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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빛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 러시아 문학ㆍ예술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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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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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2년 01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16쪽 | 478g | 153*224*30mm
ISBN13 9788970133034
ISBN10 8970133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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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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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광장에서의 무료나 권태와는 달리, 도시의 숨가쁜 리듬을 잠시 느리게 만들 수 있는 이 도시의 정원은 인공와 자연사이의 대구를 실현하는 공간이다. 도시의 인공적인 리듬 속에 잠시 자연의 리듬에 귀를 기울리게 하는 정원과 공원은 인간과 자연의 상호 작용을 이상화하는 심미적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사람들은 원근법을 알게 되고, 명암과 갚이가 있는 풍경화를 그리더니, 그 풍경 자체를 아예 소유하고자 했다. 이곳은 프랑스식의 기하학적이고 형식적인 정원에서 풍경을 담은 영국식 정원으로 변화를 거쳤다. 정원은 풍경을 닮았고, 풍경은 정원을 닮아갔다. 사람들은 니콜라 푸생이나 클로드 로랭의 풍경을 도심의 공간 내부에 심고자 했다. 정원은 인간과 자연의 이상적 합일을 상정함과 동시에 인가이 자연을 지배하고 길들이고 돌보는 기독교적 상징이기도 했다.

또한 볼테르가 <캉디드>에서 사람은 자기의 정원을 가꾸어야 한다고 말했을 때 이 정원은 이성과 계몽의 정원이기도 하지만, 가장 아름다운 정원은 사람들의 얼굴 속에, 내면이 고요에 맞닿은 평화로운 표정 속에 자리잡고 있다.

1710년 러시아 최초로 정원 조경 법령이 제정되었고, 유럽의 전문 조경사들을 초빙하여 식재植裁와 조경에 관한 지식이 보급되었따. 동시에 일반 민중들을 위한 공원도 들어서기 시작했는데, 이 시대의 정원은 타브리체스키 정원이나 멘쉬코프 저택의 정원, 셰레메체프 궁전의 정원처럼 17세기 프랑스의 정원 조경을 모방하고 있었다. 루이 14세가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을 조성할 때 그랬던 것처럼, 자연 경관을 균형 잡힌 이성의 산물이자 자연에 대한 인간 이성의 승리로 간주했던 것이다.

정원사들은 정원의 나무와 넝쿨과 잎사귀를 단정하고 각지게 이발했고, 그래서 장원의 외양은 잘 다듬어진 바둑판 같았다. 그러나 1750년대 이후, 바로크 건축에서 고전주의 건축으로 전이되는 시기에는 정원의 족여 방식도 바뀌게 된다. 클로드 로랭과 푸생의 그림에 묘사된 풍경과 같은 자연스러운 정취의 정원이 프랑스 정원의 인위적이고 기하학적인 추상의 선들의 정원을 대신한 것이다. 말하자면 기하학적 선들이 회화적인 풍경 자체에게 자리를 내준 것이다.
--- pp 161~163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회귀하는 연어처럼, 시간 속을 역류하는 기억들이 집을 지어놓은 장소이자 우리가 읽고 보고 들어야 했던 러시아의 작가, 화가, 작곡가들이 자신의 내면을 투사하던 모더니티의 도시 공간이기도 하다. 만일 그럴 수만 있다면, 상트페테르부르크 예술가들의 내면과 그들의 서정적 상상력이 담고 있는 저 먼 곳의 다음성적(多音聲的) 공간의 의미 있는 골격만을 모아 풍경과 기억과 내면에 의지하여 하나의 둥지로 만들고 싶었다.

해 저문 거리의 창문에는 인공의 불빛들이 반짝거리고 문 밖의 추위가 맹위를 떨칠수록 집 안은 아늑한 섬이 된다. 이 섬에서 보내야 하는 긴 시간, 러시아 작가들은 빛 속에 갇혀 있던 지난 여름의 인상들, 그 파편과 흔적들을 불러모아 겨울밤 내면의 공간에 깊이 가라앉아 쓰기 시작하는 것이다. 러시아 문학의 힘은 긴 겨울과 그 긴 겨울의 책상 위에서 타오르는 램프의 불빛과 그리고 그와 같은 시간의 섬에서 홀로 견디며 스스로 심연 속에 가라앉는 마음의 앙금, 바로 그와 같은 힘에서 연유하고 있을 것이다.
모스크바가 '나무'와 '원환'의 도시라면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돌'과 '직선'의 도시이다. 톨스토이가 <전쟁과 평화>에서 '아시아풍의 성스러운 도시'라고 묘사했던 모스크바가 나무와 원환의 이미지 속에서 '어머니-대지'의 모성적인 부드러움을 내포하는 여성적 도시라면,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돌과 직선의 기하학적 이미지 속에서 남성적인 강인함을 보여준다.

이 두 도시의 문화적 차이는 결국 '나무와 돌'의 차이이기도 한데, 모스크바가 아시아적이고, 시골스럽고, 안락하며, 벗과 같은 자연스러움과 가슴의 도시라면상트페테르부르크는 냉담하고, 공식적이고, 추상적이고, 비러시아적인 머리의 도시로 간주된다.

러시아는 언제나 유럽과 아시아 사이에서 국가의 정체성 문제로 흔들렸지만 상트페테르부르크가 '러시아의 유럽 도시'가 됨으로써 유럽의 변두리에 위치한 아시아의 도시, 모스크바는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일정한 문화적 거리를 유지하게 되었다.
--- pp 69~70
1843년 프랑스어로 출판된 드 퀴스탱 후작의 러시아 여행기, <차르의 제국 : 영원한 러시아 여행 La Russia en 1839>은 도스토예프스키가 <페테르부르크 연대기>에서 러시아에 대한 그의 비판적 안목에 언짢은 언급을 할 만큼 당대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킨 러시아의 현실 해부서였다. 드 퀴스탱 후작의 여행은 7월 10일부터 시작되는데, 그의 풍경 묘사는 핀란드 만과 네바 강 어귀의 황량함에서부터 시작된다.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다가가면서, 쓸쓸한 마음을 불러일으키기에는 그곳의 자연만한 것은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으로 접어들자 평평한 늪지대가 하늘과 육지 사이에 줄쳐진 미세한 선의 파동 속에서 끝나고 있었다. 바로 그 선이 러시아였다. 여기저기 자작나무 몇 그루가 서 있는 늪의 저지대가 시선이 닿는 곳까지 펼쳐져 있었다. 풍경이 보일 만큼 날은 밝았지만 텅 비고, 색채도 윤곽도 장엄함도 없는 경치였다. 이 회색의 대지는 창백한 태양과도 조화를 이룬다. 그 태양은 머리 위에서가 아니라, 수평선 근처에서 혹은 거의 그 밑에서부터 비치고 있었다. 비스듬히 비치는 햇빛으로 인해 벌어진 예각은 이 대지를 창조주의 의붓자식처럼 보이게 했다. 밤이 오히려 투명했고 낮은 우수가 깃든 모호함의 색채를 지니고 있었다. 가장 화창한 날에는 푸르스름한 색조를 띠기도 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이르기 전 진흙의 사막으로 둘러싸인 물의 사막을 건너야 한다. 바다와 연안과 하늘과 같은 모든 것이 뒤섞여 있다. 그것은 거울 같지만, 박箔이 없어 아무것도 비추지 않는 유리처럼, 흐릿하고 희미했다. - 드 퀴스탱, <차르의 제국 : 영원한 러시아 여행>

(...) 여름날 아침이면 가로수가 도열한 '대학 강변도로' 제방이나, 제바강 건너편 '영국 강변도로' 제방 그리고 상트페테르부르크 호텔 건너편의 '페트로그라드 강변도로' 제방에서 네바 강물에 낚시를 드리운 강태공들이 자주 눈에 띈다. 연 평균 50~150일 정도나 얼음에 뒤덮이는 제바 강의 여름은 낚시의 계절이기도 하다. 이들은 주로 꼬치고기, 쏨뱅이, 농어, 잉어, 황어, 붕장어, 칠성장어들을 낚는다. 물고기들은 네바 강과 라도가 호수 사이의 물길을 왕복하며 살아간다. 운이 좋은 날이면 물사이 센 강 상류의 산란 장소를 찾아 역류하는 연어를 낚을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그들도 물고기보다는 네바의 도저한 흐름 속에 숨겨져 있는 시간과 시간의 비밀을 낚고 싶어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겨울이면, 이 네바의 심청의 기운도 하얀 눈과 얼음에 뒤덮인다. 아마도 물고기들은 겨우내 얼음 밑을 차가운 물살과 헤엄치다가 해빙의 봄이 되어야 겨우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 브롯스키는 소비에트 시절의 이곳 사람들을 얼음 밑의 겨울 물고기에 비유하기도 했다. 네바 강의 겨울 물고기처럼 소비에트의 불안한 태양 밑에서 감옥에 갇힌 사람들은 빛 없이도 헤엄을 칠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그 빛은 이제 정교를 상징하는 빛과 같은 것이 아니라, 태양에 가탁하는 지상의 신인 소비에트의 권력에 대한 것이다.
--- p. 88~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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