 버렸으니까.--- p.9~10쪽

줄스의 기분은 더 축축 처졌다. 애시와 이선에게는 그들의 호불호를 모조리 정확하게 알고 있는 개인 셰프가 있었다. 여기, 이 작은 부엌에서, 데니스는 사람들의 신체 부위에 발라진 따뜻한 젤을 따라 트랜스듀서를 꾹꾹 눌러 대며 하루를 클리닉에서 보낸 뒤, 지하철을 타러 가다가 캐널 스트리트에서 발견한 중국 재료로 요리를 했다. 그는 힘들게 치킨을 요리했고, 그녀는 재니스 클링과 그 앞에 왔던 고객들을 상대하며 힘들게 일했다. 반면 콜로라도 주 콜 밸리에 있는 피그먼과 울프 목장은 온통 자선과 사업으로 펄떡펄떡 세동하고 있었다. 애시와 이선은 빈둥거리거나 가만히 있는 법이 없었다. 그들이 손을 대면 무슨 일이든 환상적으로 돌변했다. 치킨을 요리하더라도, 그걸로 소대륙을 다 먹이고도 남았으리라.
줄스는 아무리 닦아도 완전히 깨끗해지지 않는 부엌 타일에 양말 신은 발을 올려놓았다. 값싼 타일이라서 박박 닦고 또 닦을 수 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 집 안 구석은 돈이 충분치 않거나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다는 걸 드러내는 누리끼리한 우윳빛이었다. 매주 와서 마루에 무릎을 꿇고 앉아 이 타일을 닦아주는 구부정한 여인 따위는 없었다. 해묵은 이선과 애시에 대한 질투심이 이렇게 농축되어 새삼스럽게 터져나오자 줄스는 부끄럽고 굴욕적인 사람이 되었다. 애시와 이선에게도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그들에게는 자폐 스펙트럼 증후군을 지닌 아들이 있었다. 크리스마스 편지에는 이 얘기가 나오지 않지만, 그걸 받아보는 사람들 대부분은 이미 다 알고 있을 터였다.
--- p.78~79

대학 시절 이후 시내를 다니다 보면 줄스는 스피릿인더우즈 동기들을 우연히 마주칠 때가 간간이 있었다. 그때마다, 아니면 애시가 캠프 동기를 만날 때마다, 그들은 서로 전화를 걸어 극적인 목소리로 “나 오늘 봤어”라고 말하곤 했다. 스피릿인더우즈에 다녔던 사람들은, 심지어 거기서 별로 친한 사이가 아니었더라도, 예술과 예술적 가능성으로 충만한 세계를 대변했다. 그러나 이 대학 이후의 세계는 그 이전과 전혀 딴판으로 느껴졌다. 예술이 여전히 중심에 있었지만 이제는 모두가 어떻게 벌어먹고 살아야 할지도 걱정해야 했기에, 돈은 그들이 원하는 삶을 살게 해주는 도구에 불과하다고 업신여기는 태도를 취했다. 스피릿인더우즈 때처럼 한곳에 집중되어 있을 수는 없었다. 그들은 뿔뿔이 흩어졌고, 확산되었고, 친구로서 여전히 가까웠지만 혼자 있을 때는 전혀 다른 풍광의 세상을 접해야만 했다. --- p.121

이선은 마음속으로 그해 초여름, 제각기 영재성을 가진 것 같다면서 모였던 여섯 친구가 어떻게 되었는지 따져보았다. 하나는 솜씨 좋고 성실한 무대감독이 되어 마침내 성공하고 있지만, 그녀에게 부모의 재산과 배우자의 재산이 없었다면 그럴 수 있었을까? 그럴 리 없다. 하나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음악 재능을 차단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까지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다. 하나는 무용에 심오한 재능을 타고났지만, 생물학의 실수로 일정 나이가 지나서는 그 재능에 맞지 않는 몸을 가지게 되었다. 하나는 매력적이고, 특별하고, 게으르며, 무엇이든 만들어낼 잠재력을 지녔지만 그걸 망가뜨리고 싶어 하기도 했다. 또 하나, 이선 자신은 사람들이 리뷰와 프로필에서 말하듯이 ‘진정한 재능’을 갖고 태어났다. 부잣집에 태어나지는 못했지만, 그가 지닌 재능은 확실히 그의 것이었기에 시간이 흐르며 차츰 성공했다. 성공할 길이 나타나기 전에도 재능은 존재했다. 하지만 재능이란 타고난 것이고, 월리 피그먼이 신발 상자에서 작은 행성 피그랜드를 발견한 것과 똑같이, 이선도 어느 날 그림을 그리다가 그저 발견한 것이기에 그것이 칭찬받을 만하다고는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대에서 웃길 만큼 잘해내지 못해서 다른 분야로 옮겨 가 예술이 아닌 기술을 얻은 친구가 있었다. 줄스의 내담자들은 줄스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들은 늘 줄스에게 선물을 가져왔고, 상담이 끝나면 따뜻한 편지를 보냈다. 하지만 줄스는 아직도 자신의 처지에 실망하고 있었다. 지금까지도 이선은 줄스가 다른 일을 하게 되기를 원했고, 그럴 가능성도 있었다. 적용하는 힘에 따라, 경제 사정과 성향에 따라, 그리고 가장 강력하고 결정적인 힘, 운에 따라 재능은 너무나 여러 가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 p.485~486

“이선, 이 일에 애시를 끌어들여야 해. 애시는 자기가 책임지고 싶어 할 거야. 널 돌봐주고 싶어 할 거라고. 그게 애시가 하는 일이잖아.”
이선의 얼굴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내 생각은 달라.” 그가 말했다.
그러더니 조금 더 부드러운 목소리로, “너뿐이야”라고 말했다.
“난 아니야.”
“아니, 너 맞아.”
계속 그렇게 대꾸할 수 없어 그녀는 생각했다. ‘좋아, 알았어, 나야. 나밖에 없고 언제나 나밖에 없었어. 이 삶이 여기 이렇게 펄떡거리며 기다리고 있는데, 난 그 삶을 선택하지 않았어.’
그렇지만 줄스는 깨달았다. 솔메이트하고 결혼할 필요도 없고 심지어 ‘인터레스팅스’와 결혼할 필요도 없었다는 걸. 언제나 눈부시고 화려한 사람, 불꽃놀이를 펑펑 터뜨리는 사람, 모두를 빵 터지게 만들거나 모두가 자기와 자고 싶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사람, 아니면 기립박수를 받는 연극을 쓰고 직접 출연하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아도 되었다. 흥미로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그 관념 자체에 이제는 강박적으로 집착하지 않아도 되었다. 아무튼, ‘흥미롭다’는 정의는 달라질 수 있다. 그녀에게는, 이미 달라졌다.
--- p.676~677

스테이플러로 묶은 종이다발은 제이컵슨 보이드 아파트의 현관 테이블에 2~3일간 그대로 놓여 있었다. 매년 애시와 이선이 보낸 크리스마스 편지가 놓여 있던 바로 그 자리였다. 줄스는 선 채로 다시 한 번 이선의 드로잉들을 보았다. 그리고 결국 인생의 그 시기에 해당하는 몇 가지 기념품을 보관해 둔 거실 서랍장에 넣었다. 연달아 세 번의 여름 시즌에 해당하는 스피릿인더우즈의 졸업 앨범이 아이들의 사인들을 담고 있었고, 두 번째 여름 캠프 참가자 전원이 찍은 항공사진이 있었다. 그 속에서 이선의 발은 줄스의 머리에 꼭 닿아 있었고, 줄스의 발은 굿먼의 머리에 닿아 그렇게 계속계속 이어져 있었다. 그리고 결국 늘 그렇게 되지 않았던가? 우리 몸의 신체 부위들은 마음대로 정렬되지 않았고, 전부 살짝 어긋났고, 세상은 갈망과 질시와 자기혐오와 허세와 실패와 성공이 애니메이션 시퀀스처럼 흘러가는 듯이 느껴졌고, 낯설고 끝없이 이어지는 그 도돌이표 같은 만화에서 우리는 도저히 눈길을 떼지 못하고 지켜보지 않았던가. 왜냐하면 이제는 알게 된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건 너무나 흥미로웠으니까.
--- p.694-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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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흥미로운 인생은 어떤 것일까. 우리는 그것을 타고난 재능과 직업을 일치시키는 일이라고 배운다. 가장 운이 좋은 몇 명만이 예술의 세계에 진입해 성공한다. 이 소설을 읽은 후, 막 탈고한 내 소설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소설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일기장에 이렇게 쓴다. “재능은 균등히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기회는 우연에 의지할 것이다. 꿈이 악몽이 되는 건 한순간일 것이다. 간절하면 할수록 악몽의 내용은 더 끔찍해질 것이다. 예술은 불공정과 불공평의 세계이다”라고.
뉴욕을 배경으로 한 《인터레스팅 클럽》의 주인공인 여섯 명의 아이들은 나와 내 친구들을 많이 닮아 있다. 누군가에겐 뛰어난 재능이 있었으나 돈이 없었고, 우연히 발견된 재능이 별것 아니라는 걸 뒤늦게 깨닫게 된 친구도 있으며, 보통의 재능만으로 기회를 붙잡은 운 좋은 친구도 있다. 누군가는 꿈을 이루었지만 대부분은 꿈을 잃었다. 하지만 좌절된 꿈이 꼭 실패한 인생을 뜻하는 걸까? 진짜 인생은 어쩌면 ‘꿈을 이루고 난 이후’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예술이 공평하지 않다라는 말은 그러므로 이렇게 고쳐야 할지도 모르겠다. 예술이 끝내 삶이 되어버린 사람들에게 삶은 비교적 공평하다. 성공한 예술가로 살았던 한 친구가 가장 먼저 죽는다. 자연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은 이토록 비정할 수 있다. 어디론가 길을 떠나지 않지만 소설은 로드무비를 닮아 있다.
삶의 길을 걸으며 우리는 상처받고 어느덧 균열에 익숙해진다. ‘사람’이 오타가 나면 ‘삶’이 되는 것처럼, 그 오타도 사람의 삶이라는 것을, 어느덧 중년이 된 소설 속 주인공들이 삶으로 말하고 있다. 그렇게 삶은 계속된다.


백영옥(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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