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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이에나처럼 걸었다

나는 하이에나처럼 걸었다

: 무의식 속 즐거움을 찾아가는 길

동시대 예술가-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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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4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377g | 150*200*13mm
ISBN13 9788998259211
ISBN10 8998259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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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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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자신의 문제점을 볼 수 없다면 작가의 길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이 시대의 현대미술은 그 시작과 끝이 모호한 상태이다. 어떤 행위를 누가 어떻게 표현하고 문제를 제기해서 시선을 집중시키느냐가 관건인 것이다. 인간이 있기에 모든 예술이 필요하고, 또 작품이 만들어짐으로써 우리를 기대와 관심으로 끌어들인다. 지금 이 시대에 누가 어떻게 한 작가의 작품을 가늠하고 판단하겠는가?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나는 사람을 보게 된다. 그 사람 속에서 모든 예술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그것만이 그의 예술성을 판단할 수 있는 유일한 열쇠이기 때문이다. --- p.31

더 이상은 견딜 수 없는 평온함.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끝없이 계속되는 이 낯선 길 위에서 자꾸만 습기 없이 말라들어 쪼그라드는 씨감자처럼 나의 10월이 시름시름 건조되어지는 이 느낌…. 차라리 그 무더웠던 여름날에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생각 없이 그저 태양의 뜨거움만을 피하려고 헤매는 배고픈 사막여우처럼 맨해튼의 끝자락 차이나타운을 배회하는 초라한 이방인. 뉴욕의 가을은 그렇게 나를 초라하게 만드는 파렴치한 계절이었다. 에드가 알렌 포우가 살았던 푸줏간 2층 방을 바라보며 이 거리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자기의 세계와 사랑을 잃지 않았던 포우를 생각하면 지금의 내 모습과도 다를 바가 없었을 것이다. 앞서간 그의 문학 세계를 그땐 왜 그들은 알지 못했을까? --- pp.60-61

인간은 가장 프로페셔널할 때 비로소 가장 자유로워진다. 모든 자기 일에서 자신감이 생겼을 때 자기의 강박관념에서 빠져나올 수가 있으니까. 31가에 있는 스타벅스 커피숍에 앉아 끝도 없이 밀려드는 옐로택시와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생각한다. 15년 전 이 거리에서 깜깜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 얼마나 목이 타들어갔던가! --- p.92

그 겨울엔 나의 존재감은 사라지고 오직 삶의 방편이라는 끝자락에 서서 생존을 빼고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도 없었어. 누구 하나 찾아오지도 올 수도 없는 세탁소 2층 단칸방. 칼바람과 끝도 없이 내리는 눈. 그리고 검은 그림자들. 파리를 버리고 뉴욕을 선택했지만 미래도 목적도 없는 캄캄한 터널 속을 난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깊은 곳까지 들어와 있었지. 사막에 던져진 하이에나보다 더 희망이라고는 없는…. 강한 턱뼈도 나를 지킬 만한 그 어떤 무기도 없었던…. --- p.116

소호, 맨해튼 ,브룩클린, 이곳 롱아일랜드시티까지 가는 곳마다 애환이 없었던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하지만 끝없는 변화가 있었다. 경제적인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그림에 있어서의 본질적 변화가 있었던 곳. 색을 중시하면서 색면을 고집했던 파리 시절과 무채색 속에 펼쳐 보이고 싶었던 선의 자유로운 비상을 닮고 싶었던 뉴욕의 소호 시절. 하지만 결국 자유로운 선과 색면이 다시 합쳐지는 화면 앞에서 주춤거리고 있는, 요즘 왠지 순서가 바뀐 듯한 허탈감에 사로잡힌 듯한 나르시즘 속을 허우적대는 자신을 문득문득 뒤돌아보고 있음을 발견할 때마다 처음 뉴욕 땅을 밟았을 때의 그 짜릿했던 기억을 다잡아 추슬러보곤 한다. --- p.130

사람들은 분명히 모르고 있어. 자유가 얼마나 우리들 가까이 있는지를…. 그저 고독하다는 것만을 수용한다면. 그래 국적 없는 이방인이 된다면. 고독을 수용하고 대가로 얻어진 자유. 고원 지대에서 온 볼리비아인이 말해주었던 것처럼 자유를 말할 때 이미 자유는 사라지고, 사랑을 말할 때 이미 사랑이 떠나 있어.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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