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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

리뷰 총점8.5 리뷰 12건 | 판매지수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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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5년 09월 12일
쪽수, 무게, 크기 276쪽 | 376g | 148*210*20mm
ISBN13 9788990220479
ISBN10 899022047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자폐아를 연구하는 전문가와 자폐아를 가진 부모들의 오랜 필독서 『어느 자폐인 이야기』의 저자이자 세계적인 동물행동학 분야의 교수인 템플 그랜딘 박사의 두 번째 책이다. 저자는 한 사람의 자폐인으로서 자신의 경험을 통해 자폐인의 감정과 인식세계, 자폐인의 인간관계와 재능계발을 총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모든 자폐인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템플 그랜딘은 보통 사람들이 언어로 사고하는 것과 달리 자신은 그림으로 사고함을 이야기한다. 10년 전 『어느 자폐인 이야기』를 쓸 때까지만 해도 다른 사람과 자신의 사고 체계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던 그녀는 이 책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같은 방식으로 사고하는 것은 아니며, 서로 다른 정신세계와 인식 방법을 이해하고 서로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것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서문

1장 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
자폐증과 시각적 사고
사고방식의 차이
비시각적인 정보의 처리방식
추상적 개념이해하기
시각적 사고와 머릿속의 이미지

2장 자페증이란 무엇인가?
자폐의 유형과 진단
고기능 자페인과 저기능 자폐인의 차이
자폐증 연속체에서 나의 위치

3장 감각 기관이 전달하는 신호가 다르다
청각문제
시각문제
냄새와 맛
감각혼란
감각통합

4장 감정의 교감을 배우다
자폐증과 동물의 행동
자폐인의 감정

5장 숨겨진 재능을 어떻게 계발할 수 있는가
자폐인의 지능 계발
대학과 대학원 생활
자폐인의 일과 직장 생활

6장 약물치료도 도움이 된다.
약물 치료와 새로운 치료법
생화학 치료를 알게 되다
자폐증의 약물치료
간질과 유사한 상태
자해 행동 치료
신경이완제

7장 타인과 상호작용하기
자폐증과 인간관계
사회적 관계의 기술

8장 가축 시설을 설계하다
동물과의 유대
인도적 도축과정
이상적인 구속장치

9장 예술가와 회계사
동물 사고의 이해
새 사방
가축의 감정
해부학적, 신경학적 증거

10장 천재성도 비정상이다
자폐증과 천재사이의 고리
비범한 자폐인들

11장 천국으로 가는 계단
종교와 믿음
불멸성과 삶의 의미에 대한 의문

저자 소개 (1명)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템플 그랜딘
템플 그랜딘 박사는 천재적인 동물학자로, 미국에서 사용되는 가축 시설의 3분의 1이 그녀가 설계한 것이다. 그녀는 자폐증에 대한 강의도 많이 하는데, 그녀 자신이 자폐인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세계를 생각하고 느끼고 경험한다.
그녀는 두 살 때, 보호 시설에서 평생을 살 것이라 의사가 진단했던 자폐아였다. 그러나 어머니의 헌신적인 노력과 자신이 갖고 있는 보통사람들과는 다른 인식세계를 받아들이고 발전시키는 과정을 통해 성공적인 자기계발과 사회생활을 하게 된다. 중학교 시절 자신을 놀리는 아이를 때려 퇴학당하고 신경발작 증세로 고통을 겪지만 어머니와 정신과 주치의의 도움으로 마운틴 컨트리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그곳에서 칼록 선생님을 만나게 된다. 칼록 선생은 템플의 병적인 고착증을 장애로 버려두지 않고 창의적이고 가치 있는 프로젝트를 구상하는 일로 이끌어 준다. 칼록 선생님의 도움으로 일리노이 대학에 진학하고 동물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그림으로 생각하는 자신의 재능을 살려 동물의 이동 경로에 가장 적합한 가축 시설을 설계했다.
현재 콜로라도 주립대 동물학 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미국과 전 세계를 순회하며 자폐증 관련 강의를 한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템플은 자폐증을 낭만화하지 않는다. 또한 자폐증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삶에서 중요시하는 사회 생활, 쾌락, 보상, 교제 등으로부터 자신이 단절되었다는 사실을 경시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템플은 자기 자신의 존재와 가치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역설적이게도 이것이 자폐증의 덕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한 강연에서 그녀는 이런 말로 강의를 맺었다. “손가락을 딱 튕기면 자폐인이 아닌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겁니다. 그건 제가 아니기 때문이고 자폐증은 제 존재의 일부니까요.”
--- p.12 '올리버 색스'의 서문 중에서
시각 처리 장애가 아주 심해서 여러 감각 중에서도 시각이 가장 부정확한 사람도 있다. 말을 하지 못하는 자폐인 가운데 일부는 낯선 곳에 가면 앞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며, 시각적 단절이나 화이트 아웃이 일어나 앞이 전혀 보이지 않게 되는 문제를 겪는 사람도 있다. 화이트 아웃이란 텔레비전에서 방송을 하지 않는 채널을 틀었을 때처럼 화면 가득 흰 반점이 퍼지는 스노 노이즈가 보이는 현상이다.
--- p.87 '3장 감각 기관이 전달하는 신호가 다르다...' 중에서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템플 그래딘은 자기 자신이 직접 경험한 자폐즈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을 제공한다. 이 책은 인간 정신이 세계에 대응하는 방식을 탐구하여 인간 정신에 대한 이해를 깊이 하고자 하는 사람 모두에게 무척 가치 있는 글이다.
워싱턴 타임스
지금까지 그 누구도 템플만큼 자페인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하지 못했고, 어떤 이론가나 연구자도 그녀만큼 이 분야에 대한 권위를 가지고 말할 수 없었다. 그녀만큼 잘 아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특수 교육 분야에 관심 있는 모든 부모와 전문가들이 기다려 온 책이며, 일반 독자에게는 자폐증, 그로 인한 어려움과 장점을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애너벨 스텔리, 『기적의 소리』의 저자

회원리뷰 (12건) 리뷰 총점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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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같고, 모두 다르다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p*******8 | 2020.05.12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모임을 하기 전, 미처 친구들에게도 말하지 못했지만 사실 나는 자폐인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다. 젠더, 빈곤, 지역, 학력과 같은 수많은 문제에는 늘 신경을 날카롭게 세우고 예민하게 굴면서도 장애인 차별 문제만큼은 늘 뒷전이었다. 이유를 돌이켜볼 필요도 없다. 이미 정확히 알고 있으니까. 내 주변에는 장애인이 없다. 그들은 내 삶에서 거의 지워진 존재나 마찬가지이고, 어쩌다;
리뷰제목
모임을 하기 전, 미처 친구들에게도 말하지 못했지만 사실 나는 자폐인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다. 젠더, 빈곤, 지역, 학력과 같은 수많은 문제에는 늘 신경을 날카롭게 세우고 예민하게 굴면서도 장애인 차별 문제만큼은 늘 뒷전이었다. 이유를 돌이켜볼 필요도 없다. 이미 정확히 알고 있으니까. 내 주변에는 장애인이 없다. 그들은 내 삶에서 거의 지워진 존재나 마찬가지이고, 어쩌다 그들을 대하게 되더라도 전혀 관심없이 금세 지나치곤 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자는 친구의 제안을 아무 감흥 없이 담담하게 응했는지도 모르겠다.

템플 그랜딘 박사의 <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는 그렇게 별 생각 없이 읽게 됐다. 그럼에도 한 가지 흥미로웠던 지점은 그의 삶에 영화 같은 지점(책에서는 사방으로 나오는 서번트 증후군)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 가축 시설의 1/3을 설계할 정도로 뛰어난 그의 실력은 사실 자폐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자폐 덕분에 동물과의 교감이 훨씬 쉬웠다고 말한다. 자폐나 장애에 대한 배경지식은 없었지만 장애인이 세상을 감각하는 방식이 비장애인과 다르다는 점만으로도 이 책을 즐겁게 읽기에 충분했다.

비장애인, 그러니까 나 같은 사람은 사물을 텍스트와 콘텍스트로 인식하고 상황이 달라지더라도 그에 맞게 적용해서 생각할 수 있다. 반면 자폐인 사람들은 상황을 그림처럼 있는 그대로 이해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변수가 생기면 쉽게 이해하지 못하고 버벅인다. 늘 쓰던 물건이 제자리에 없거나 일상의 루틴이 달라지면 당황하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매일의 일상이 도전이다.

“각각의 문들이 내가 다음 단계로 옮겨 가는 것을 도와주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 삶은 일련의 계간을 밟아 온 것과 같다. 자폐증에 적응할 수 있게 된 계기나 돌파구 같은 것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을 자주 듣는데, 단 한 번의 약진으로 이렇게 된 것은 아니다. 단계적으로 계속 발전해서 여기 이른 것이다.”

자페라고 하면 흔히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중증 장애를 떠올리지만 실제로 자폐의 스펙트럼은 상당히 넓다고 한다. 경계성 장애로 취급되는 아스퍼거 증후군도 자폐의 일종이며, 템플 박사는 성인이 되면서 아스퍼거 증후군 정도의 장애만 남게 되었다. 그가 큰 성취를 이룰 수 있었던 까닭이다. 물론 그 뒤에는 가족의 도움이 있었고, 특히 큰 영감을 준 친척 어른도 있었지만 자신의 장애를 극복하려는 삶의 태도가 무엇보다 결정적인 역할을 핬을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이런 모습이 자주 보인다. 자폐를 과학적으로 탐구하고 어떤 특징이 있는지 거의 평생에 걸쳐 찾아보며 자신에게 맞는 삶의 방식을 찾으려고 노력한다거나 본인이 왜 비장애인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는지 연구하기도 한다. 한편으로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모든 사물과 상황을 이성적으로 판단하다 보니 자신의 일에서 남들과 다른 판단 능력으로 뛰어난 성과를 내게 된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 부분.

“많은 사람이 내가 하는 일이 감정적으로 힘겨울 것이라고 생각해서, 동물을 그리 좋아하면서 어떻게 도살하는 일을 하느냐고 자주 묻는다. 다른 사람들이 비해 덜 감정적이라 그런지, 나는 죽음이라는 것을 쉽게 감당한다. 나는 하루하루 내일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산다. 그래서 뭔가 가치 있는 일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크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나의 유한함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결국 책을 덮었을 때 나는 자폐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태도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같고, 모두 다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자폐와 비자폐인을 떠나 각자 자신이 가진 장점에 집중한다면 더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게 템플 박사가 나에게 가르쳐준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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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z**l | 2020.05.0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자폐인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 고른 이 책은 1995년에 출간되었지만 템플 그랜딘 박사가 살아온 시절을 배경으로 펼쳐지기에 자폐증이 세간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세상이 지금도 이어지는 듯한 착각이 든다. 주변에 자폐증을 앓는 사람이 없거나 나 스스로도 적극적으로 알고자 한 적이 없었던 점도 크게 작용할 것이다. 어쩌면 장애인의 이동권 문제처럼 소수자가 자꾸만 경계 바깥으로;
리뷰제목

자폐인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서 고른 이 책은 1995년에 출간되었지만 템플 그랜딘 박사가 살아온 시절을 배경으로 펼쳐지기에 자폐증이 세간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세상이 지금도 이어지는 듯한 착각이 든다. 주변에 자폐증을 앓는 사람이 없거나 나 스스로도 적극적으로 알고자 한 적이 없었던 점도 크게 작용할 것이다. 어쩌면 장애인의 이동권 문제처럼 소수자가 자꾸만 경계 바깥으로 밀려나는 사회적 배경 때문일 수도 있다. 그래서 더욱 자폐인이 직접 이야기하는 삶이 궁금했다. 이 책을 읽고 첫 번째로 자폐증의 증상과 범위가 무척 다양하다는 것을 알았다. 자폐인이 무엇을 어떻게 느끼고, 증상에 따라 어떤 방법을 취하는 것이 도움이 될지 세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지금은 어떨까? '자폐증'은 2000년대 들어서 '자폐스펙트럼장애'라는 용어에 포함되어 그 정의가 달라졌다. 무지개처럼 다양한 형태로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이 안에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비롯한 다른 발달장애도 들어간다. 세상은 끊임없이 나아가고 있다.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나의 지식은 픽션에서 그려지는 자폐아의 모습에 멈춰 있었을 것이다.


템플 그랜딘은 동물학 박사로 미국의 가축 시설의 3분의 1을 설계했다. 자폐인으로서 이미 1986년에 『어느 자폐인 이야기』라는 책을 출간했는데, 올리버 색스가 쓴 서문에 따르면 이전에는 자폐인의 '내면 서사'를 다룬 이야기가 없었으므로 선례가 없는 책이었다. 자폐증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가장 큰 특징이 외부와의 소통 단절이다. 이러한 특징과 자폐증에 대한 정보가 적었던 시대 상황을 고려하면 당연했으리라. 템플 박사도 자폐인으로서 겪었던 소통의 어려움, 비언어적인 감정의 파악, 정서적인 교류의 어려움 등을 책에 풀어냈다. 이런 문제들은 적절한 교육(많은 인내가 필요한), 경우에 따른 적절한 약물 처방, 주변의 배려를 통해 해결될 수 있다. 책에서 언급한 수많은 자폐인의 사례와 저자의 경험을 따라가면서 이 책이 진심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성장하는 데 아주 큰 도움을 준 사람들은 하나같이 창의적이고 틀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사람들이었다. 정신분석의나 심리학자들은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

-120쪽, 5장 숨겨진 재능을 어떻게 계발할 수 있는가

앞서 말했듯이 자폐증에 대한 지식을 갖춘, 그리고 치료 방법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진 의사가 절실하다. 내가 부모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간단하다. 40여 년 전에 한 좋은 의사 선생님이 우리 어머니에게 해 준 말인데, 의사, 약, 당신 자신, 그리고 무엇보다도 당신 아이에 대해, 당신의 본능을 믿으라는 것이다.

-162쪽, 6장 약물 치료도 도움이 된다


'그림으로 생각한다'라는 알쏭달쏭한 제목에 대한 의문은 첫 장에서 바로 해결된다. 템플 박사는 언어를 외국어처럼 느끼며, 말이나 글을 머릿속에서 소리까지 있는 영상으로 전환하여 이해한다고 한다. 이미지로 세상을 감각하는 것이다. 이 시각화 능력으로 머릿속에서 프로그램을 돌리듯이 필요한 설계를 입체적으로 뚜렷하게 그리고, 만들고, 수정하고, 꼼꼼하게 시뮬레이션까지 하면서 디자인할 수 있다고 한다. 대신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할 때 문제가 되는데, 템플 박사는 상징적 이미지를 이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평화를 비둘기, 평화 협정에 서명하는 뉴스 장면 등으로 시각화하는 것이다. 어떤 단어를 접했을 때 나 역시 우선 이미지로 떠올려 본 뒤 기억하려는 버릇이 있어서 공감하기 어렵지 않았다. 이러한 시각화 능력은 동물의 감각에 가깝고, 그렇기에 가축 시설을 디자인할 때 보통 사람들이 놓치는 문제점을 포착하고 해결할 수 있었다.


나는 자폐인이고 시각적으로 사고하기 때문에 당연히 사고가 반드시 언어적이거나 순차적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시각적 사고와 언어적 사고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기 훨씬 전부터 내가 실제로 사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동물이나 정상인이나 자폐인이나 모두 똑같이 사고한다는 말은 아니다. 그렇지만 사고와 표현의 여러 다른 종류와 능력을 이해하면 더 깊은 연관을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205쪽, 9장 예술가와 회계사

 

예술가와 회계사가 사고하는 방식이 다르듯이, 사실은 사람들 저마다 사고하는 방식, 감각하는 방식, 표현하는 방식이 모두 다를 것이다. 템플 박사는 다른 사람과 자신이 다르게 사고한다는 걸 최근에야 깨달았다고 썼다. 똑같은 개념을 배우더라도 저마다 이해도가 다른 것처럼 같은 색깔을 보더라도 우리가 보는 게 완전히 똑같지는 않을 것이다. 자폐인으로서 템플 박사는 <스타트렉>의 스포크(스팍)라면 자신을 이해할 거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외계인을 이해하기 위해 애쓰듯이 자폐인인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이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평생 애썼다. 사실은 이 세상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려고 끊임없이 애쓸 뿐이라는 걸 안다. 이 모든 여정을 템플 박사는 글로 정리해 남겼다. 자폐인에 대한 지식만이 아니라 자신이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임하는 한 사람의 삶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었다.


나는 소를 좀더 인도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공장 설비를 바꾸어 놓았다. 돈을 한 푼도 받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매일 1200마리의 소가 좀더 편안하게 죽음을 맞을 수 있다면 억울하지 않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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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 자신을 외부에서 지켜보는 사람으로 느꼈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홍*복 | 2020.04.24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감각, 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나 자신에 관하여 몇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 때문에.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마음이 동한 까닭도 언어가 아닌 시각적 이미지로 사고하며 살아간다는 제목 ‘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원제: T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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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 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나 자신에 관하여 몇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기 때문에. 이 책을 읽어야겠다고 마음이 동한 까닭도 언어가 아닌 시각적 이미지로 사고하며 살아간다는 제목 ‘나는 그림으로 생각한다’(원제: Thinking in Pictures, 1995.)에 끌려서였다.


저자 템플 그랜딘은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자폐인이다. 그에 따르면 자폐인 대부분이 언어 능력은 떨어지는 반면 공간 지각 능력은 뛰어나며, 자신은 특출한 시각화 능력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저자에게 ‘시각적 세계’란 ‘축어적 세계’다. 예컨대, 그는 추상적 개념을 시각화한 첫 이미지로 기억한다. 평화는 비둘기, 정직은 법정에서 성서 위에 손을 올린 그림, 영광은 무지개 따위로 담아두는 것이다.


자폐인의 생
책은 템플 그랜딘의 유년 시절부터 시작해 성장기, 사회에 나와 일을 하며 보통 사람과 다른 점들을 깨닫고 부딪히고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성실히 담았다. 그가 자폐증과 관련한 징후를 나타내기 시작했던 1950년대에는 자폐증에 관해 아는 의사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두 살 때였다면 카너 증후군(언어 발달 지연과 비정상)을, 성인인 지금은 아스퍼거 증후군(간단한 마음 이론 테스트 통과, 카너 자폐인보다 인지적 유연성이 뛰어남)을 진단받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하여 저자는 자신의 다름이 무엇에서 기인하는지 알기 위해 자폐증 관련 책을 읽고, 타인에게 사고와 감각 처리 과정에 관해 숱하게 물어보고 난 다음에야, 자신의 남다름을 온전히 이해하게 되었다. “평생 나는 관찰자였고, 나 자신을 외부에서 지켜보는 사람으로 느”끼면서.
나아가 더 많은 자폐아가 좀 더 어린 나이에 “끔찍한 고독” 상태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자폐증 연속체를 설명하고, 감각 혼란을 어떻게 견디며 효과적으로 처리했는지, 어떠한 약물 등을 사용했는지 상세히 밝힌다.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생활에 관하여 조언하는 면면을 통해 그가 얼마나 다른 자폐인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고자 했는지를 생생히 느낄 수 있었으며, 그 마음은 다정했다.


글을 배우듯 하나하나
저자에 따르면 자폐인은 사회적 직관과 복잡한 감정이 없기 때문에, 일반 사람이라면 쉽게 익혔을 (익힌다고 자각하지도 못할 만큼)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미묘한 지점과 의사 결정 과정을 습득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그는 누군가에겐 생득적인 일들을 모두 관찰하고 데이터화하여 저장해두고 생활한다. 잘못된 행동을 아주 나쁨, 조직 내 금기, 위반이지만 나쁘지는 않음으로 분류하여 규칙의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식이다. 마치 글을 배우듯이 사회적 상호작용 규칙을 하나하나 익힌다.


실체적 문
또한 자폐인은 반복적 일과나 습관이 바뀌는 것을 힘들어한다고 한다. 그랜딘에게 졸업은 매우 커다란 변화였고, 그는 ‘문’이라는 시각적 상징을 도입해 다른 단계로 넘어갈 때임을 체득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나는 기숙사 지붕 위에 올라가 앉아서 별을 바라보며 이곳을 떠나는 걸 어떻게 견뎌낼 수 있을까 생각해보았다. 그러다 거기에서, 기숙사를 증축하면서 생긴 더 큰 지붕으로 통하는 조그만 문을 발견했다. (…) 건물이 변하고 있었고, 나도 변해야 할 때인 것이었다. (…) 내 삶은 일련의 계단을 밟아온 것과 같다. 자폐증에 적응할 수 있게 된 계기나 돌파구 같은 것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을 자주 듣는데, 단 한 번의 약진으로 이렇게 된 것은 아니다. 단계적으로 계속 발전해서 여기에 이른 것이다. 내 일기를 보면, 문 하나를 통과하는 것은 전체 단계에서 한 발자국 앞으로 나간 것일 뿐이라는 걸 내가 알고 있었다.(38-39쪽)


당시 일기에 담담한 어조로 적힌, 그러나 담대한 말 “이제는 도서관에 있는 작은 문을 걸어 나갈 때가 됐다”라는 문장을 소리 내어 곱씹노라면 마음이 일렁인다. 실체적 문턱을 넘어서면 달라지리라 믿었고 나아갔던 저자처럼, 문이라는 상징을 만들어볼까, 그럼 지금의 조바심이 조금 누그러들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을 품게 되는 것이다. 문을 만들고, 열고, 걸어 나가기.


감각 없음이 아니라 감각 과잉 상태
그동안 자폐인은 무감각하며 자기 내부에 갇힌 사람이라고 여겼다. 철저한 무지였다. 이 책을 통해 그들이 보이는 반복적 이상 행동은 ‘감각 없음’이 아니라 ‘감각 과잉’에서 오는 고통에 따른 것임을 알았다. 아무것도 느끼지 아니하며 멍하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나친 감각 과잉으로 인해 극도로 혼란스러운 상태임을 말이다.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울지, 상상으로도 부족하다.


자기 몸의 경계가 어디인지도 알지 못하고, 시각·청각·촉각이 모두 뒤섞여버린다. 마치 만화경으로 세상을 보며 동시에 전파 방해 속에서 라디오 방송을 들으려 하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거기에 더해 음량 조절기가 고장 나서 라디오 소리가 귀청이 터질 듯 커졌다가 들릴락 말락하게 작아졌다가 한다고 생각해보자. 이뿐만 아니라 이들은 카너 자폐인보다 공포와 두려움을 더 잘 느끼는 신경계를 가지고 있어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완전한 혼란의 세계 속에서 무서운 적에게 쫓기는 듯한 과각성 상태에 있다고 상상해보라.(69-70쪽)


단지 사고 체계와 방식이 다른 것
책 후반부에 나열되는 자폐증을 지닌 천재들의 이야기는 지루했는데, 저자가 동류에 관한 자료를 열심히 찾아보았을 모습을 떠올리고, 그럴 만한 내적 동기가 있었으리라는 생각까지 미치자, 일순간 이해되었다. 스스로를 둘러싼 세계를 파악하고자 하는 치열함으로 다가오자 가슴 한구석이 뜨듯해지기도 했다. 나와 닮은 존재를 찾고자 하는 열망은 누구에게나 조금씩 있는 법이니까.
한편으로 명료해진 점은 자폐증을 지녔다 하여 뒤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증세가 있는 사람도 없는 사람도 모두 동등하며, 개중 어떠한 능력이 탁월하고 어떠한 것은 부족한, 결국 모두 다른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라는 깨달음이었다. 단지 사고 체계와 방식이 다른 것뿐임을. 그렇다면 우리는 그랜딘처럼 좀 더 세심하게 스스로와 주변을 살피고, 마음 쓰며 살아가야 하는 것은 아닐까.


저자는 한결같이 자신 삶이 유의미한 것이기를 바라고, 그렇게 살고자 애썼다. ‘내가 죽는다면 나의 생각들과 내가 이뤄낸 것들은 무엇이 될까’를 고민하며. 그가 찾아낸 길은 ‘소’의 신체로 ‘소’의 눈으로 사고하며 그들이 두려움에 떨지 않고 죽음으로 갈 수 있도록 해줄 도축 방법을 설계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특별함으로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어, 훌륭히 해내는 것. 한 사람의 생을 엿본 것으로 충분한 시간이었다. 20.04.10.


-끝-




곁가지.
+
책에서는 ‘고기능’ ‘저기능’으로 자폐인의 범주를 분류하였다. 통상적 의학 용어인가. 무엇을 할 수 있고 할 수 없음으로 짓는 구별이 자폐증을 겪지 않는 사람을 준거로 삼아 정해진 것은 아닐까. 이러한 명명은 옳은 것일까.
+
이 책을 읽는 동기는 순수했는가. 살면서 자폐인을 가까이서 지켜본 적이 없고, 장애를 지닌 이들을 자주 마주치지 못했다. 그들은 어디에 있는가. 그들을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만드는 사회 문화적 구조는 무엇일까. 나는, 피상적으로 그들을 알고 싶다는 단순한 호기심에 이 책을 집어 든 것은 아닐까. 인식적으로 소비하는 데 그친 것은 아닐까. 과도한 검열일까.
+
‘도축’과 ‘인도적’이라는 말. 템플 그랜딘은 미국 가축 시설의 1/3을 설계했고, 그 설계가 다른 나라에서도 널리 쓰인다고 한다. 분명 획기적이었고 (인간 입장에서) 윤리적 행위였을 터이다. 저자는 자신이 동물이라면 의식 있는 상태에서 다른 동물에게 물리고 찢겨 죽는 것보다야 안전한 길을 걸어가며 죽음에 다다르는 편을 택하겠다고 했다. 과연, 그러한가. 동의할 수 있을 듯하다 망설이며 자꾸만 발을 빼게 되는 마음. 인간이라는 종과 윤리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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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4건) 한줄평 총점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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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많은 걸 깨닫게 해준 책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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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2 | 2020.11.03
구매 평점5점
자폐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좋은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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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 | 2018.05.09
구매 평점3점
쉽게 읽혀지지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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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3 | 2018.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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