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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직톤의 초상

이승우 | 예담 | 2015년 11월 16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4 리뷰 16건 | 판매지수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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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1월 16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380g | 130*200*21mm
ISBN13 9788959139767
ISBN10 8959139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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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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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일방적인 절교 선언에 의해 인간이 하나님과 분리됩니다. 자연이 인간과 분리되고 인간이 인간과 분리됩니다. 나는 이 사건을 그들의 삶을 위해 모든 조건을 부여해준 신을 향한 ‘인간의 폭력’이라고 부릅니다. 네, 실로 「창세기」야말로 시작의 책입니다. 천지의 시작, 역사의 시작, 인간의 시작, 그리고 죄의 시작, 반항의 시작, 살인의 시작, 폭력의 시작……. 이 사건의 결과로 인간에게 주어진, 혹은 인간이 얻어낸 선악에 대한 지식은 죽음을 전제로 한 것이기에 하나의 형벌입니다. 나치에 의해 교수형을 당한 한 젊은 독일 신학자의 표현대로 하면, 이 죽음은 이제 생명을 은사가 아니라 계율로 가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삶은 누리는 것이 아니라 감당해야 하는 것이 됩니다. 노동해야 하고 아파야 하고 미워해야 하고 싸워야 하고 죽어야 합니다. 신은 은혜 베풀기를 좋아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닙니다. 신의 은혜는 관계 안에 있습니다. 관계 안에 있을 때 한없이 자비롭지만 관계 밖으로 나가면 다른 쪽 얼굴을 보여줍니다.
--- p.19

그는 버리고 왔던 발아래 도시에 눈을 주었다. 자잘한 불꽃들이 웅성거리며 피어나는 그곳의 풍경은 흡사 동화 속 한 장면 같았다. 그 불빛들은 저희들끼리 무슨 말들인가를 유쾌하게 주고받기도 하고 왕래하기도 했는데, 이제까지와는 달리 그 모습이 왜 그런지 정답고 포근해 보였다. 그는 알 수 없는 불안에 사로잡혀 몸을 움츠렸다. 저 아래 세상이 저래선 안 되는 거였다. 그는 저들을 지배하기 위해 이 추크슈피체에 올라왔다. 그런데…… 그들을 지배하기 위해 올라선 정상에서 오히려 그들에 의해 소외되어 있는 자신을 느꼈다. 저들은 저곳에 저희들끼리 건재하고 자기는 혼자 버려진 채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는 갑자기 돋기 시작하는 소름에 몸을 떨어야 했다.
--- p.91

“현실 정치에 대한 관심은 하나님을 ‘정의’라는 스펙트럼을 통해서만 바라볼 때 도달할 수 있는 하나의 지점일 뿐이다. 인간의 정의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하나님의 자유이다. 하나님은 자신의 뜻을 통해 통치하신다. 하나님을 제한하려 해서는 안 된다. 나는 하나님이 개입할 여지를 상정하지 않는, 정의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어떤 형태의 인간적인 방법과 기획도 신뢰할 수 없다.”
--- p.205

“하나님을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기득권을 옹호해주는 편협하고 옹졸한 후원자쯤으로 간주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독재 권력의 발아래 무릎 꿇고 비굴하게 타협이나 하는 종교를 우리는 기독교라고 배우지 않았습니다. 거룩한 종교심을 앞세워 우리의 발목을 묶는 나쁜 현실 정치에 무관심하라고 선생님은 지금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그 무관심이야말로 권력이 바라는 것임을 우리는 압니다. 성서의 예언자 전통에 의하면, 우리의 하나님은 안정이나 질서 같은 쇠사슬을 이용해 인간을 노예화하는 현상 유지의 지지자가 아니라, 인간을 노예화하는 일체의 불의한 권력과 구조와 관습을 타파하고자 했던 개혁자였습니다.”
--- p.205

모든 신화는 권력으로부터 나온다. 권력만이 신화를 생산할 자격을 가진다. 권력 구조의 신성화. 그것이 신화의 참된 기능이다. 이런 관점에서 권력에 의해 덧씌워진 신화의 옷을 벗기고 읽으면 실제 에리직톤이 누구였는지, 그가 무슨 일을 했는지 알게 될 것이다. 예컨대 신성의 이름으로 인간을 억압하는 잘못된 구조를 바꾸기 위해 외로운 싸움을 벌이다가 희생된 의인이었을지 모르는 일이다. (…) 여신은 에리직톤에게 가장 무서운 형벌을 내린다. 그의 도전은 용납되지 않았다. 그의 모반이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 권력이 그대로 존재하는 한, 그리고 그 권력을 지원해주는 신화가 해체되지 않는 한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 나는 기꺼이 에리직톤이기를 원한다. 에리직톤의 신화를 부수기 위해 더 많은 에리직톤들이 필요하다는 것이 내 믿음이다. 에리직톤들이 결속하여 마침내 신화를 부수게 되는 순간에 얻게 될 빛나는 이름을 나는 알고 있다. 그것은 모세이다. 즉 해방자이다.
--- p.243~246

충고하는데, 목사 할 수 있으면 목사 해라. 이렇게 한심하고 끔찍한 현실을 두고 한가하게 무슨 종교 타령이냐고 할 사람도 있겠지. 그건 편협한 생각이고, 내 생각은 달라.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하는 말이야. 나는 도망가라고 하는 게 아니야. 정치가 무소부재인 세상 아닌가. 우리는 이 추악한 정치권력에 맞설 수 있는 힘을 어딘가에 축적해두어야 해. 그런데 그 힘은 정치권력과는 근본적으로 질이 다른 성격이어야 하겠지. 힘의 출처가 근본적으로 다른 데에 있는, 전혀 다른 기반에 뿌리내린 권위. 우리가 복종해야 할 권위가 가이사밖에 없는 현실을 생각해봐. 끔찍하지 않아? 가이사의 권력이 끔찍한 게 아니라 가이사 말고는 다른 권력이 없는 현실이 끔찍한 거라구. 우리는 가이사에게만이 아니라 가이사와는 질적으로 다른, 제대로 된 권위를 향해 우리 자신을 바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이런 시대에 더욱 종교가 요청되는 건 그 때문이야.
--- p.265

개혁과 형식, 그 사이에 누구나 자기 자리를 잡는다. 그 두 양식을 하나로 포용하는 것이 아니라 두 양식 사이에서 팽팽하게 긴장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긴장이 사라지면, 그러니까 어느 한편으로 쏠려버리면 우리의 정신은 쉽게 부패해버리고 만다. 아무리 고상한 것이라고 해도 부패하면 악취를 풍긴다. 무질서와 혼란이 선이 아닌 것처럼 억압과 경직 또한 선이 아니다. 수직과 수평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다. 그것들은 한쪽이 승리함으로써 다른 한쪽을 폐기해야 하는 적대적 관계가 아니다. 절대자와의 비뚤어진 수직 관계를 방치한 채 인간 사이의 평등한 관계만을 기획하는 것이 환상에 불과하다면, 인간 사이의 비뚤어진 수평 관계를 방치한 채 절대자와의 수직 관계만을 일방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한낱 공허에 다름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수직과 수평이 하나로 포섭되는 자리를 이상적인 것으로 설정하는 것은, 실천적 지평을 담보할 수 없으므로 논리의 기만이 되기 쉽다. 그것들은 우리의 삶을 가운데 두고 팽팽하게 긴장을 유지하며 흔들린다. 삶은 움직이고 흔들리는 데 뜻이 있다. 견고한 것, 딱딱하게 굳은 것, 움직이지 않고 한군데 고착된 것에 희망을 걸 수 없다…….
--- p.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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