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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쳐

도망쳐

: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박일문 | 좋은날 | 2001년 08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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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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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1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437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6894936
ISBN10 8986894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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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박일문
영남대 법학과, 연세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단편 소설 『왕비를 아십니까』당선, 『살아남은 자의 슬픔』으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장편 소설로 『아직 사랑할 시간은 남았다』『적멸』『달은 도둑놈이다』, 산문집으로 『추억』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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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도는 이제 가끔씩 미정의 방에 간다. 흑도는 미정의 것임을 느껴야 한다. 그것은 강박이다. 미정은 흑도에게 흑도 육체가 그녀의 것임을 주입시킨다. 미정은 그것을 사랑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흑도는 사랑은 한 송이 장미 같다는 것을 안다. 계절이 지나면 장미는 시들어져 땅에 떨어져 어디론가 사라진다. 장미의 화려함은 가립이다. 사랑은 사람을 묶고 가두는 방식이라는 것을 안다. 그러나 흑도는 그곳에서 도망가고자 하지 않는다. 도망간들, 피안도 무의미하긴 마찬가지다.
--- p.151
그녀와 그 사이에 한동안 침묵이 흐르고 나서 흑도는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널 사랑했었다는 생각이 든다."
미정은 말이 없다. 흑도는 내친 김에 그녀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한다.

"삼사 년 전이었지. 나는 군에서 갓 제대를 했고, 넌 제적생이었다. 그 때 넌 후배에 지나지 않았다. 후배란 개념, 정말 이상하더구나. 네가 어떤 실수를 해도 밉지가 않았다. 네가 다른 남자하고 자고 내 앞에 나타났을 때도, 널 미워하지 않았다. 이건 진실이다."

"나도 알아요."

"왜 네게 질투심을 안 가졌는지, 그건 나로서도 설명할 길이 없다. 난 오히려 선배로서 너에게 부성애를 느낄 정도였다. 넌 정말 내 앞에서 버르장머리없는 천방지축이었다. 언제나 나를 당혹하게 만들었고, 모든 일에 감정을 앞세웠고, 격정적이었고, 즉흥적이었다. 그 때문에 나로선 당혹스러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네가 무애 스님과 잤을 때도, 그리고 약혼자라는 배 씨를 데리고 내 앞에 나타났을 때도, 그리고 네가 어떤 남자의 아이를 임신하고 내 앞에 나타났을 때도, 난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왜 기분이 나쁘지 않았는지 나로서도 설명할 길이 없다. 그래서 너와 나 사이에 혈연의 따스한 피가 흐르고 있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넌 나에게 누이였고, 딸이었고, 서클 후배면서 애인이었다. 물론 넌 내 완벽한 모성이기도 했다."

"그런 이야기는 만나서 해."

"아니다. 밤도 깊었고 나올 필요도 없다. 이제 정말 난 네 곁을 떠난다. 네 곁을 떠나는 이유가 있다면...... 너나 나에겐 자유가 필요할 것 같아서다."

"거기 어디야?"

"그냥 들어라. 우린 근본적인 부분에서 어긋난다는 생각이 든다. 기분 나쁘게 듣지는 마라. 당신은 역시 세속을 그리워하는 사람이고, 난 세속을 두려워하는 사람이다. 난 세속에 완전히 뛰어드는 것이 늘 두렵다."

"내가 나갈게요."

"내 이야기 끝나지 않았다."

"말씀하세요."

"그래. 말하마. 난 움켜잡을 수 없었던 거다. 무슨 뜻인줄 알지? 나는 이것이 유일한 것이다, 하고 움켜잡을 수 없었던 거다."

"무언가 한 가지를 신념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형이 그랬잖아요."

"그랬기 때문에 나는 동료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다. 나의 무기력과 나의 위선, 나의 악덕은 근본적으로 망설임에서 왔다. 이제 그 망설임도 끝이다. 나도 살 만큼 살았고 한 번쯤 뒤를 돌아보며 정리해 볼 때도 된 것 같다...... 사랑한다......"

"......"

"제기랄, 믿지 않아도 된다."

"기다려줘요. 제가 그리 나갈게요."

"아니다. 넌 나를 결코 찾을 수 없을거다. 낡은 시대가 끝나고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다."

"형."

미정의 마지막 소리가 들렸다. 흑도는 수화기를 놓았다.
---pp.23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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