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의 진리가 담겨 있는 무한한 세계
인류 최고의 서사시로 꼽히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여러 관점에서 주목받는 작품입니다. 신화학자에게는 그리스 신화의 비밀을 밝히는 바탕이 되고, 언어학자에게는 그리스어 연구에 소중한 자료가 되지요. 또 수많은 예술가들에게는 작품에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묘약이 되고요.
하지만 이 두 작품이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는 무엇보다 그 안에 인류 역사를 관통하는 진리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에는 오랜 세월 사람들이 살아오면서 겪은 경험과 그로부터 얻은 지혜와 진리가 담겨 있습니다. 신비한 능력을 지닌 신들이 나오고 영화에나 나올 법한 놀라운 사건이 일어나지만, 그 속을 잘 들여다보면 서로 울고 웃고 싸우고 사랑하는 인간 삶의 단면 단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인간들의 전쟁에 끼어들어 이쪽저쪽 편을 드는 신들의 모습이나 자신의 이름을 드높이기 위해 전쟁터로 나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면서, 어린 독자들은 질투 때문에 친구를 미워하고 더 많은 것을 가지려고 욕심 부리다가 결국 소중한 것을 잃었던 자신의 모습을 반성할 수 있습니다. 또는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 무엇이 죽음과도 맞바꿀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지요. 그뿐인가요? 어려운 문제에 부딪쳤을 때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지혜도 배울 수 있답니다.
신과 인간이 함께 하는 놀라운 상상의 세계
고대 그리스인들은 신과 인간이 어우러져 함께 살아가는 신비로운 세계를 상상했습니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누구에게나 큰 재미와 감동을 안겨 주는 건, 인류 역사의 진리를 이렇듯 놀라운 상상의 세계로 풀어냈기 때문입니다.
10년에 걸친 트로이 전쟁의 마지막 해 50일간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는 《일리아스》에는, 기나긴 전쟁을 아우르는 전쟁의 슬픔과 참상이 생생하게 녹아 있습니다. 영웅들의 박진감 넘치는 전투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인간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신들의 경쟁이 탄탄한 구성과 치밀한 묘사로 엮어 있지요. 자신이 죽을 운명임을 알면서도 친구의 복수를 위해 전쟁터로 나가는 용맹스런 영웅 아킬레우스, 아킬레우스의 분노가 얼마나 큰지 알면서도 마음속 두려움을 다잡고 맞서는 고귀한 영웅 헥토르, 눈앞의 욕심에 급급해 불화를 일으키는 아가멤논 등 다채롭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보따리는, 읽는 이의 마음을 쏙 끌어들입니다.
《일리아스》의 자매편이라 할 수 있는 《오디세이아》에는,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영웅 오디세우스의 귀향이 담겨 있습니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의 미움을 산 오디세우스의 여정은 긴장감 넘치는 하나의 이야기요, 숱한 난관을 극복해야 하는 대모험이지요. 지략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오디세우스는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 아름다운 노래로 유혹하는 세이렌, 여섯 개의 머리가 달린 스킬라 등 온갖 괴물들과의 싸움에서 지혜를 발휘하는데요, 매 순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괴물들과 오디세우스의 대결을 보고 있노라면 고대 그리스인들의 놀라운 상상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차별화된 고전이 전하는 색다른 재미
〈파란클래식〉은 읽어야 하는 당위를 읽고 싶은 흥미로 바꾸어 주는 고전을 목표로 합니다. 그러기에 이번에 선보이는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곳곳에도 이러한 생각을 담았지요.
1부에는 이 책을 읽기 전에 알아야 할 5가지를 정리했습니다. 그리스 신화는 어떠한 특징을 지니는지, 호메로스는 어떠한 인물인지, 트로이 전쟁은 실제로 일어난 일인지, 작품에 등장하는 신과 인간은 누구인지 등등 작품에 대한 어린이 독자들의 이해를 한껏 끌어올릴 수 있는 배경지식을 다양한 도판 자료와 함께 담았습니다. 또한 ‘아는 것이 힘’이라는 꼭지를 두어, 신들의 상징이나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의 특징과 같은 흥미로운 정보도 꼼꼼히 챙겼습니다.
2부에는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각각의 작품을 독특한 개성이 돋보이는 그림과 함께 담았습니다. 원전의 깊이와 재미가 손상되지 않도록 글을 풀고 다듬는 데 정성을 기울였고요, 지금까지 소개된 그리스 신화와는 다른 새로운 작품이 되고자 독특한 콜라주 기법과 상징이 살아 있는 그림으로 작품을 풀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