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만 들어가면 나는 하품의 공격에 속수무책이었다. 코니는 하품할 때 소리 좀 내지 말라고 잔소리를 해댔다. 내가 하품을 하면 잔디 깎는 기계가 돌아가는 것 같다고 했다. 고개를 돌려 나를 보면 내 입에서 나무 조각들이 튀어나올 것 같다고 했다. 나는 번번이 회중석에 등을 기대고 코니의 성난 표정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젠장, 그건 그냥 하품이었을 뿐이다! 저속한 행위를 한 게 아니다. 교회에서 파티를 벌이자고 하지도 않았다. 딱 한 번, 교회 뒤편 쓰레기통 옆에서 오럴섹스를 하면 재밌겠다고 말한 적은 있다. 당연히 농담이었다. 그곳에 쓰레기통 따위는 없었다! 우리가 있던 곳은 식료품 가게가 아니었다. 나는 식료품 가게 뒤에서 하는 오럴섹스를 경멸한다. 맨해튼에서는 그런 짓을 하기가 쉽지 않다. 반면 뉴저지에서는 아주 수월한데, 거기서는 합법적인 행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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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해마다 디렉트티브이가 제공하는 야구 경기 패키지를 갱신하고 구식 비디오레코더로 레드삭스의 전 경기를 녹화했다. 정전 때문에 놓친 경기들을 제외하면 1984년부터 레드삭스가 나온 경기를 모두 소장하고 있었다. 그 사이 비디오레코더를 일곱 번이나 바꿨으며, 갑자기 고장 나서 녹화가 중단되는 일이 발생할까 봐 옷장에 일곱 대를 더 쌓아놓았다. 야간 경기 전에는 항상 같은 음식을 먹었고(닭고기 볶음밥 한 접시), 경기가 있는 날에는 다른 약속을 잡지 않았다. 그리고 6회는 절대 보지 않았다.
(…)
정규 시즌에 레드삭스가 뉴욕 양키스에게 아홉 경기 이상 뒤처지면, 나는 홀랜드 터널을 따라 뉴저지로 가서 노스 베르겐에 있는 하워드 존슨 호텔에 방을 잡고, 내가 응원하는 팀의 운이 바뀌기를 고대하며 뉴욕 경계선 밖에서 그날 경기를 시청했다.
코니가 내게 물었다.
“그렇게 양키스가 싫으면 뭐 하러 뉴욕으로 이사 왔어?”
내 대답은 간단했다.
“대체 어떤 도시길래 양키스 팬 같은 괴물이 생기는지 궁금해서.”
--- p.53~54
나는 대통령의 날이 붙은 긴 주말에 헤더의 집 차고에서 그녀와 사랑을 나누었고, 헤더의 가족과 식사를 하는 동안 무전 청취기 다이얼을 돌리는 벨리슬 씨의 팔뚝 핏줄을 감탄의 눈으로 지켜보았다. 화요일에 다시 등교했을 때 그 모든 것이 삽시간에 끝장났는데, 헤더가 나를 차고 헤어스타일이 이상한 어떤 놈한테 가버린 것이다. 나는 충격과 마음의 상처와 당혹감에 사로잡혔다. 헤더의 혀를 빼앗겼다는 허탈감에 시달렸고?그 혀는 나로서는 난생처음 맛본 혀였으며, 내가 사람의 입과 그 수많은 신비에 눈을 떠 치과의사가 된 계기, 적어도 그 부분적인 이유였다.?변덕스럽고 독선적인 어떤 힘이 처음에는 내 아버지를, 이번에는 벨리슬 씨를 앗아갔다는 사실에 분노했다. 결국 나는 누구라도 할 일을 했다. 20킬로미터나 떨어진 쇼핑몰까지 걸어가, 문이 잠기지 않은 차의 뒷좌석에 살그머니 올라탄 다음, 아무런 의심도 없는 여성 운전자와 함께 다시 20여 킬로미터를 달린 뒤, 차고에서 잠시 기다리다가 그녀의 집으로 들어가서 벽장을 발견하고 그 안에서 자위한 다음 잠들었다가, 이튿날 아침 식사를 하는 가족 앞에 불쑥 나타났다.
--- p.73~74
코니는 정말로 완벽한 미인은 아니었다. 물론 시선을 잡아끄는 아름다움은 두루 갖추고 있었다. 고운 머릿결, 알록달록한 갈색 눈동자. 그리고 그녀의 아름다운 가슴은 여름날 뭇 사내를 설레게 하는 티셔츠와 비키니 상의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블라우스와 블레이저코트, 겨울 재킷에도 그 진가가 드러날 만큼 완벽했다. 예전에 내가 졸라서 코니가 딱 한 번 상의를 벗은 채 달걀 프라이를 한 적이 있는데, 나는 그 모습을 카메라로 찍으며 나중에 꼭 사진을 지우겠다고 다짐했고, 덕분에 그날 오후 내내 지극한 행복에 젖어 지냈다.
(…)
하지만 그녀가 남자를 닮았다는 점에 너무 신경을 쓴다는 느낌이 들 때마다 의식적으로 생각의 방향을 돌렸다. 다른 것들을 생각했다. 그녀의 젖가슴, 재치, 나를 향한 다정함. 하지만 우리가 갈라선 뒤로는 그녀의 졸아든 윗입술과 콧구멍 평수가 큰 코만 눈에 띄었다. 코니와 대화할 때마다 그것들이 확 도드라져 보였으며, 거기서 눈을 돌리기는커녕 일부러 더 유심히 관찰했다. 그리고 그것들에 시달리며 여생을 보내야 하는 운명에서 탈출한 나 자신을 축하했다.
그리고 이제는 입술에 더해 신자라는 결함까지 생겼다.
--- p.337~3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