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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뚱이의 상추쌈 명상

짱뚱이의 상추쌈 명상

오진희 글 / 신영식 그림 | 열림원 | 2005년 08월 1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7 리뷰 3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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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5년 08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242쪽 | 412g | 148*210*20mm
ISBN13 9788970634746
ISBN10 8970634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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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이 다 잘 먹고 잘 산다고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못 먹고 못 산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틀리게 먹고 틀리게 싼다. 요사이 식품들은 방부제나 농약에 노출되기 쉽고 원재료에서부터 갖고 있던 영양소가 파괴되거나 변질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왜곡된 과정을 거친 잘못된 먹거리를 먹게 되니 싸는 것 또한 누런 황금 똥이 아닌 푸르뎅뎅한 똥이거나 줄줄이 나오는 설사거나 그것도 잘 안 나와서 부글부글 가스만 차오를 수밖에. 참 우습다. 예전에는 가난한 사람이 쌀보다 시래기나 풀을 많이 먹으니 똥이 너무 거칠어서 똥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하다는 말이 있었는데, 지금은 껍데기 훌렁 다 벗겨낸 쌀이나 밀가루 음식에 고기만 기름지게 먹으니 변비가 걸려서 똥구멍이 찢어진단다.
--- p.
겨울 아침, 엄마는 이불 속에서 꿈지럭대며 나가기를 싫어하는 나를 불러 두부 심부름을 보냈다. 대문을 나서면 벌써 두부를 사러 온 아이들이 소죽 끓이는 불가에 모여 있거나 평상 가에 모여서 기다리고 있었다. 엄마는 내게 ‘끄트머리’ 것을 달라고 하라고 시켰다. 맨 귀퉁이 것은 광목 천 자국이 선명하게 드러날 정도로 ‘꼬옥’ 눌러지기 때문에 단단하고, 언뜻 보기에 작은 것 같지만 두부가 훨씬 더 무거웠다……. 따끈한 두부를 잘라서 밥상에 올려놓고 김장 때 담근 겉절이 김치에 싸서 먹으면 너무너무 고소하고 행복했다.
--- p.
무를 보자마자 입에 단물이 고인다. 잎을 잡고 쑤욱 뽑아 올렸더니 얼마나 탱탱하고 매끌매끌한지, 흙도 안 붙어 있다. 소매 끝에 쓱 문질러서 닦고, 가져간 칼로 껍질도 아까워서 살살 긁어낸 뒤 한입 베어 물었다. 아! 과일의 단맛과는 다른 땅의 단맛. 사과, 배가 뜨거운 햇볕이 만들어내는 단맛이라면 무는 흙이 만들어내는 단맛이다.
---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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