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와 다름없이 몽롱한 상태로 출근하던 남편에게 잔소리를 쏟아내던 그날 아침, 우연히 틀었던 텔레비전에서 환상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한적한 바닷가에서 행복한 웃음을 짓는 가족의 모습. 그 순간, 내 머릿속에는 오로지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어디든 떠나야겠다!’
남편과 하루 24시간 내내 붙어 있어도 웃음만 나오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었다. 조금 더 솔직히 말하면, 육아 스트레스로 더 이상 웃음이 나오지 않는 지금 이 순간조차 남편과 함께하고 싶었다. 우리 세 사람의 시간이 절실히 필요함을 이제야 깨닫게 된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던 ‘아이와 함께 해외여행’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_프롤로그 중에서

그렇게 하나하나 몸으로 경험하며 깨달은 가장 큰 진리는 이것이었다.
‘여행지에서 아이가 행복하지 않으면 나도 남편도 절대로 행복한 여행이 될 수 없다.’
그렇다.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건 좋은 숙소도, 맛있는 이유식도 아니라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이었다. 다행히 도 아이는 첫 해외여행에서 아프지도 않았고 크게 떼를 쓰거나 말썽을 부리지도 않았다. 오히려 새로운 곳을 만날 때마다 호기심 가득한 표정과 행동으로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참 다행이다. 내 아이가 나와 같은 여행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_내 아이의 여행유전자 중에서

언제 봐도 반가운 세일이라는 커다란 글씨를 보며 옷걸이를 뒤적거리던 나는,
“민아야, 이 옷 어때? 엄마 이거 살까?”
하며 자연스럽게 뒤를 돌아 아이를 내려다보았다. 어라,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거지? 그 자리엔 나를 향해 웃고 있어야 할 아이가 보이지 않았다.
아이가 내 뒤에 있는 걸 확인한 지 30초, 아니 10초도 채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다. 옆에 있나? 아니면 저쪽인가? 줄줄이 서 있는 기다란 행거 사이를 미로처럼 돌아다니며 아이를 찾기 시작했다. 같은 자리를 몇 바퀴나 돌며 찾아보았지만 아이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순간 내 머릿속은 생각하기도 싫었던 말도 안 되는 상황들로 가득 찼다. 아, 정말이지 미칠 것만 같았다.
“민아야! 민아야! 강민아!!”
미친 듯이 아이 이름을 부르며 매장 안과 밖을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_잊지 않겠다, 씨암 파라곤 중에서

아이가 유모차 타는 걸 좋아하지 않더라도 오랜 시간 걷고 이동이 많은 여행지에서 아이의 유모차는 필수품이
다. 중간에 낮잠을 재우기도 좋고, 꼭 아이가 유모차에 타지 않더라도 무거운 짐과 가방을 유모차에 걸어둘 수 있으니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다. 대부분의 항공사에서는 영?유아를 동반한 경우 아이 1명당 유모차 혹은
카시트 1개를 무료 수화물로 이용할 수 있다. 유모차는 공항에서 체크인할 때 부치지 않고 비행기 탑승 직전 게이트 앞에서 바로 부칠 수 있으니 공항에서도 유용하게 쓰인다. 단, 너무 무겁고 큰 유모차보다는 작고 가벼운 여행용 유모차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_짐 꾸리기 노하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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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아는 이름은 물론 여행을 좋아하는 것까지 나와 닮은 꼬마 여행자다. 이 아이가 아장아장 남긴 발자국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여행은 매 순간이 도전이다. 걸음마를 하기도 전에 엄마와 해외여행을 떠난 아이의 도전은 인생의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엄마라서’ 떠날 수 없다 말하는 사람들에게, ‘엄마이기에’ 떠날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주기에 더욱 감동적이다. 여행과 육아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듯하지만, 실은 엄마와 아이의 사랑 이야기인 것이다. 많은 독자들이 책을 펼치는 순간 ‘엄마’라는 이름 아래 억지로 묻어야만 했던 ‘용기’를 되찾을 수 있기를!
_손미나 | 스페인, 너는 자유다의 저자, 허핑턴 포스트 코리아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