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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여행

천국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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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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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5년 05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74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91185711577
ISBN10 1185711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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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아무것도 몰라요. 걱정해주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인생을 살아간다는 게 어떤 건지.”
고요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숲에서도 잘 알아듣기 어려울 정도로 청년의 목소리는 낮고 작았다.
“어느 날 문득 모습을 감춰도 아무도 찾지 않을 만큼 한심한 인간이죠. 앞으로도 내 주위에는 쓰레기들만 들끓어댈 테고.”
자신도 죽으러 나무의 바다에 온 마당에 우스운 일이지만 아키오는 갑자기 이 청년을 말리고 싶어졌다.
--- p,37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왜?”라고 생각될 정도의 이유 때문에 사람들은 목숨을 버리기도 한다. 괴로움이 늘 상대적인 것은 아니다. 혼자 받아들이고 방황할 수밖에 없는 종류의 괴로움을 안고 있기에 아키오도 청년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 p,38

당신은 내 마음을 받아주고 응해주었소. 당신의 미소, 당신과 걷는 낯익은 거리가 얼마나 내 마음을 환희에 가득 차게 했는지 당신은 상상할 수 있을까.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몇십 배 더 강하게 당신은 내 정신을 지배했지. 당신의 말 한마디, 잠시 스치는 기색만으로도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기도 하고 반대로 가장 불행한 사람이 되기도 했소.
--- p,58

우리는 죽음에 가까이 다가갔던 적이 몇 번 있었소. 둘이 죽음을 선택하면 고뇌에서 해방되고, 사랑은 사랑대로 아름다운 결실을 맺겠지. 또 세상 사람들의 동정도 받았을지 모르오.
그러나 나는 역시 우리가 살길 잘했다고 생각하오. 죽어야지, 죽어야지 입버릇처럼 말하다가 조금 더 나아가 실행에 옮기려고 하면서도 그때의 흐름과 분위기에 발목이 잡힌 우리는, 지금 조린 김을 담은 병뚜껑을 여는 것도 힘겨워하고 얼마 안 되는 계단을 오르려고 해도 무릎이 아프지. 이제는 무해할 청산가리 병뚜껑을 여는 것도, 감나무 가지에 올가미를 거는 것도 원하는 대로 하지 못할 만큼 늙어버렸소.
이렇게 되고서야 비로소 확신을 갖고 말할 수 있겠소.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라고. 좋아한다거나 사랑한다는 달콤한 말을 넘어 당신의 불평과 잔소리까지 포함해 당신을 소중하게 생각하오.
당신과 만나 당신과 살았기 때문에 비로소 나는 이 세상에 생을 부여받은 의미와 모든 감정을 맛보았고 알 수 있었던 것이오.
당신에게 나도 그런 존재였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 모든 것이 당신의 것이오. 당신과 지낸 긴 세월도, 내 삶과 죽음도.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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