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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와 형사들의 여름

마법사와 형사들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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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7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400쪽 | 378g | 128*188*30mm
ISBN13 9788961092661
ISBN10 8961092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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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전에도 말했지만, 마법으로 죄를 고백하게 만들어도 체포할 수는 없어. 아무리 일시적인 자백을 이끌어내 봤자 마법이 풀리면 범인은 다시 금방 자백을 뒤집는단 말이야. 저기 마리, 재판이 끝날 때까지 쭉 효과가 이어지는 마법은 없어?”
“그런 편리한 마법이 있을 리가 없지.”
“흠, 그런가.” 마법은 원래 편리한 것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의외로 그렇지도 않은 듯하다. 역시 형사는 마법 같은 것에 의지해서는 안 되는구나. 소스케는 다시 한 번 그렇게 생각한다. “결국 확실한 증거를 찾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 거네.”
--- p.61

큰일이다. 이대로라면 도망치는 범인을 놓치게 된다. 초조해하는 소스케에게 그때 마리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저기, 내가 좀 도와줄까?”
“마리가? 하지만 마법사의 힘에 의지하다니 역시 그건 경찰이 할 일이 아니야…….”
“아아 그만! 구시렁거리지 말고 부탁합니다, 마리님, 이라고 해!”
“부, 부탁합니다, 마리님!”
신기하게도 그런 대사에는 저항감이 없는 소스케였다.
--- p.102

경위는 안경 너머로 소스케를 빤히 노려보았다. “내 얘기 잘 들려?”
“네, 들리다마다요. 그저 들리기만 할 뿐 전혀 머리에는 들어오지 않습니다만…….”
“그럼 아무 소용없잖아! 내 다리랑 가슴만 쳐다보고 히죽거리고 있는데 얘기가 머리에 들어오겠냐고오!” 쓰바키 경위는 갑자기 말투가 거칠어지더니 손에 든 수첩으로 소스케의 머리를 냅다 후려갈긴다. 소스케는 “에헤헤…….” 하고 머리를 긁적이며 속으로는 환성을 올렸다. 아름다운 경위에게 질타를 받는 일은 그에게 유쾌한 취미 같은 것이다.
--- p.139~140

“이 치한 같으니라고, 지금 뭐하는 거야! 관음증 환자! 변태! 경찰 부를 거야!”
몸의 중요 부분에 타월을 감싼 채 맹렬히 복도로 뛰쳐나온 마리는 눈앞에 쓰러진 소스케를 꾹꾹 발로 짓밟는다. 이것은 바야흐로 마법도 뭣도 아닌 단순히 분노에 몸을 맡긴 폭력이다. 마리는 부끄러운 나머지 이성을 잃은 것이었다.
“제, 젠장, 기다려 마리, 미안해, 사과할게, 하하, 사과할 테니까 차지 말라고……. 아하하.”
복도에서 몸을 비트는 소스케는 원래 심한 마조히즘 기질 탓인지 발에 차여도 의외로 기뻐하는 듯한 모습이다. 그런 그의 모습이 소녀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다. 이윽고 마리가 내지르는 영혼의 절규가 하치오지의 밤에 메아리쳤다.
“이 변태 자식, 발에 차이니까 좋냐!”
--- p.178~179

경위는 손가락 하나를 치켜들고 자신의 결론을 당당히 이야기했다. “이건 계획적인 범행이야. 범인은 처음부터 칼을 준비해서 이 저택에 들어온 거야.”
“역시 경위님의 혜안은 대단하십니다. 감탄했어요.” 소스케는 상사의 명석한 추리를 격찬하더니 휙 돌아서며 “안 그래, 와카스기?”라고 후배 형사에게 동의를 구한다.
와카스기 형사는 “아아, 네, 뭐.”라고 애매하게 수긍하고, 소스케에게 작은 소리로 반문했다. “아까 경위님이 전혀 다르게 말하지 않았던가요? 돌발적이니 뭐니…….”
“세세한 건 신경 쓰지 마, 와카스기. 그러면 키 안 큰다.” 소스케는 몸집이 작은 후배 형사의 어깨를 툭 치고 갔다. “설사 좀 돌아왔다고 해도 경위의 추리는 옳아. 이건 계획적인 범행이야.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래요? 하지만 제 키와 경위의 추리는 아무 상관없다고요!”
--- p.236

“저 남자가 마쓰나가라는 사람을 죽인 진범인 거지?”
“아니, 아직 확실한 건 아니야. 수상하긴 하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어. 그래서 이렇게 마리에게 협력을 요청한 거잖아.”
“그건 그렇지. 그런데 말이야.” 마리는 입술을 삐죽거리며 새삼스레 불만을 토로했다. “소스케는 내 마법에 의지하려고 할 때도 있고 의지하지 않으려고 할 때도 있고, 의외로 어정쩡하네. 혹시 날 ‘편리한 여자’라고 생각하는 거 아냐?”
“아, 아니라니까.” 단, ‘편리한 마법사’라는 생각은 가끔 한다.
--- p.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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