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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그늘에서 행복을 보다

세상의 그늘에서 행복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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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11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11쪽 | 314g | 142*195*20mm
ISBN13 9788990449337
ISBN10 8990449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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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물이야말로 중동과 아프리카의 생사를 지배하는 요소다. 물만 있으면 식물이 자라고 그 식물을 먹는 동물도 살 수 있기 때문에 토지 문제의 95퍼센트는 해결된 것이나 다름없다. 만성적으로 물이 부족한 토지에 사는 사람들은 ‘자연 보호’라는 말을 의식해본 적이 없을 것이다. 자연 현상은 그들의 타고난 본능으로 어느 정도 이해되지만, 거기에는 도시인의 그런 말을 할 때에 갖는 이상주의적인 판타지나 전지구적인 이데올로기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보호되어 마땅한 것은 우선 ‘나 자신, 즉 인간’이지 결코 자연이 아니라는 사실을 그들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 p.73
험로는 종종 심각한 비극을 초래한다. 위급 환자나 부상자가 간신히 의료 기관에 도착하기도 전에 호흡이 끊어지고 만다.
선진국과는 달리 수백 미터 내지 1킬로미터 정도 거리에서 병원 간판을 볼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마을은 대부분 무의촌이다. 이름뿐인 의사라 할지라도, 어쨌든 상처를 꿰매고 지혈을 할 수 있는 의사가 있는 마을까지는 30킬로미터 된다고 치자. 선진국이라면 의료 기관이 이토록 멀리 떨어져 있다는 사실은 상상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30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해도, 30분 정도면 도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시속 10킬로미터밖에 내지 못하는 길이라면 30킬로미터는 세 시간이나 걸린다. 그 사이에도 험로는 부상자를 위 아래로 뒤흔들어놓으며 조용히 잠들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출혈은 점점 더 심해진다.
--- p.68
나는 일정 수준 이상의 고온 속에서는반대로 저온일 때도 마찬가지겠지만 인간의 사고가 불가능해진다는 사실을 그때 깨달았다.
먹고 마신다거나, 끈을 맨다거나 또는 물건을 옮기거나 하는 따위의 원시적인 일을 하며 살아갈 뿐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러나 분석하고, 조립하고, 공통 항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하여 다시 구축하고, 가공의 조건에서의 추이와 결과를 추정하는 등의 복잡한 작업은 전혀 하고 싶지 않게 된다.
--- p.113
달걀이 맛있음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은 달걀을 모으면서 먹어버린다. 그러나 달걀은 고가의 상품이다. 아이들에게 먹일 여유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들은 ‘달걀을 먹으면 병에 걸린다’고 가르친다. ‘덜 익은 푸른 매실을 먹으면 죽는다’는 말과 같지만, 덜 익은 푸른 매실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으나, 달걀의 경우는 말짱 거짓말이다.
아프리카 아이들은 부모에게서 그런 말을 들으면 달걀에는 분명 독이 들어 있기 때문이라며 먹지 않는다. 부모는 달걀을 비싸게 팔 수가 있으나, 아이들의 단백질 부족은 해소되지 않는다.
--- 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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