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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와 단테, 우주의 비밀을 발견하다

아리스토텔레스와 단테, 우주의 비밀을 발견하다

꿈꾸는 돌-14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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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2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448쪽 | 546g | 140*210*27mm
ISBN13 9788971997079
ISBN10 8971997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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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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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벤하민 알리레 사엔스
1954년 국경 지역인 뉴멕시코 주 라스크루시스에서 태어났다. 멕시코계 미국인으로서 전통적인 가톨릭교 집안에서 자라, 1972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가톨릭신학교에 입학했다. 뒤이어 벨기에 루뱅 대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전공하고 사제 서품을 받았다. 3년 6개월간 신부 생활을 한 뒤 환속했다. 1985년에 엘패소에 있는 텍사스 대학교에 입학해 영어학과 문예창작을 공부한 뒤 아이오와 대학교 및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연구 장학생으로 대학원 과정을 마쳤다. 쉰네 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동성애자로 커밍아웃했다. 지금은 텍사스 대학교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치고 있다.
벤하민 알리레 사엔스는 ‘국경 지역’을 작가의 정체성과 작품 활동에서 중요한 삶터로 여기는 작가이다. 또한 비주얼 아티스트이자 치카노 운동가이기도 하다. 치카노 운동은 원래 멕시코계 미국인을 비하하는 차별적 언어였던 ‘치카노’를 적극적으로 차용하여, 멕시코계 미국인들의 권리를 찾고 고유한 문화 의식을 고양하는 운동이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내가 국경 지역의 열악함을, 내가 사는 도시의 열악함을, 사막 풍경의 열악함을 인정하기를 바란다. 그런데 나는 상냥하게 응답할 마음이 없다. 나는 열등성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스스로를 증오하는 이유를 알고 싶은가? 그건 세상 사람들이 우리를 증오하고 우리가 그 증오를 내면화했기 때문이다. 나는 나 자신을 증오하는 일을 그만두었다.”
2013년에 단편집 『모든 것은 켄터키 클럽에서 시작되고 끝난다』로 라틴계 미국인으로서 처음으로 펜/포크너 문학상을 받았다. 『그는 작별 인사 하는 것을 잊었다』로 토마스 리베라 어린이청소년 문학상과 사우스웨스트 도서상을 수상했고, 『지난밤에 나는 괴물에게 노래를 불러 주었다』는 미국도서관협회가 뽑은 10대 청소년 도서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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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밤 잠이 들면서, 내가 깨어나면 세상이 달라져 있기를 나는 빌었다. 아침에 눈을 떴는데 세상은 그대로였다. 이불만 걷어 젖히고 그대로 누워 있자니 열린 창문으로 뜨거운 바람이 쏟아져 들어왔다.
손을 뻗어 라디오 다이얼을 돌렸다. 「혼자서」가 흘러 나왔다. 후지긴. ‘하트’라는 밴드의 노래였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아니었다. 내가 좋아하는 밴드도 아니었다. 가사 내용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당신은 모르죠. 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나는 만 열다섯 살이었다.
나는 지루했다.
나는 비참했다.
내 심정 같아서는, 태양이 하늘에서 파랑을 싹 녹여 버렸으면 싶었다. 하늘도 나만큼 비참해지게.
--- p.15 『여름의 다른 규칙들』중에서
소년들. 나는 그들을 눈여겨보았다. 그들을 자세히 살폈다.
끝내 나는 내 주변에 있는 대부분의 남자애들한테 별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아니 솔직히, 아주 넌더리가 났다.
어쩌면 내가 조금 우월했는지도 모른다. 아니, 그랬던 것 같지는 않다. 나는 그저 그들과 말하는 법을 몰랐고, 그들 틈에서 나 자신이 되는 법을 몰랐다. 남자애들 틈에 끼어 있으면 내가 덜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남자애들 틈에 끼면 내가 멍청이 같고 부적격자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마치 그들은 모두 같은 동아리인데 나만 회원이 아닌 듯했다.
--- pp.36~37 『여름의 다른 규칙들』중에서
나는 말없이 운전만 했다. 이대로 영원히 트럭을 몰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내가 과연 사막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를 찾을 수 있을까 싶었는데, 그러나 찾았다. 마치 내 몸속 어딘가에 컴퍼스라도 숨겨 둔 것처럼. 우주의 비밀들 가운데 하나는 본능이 때로는 지성보다 훨씬 강하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트럭을 세우고 내린 다음 문을 꽝 닫으며 내뱉었다. “썅! 맥주를 깜빡했네.”
“맥주 없어도 돼.” 단테가 나직이 말했다.
“맥주가 필요해, 씨발!” 왠지 모르게 나는 고함을 지르고 있었다. 고함은 어느새 흐느낌으로 바뀌었다. 나는 쓰러지듯 단테의 품에 기대서 울음을 터뜨렸다.
단테는 나를 안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우주의 또 한 가지 비밀은, 때때로 고통이 폭풍우처럼 난데없이 밀려드는 것이었다. 더없이 쾌청한 여름 아침이 폭우로 끝날 수도 있다. 번개와 천둥으로 끝날 수도.
--- p.317 『그 비를 기억하렴』중에서
나는 말하고 싶었다. 지금껏 나는, 친구가, 진짜 친구다운 친구가 없었다고. 단테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나는 말하고 싶었다. 별을 관찰하고, 물의 신비를 알고, 새들은 하늘에 속해 있으며 우아하게 비행하다 비열하고 어리석은 소년들에게 총을 맞고 떨어져도 되는 존재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아는 단테 같은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줄도 몰랐다고. 나는 말하고 싶었다. 단테가 내 삶을 바꾸어 놓았다고, 내가 예전과 똑같이 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그리고 어찌 보면 단테가 내 목숨을 구해 준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닌 것 같다고. 나는 말하고 싶었다. 우리 엄마를 제외하면, 나를 두렵게 하는 것을 털어놓을 마음이 들게 해 준 첫 번째 사람이 단테였다고.
단테네 부모님에게 알려 주고 싶은 것은 아주 많았지만 그것을 표현할 말들이 나에게는 아직 없었다. 하여 나는 바보처럼 그저 같은 말만 되풀이했다. “단테는 내 친구예요.”
--- pp.373~374 『우주의 모든 비밀』중에서
“제가 어떻게 해야 해요? 저는 너무 부끄러워요.”
“부끄럽다니, 뭐가? 단테를 사랑하는 게?”
“전 남자예요. 걔도 남자고요.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엄마…….”
“내 마음 알아. 오펠리아가 내게 가르쳐 준 게 뭔지 아니? 그간 받은 편지들을 모두 읽으면서, 내가 배운 게 있어. 아빠가 옳아. 넌 도망칠 수 없어. 단테한테서.”
“저는 내가 미워요.”
“그러지 마, 아모르. 테 아도로(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데-옮긴이). 나는 이미 아들을 하나 잃었어. 또 잃지는 않을 거야. 넌 혼자가 아니야, 아리. 그런 느낌이 들겠지. 하지만 넌 혼자가 아니야.”
“어떻게 그토록 저를 사랑할 수 있어요?”
“어떻게 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니? 너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인걸.”
--- pp.423~424 『우주의 모든 비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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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하민 알리레 사엔스는 사이드와인더 방울뱀과 같은 괴력을 지닌 작가이다. 행간의 문장들이 울림 있는 순간들로 이어지다가, 어느새 감동적인 진실들로 일격을 가해 읽는 이를 쓰러뜨린다. 아리와 단테의 우정 이야기는 점점 강폭을 넓히고 굽이치는 강물처럼 흐르면서 진실들을 드러내 보인다. 사랑이 얼마나 어려운지, 가족이 우리에게 어떤 힘이 되는지, 진정한 자아를 발굴하려면 얼마나 고통스럽고 얼마나 깊숙이 파고들어야 하는지.

주디 블런델 (전미도서상 수상작 『그 여름의 거짓말』의 저자)
아름다운 이야기를 기막힌 솜씨로 들려주는 작품이다. 사엔스는 십대 소년들을 이해하는 각별한 능력과 웅숭깊은 시선으로 더러 아슬아슬해 보이는 소년들의 우정, 자신들의 우주의 비밀들을 발견하고 해결해 나가면서 겪는 어려움들을 보여 준다. 그 탐색은 기념할 만하고 아리와 단테는 한마디로 경이로운 인물들이다!

마이클 카트 (미국청소년도서관협회 전 회장)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체성을 고민하는 청소년에게는 우주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가 되었으면 좋겠고, 모든 청소년들에게는 차이의 가치를 배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성소수자를 배타적으로 바라보고 나와는 상관없는 일로 치부하고 있는 대다수 사람들의 생각과 태도가 바뀌길 바랍니다.

정욜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대표)
두 소년은 자신이 처한 현실을 삐딱하게 치받기도 하고, 서글프게 수긍하기도 하고, 의연하게 대처하기도 하고, 스스로 검열해 왔던 마음을 내비치기도 한다. 홀로 속앓이하던 두 소년의 자기혐오와 진한 슬픔은 어느덧 말이 된다. 친구가 있어서다. 지독히 외로워하는 자식의 아픔을 먼저 끌어안은 부모가 있어서다. 말이 되는 순간 혼자만의 자기혐오와 진한 슬픔은 다른 누군가의 내면에 파고들 동력을 얻는다. 그 동력은 많은 사람에게 각자 자기 내면을 탐구할 기회를 줄 것이다.

곽명단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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