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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하트
김선희 | 라임 | 2016년 04월 2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4 리뷰 12건 | 판매지수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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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4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199쪽 | 300g | 154*214*10mm
ISBN13 9791185871394
ISBN10 118587139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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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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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별 탈 없이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올라왔을 때는 지구에서 수백 광년 정도 떨어진 다른 별로 순간 이동을 한 듯한 기분이었다. 절대로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유년기를 넘고, 바야흐로 청소년기로 접어들었다는 사실이 실감났다. 그곳은 지금까지 살았던 곳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어른들은 우리에게 똑같은 교복을 입힌 뒤 그 세계로 들어가라고 등을 떠밀었다. 몸에 맞지 않는 교복, 학년별로 색깔이 다른 이름표, 낯선 교실, 두려운 공기.
아이들은 날 때부터 중학생이었던 것처럼 순식간에 그 세계에 적응해 갔다. 그 전까지 내가 알던 아이들이 아니었다. 여자아이들은 예고도 없이 가슴이 A컵에서 B컵이 됐으며, 너나 할 것 없이 짙은 화장을 하고 다녔다. 어느새 여자가 되어 있었던 거다. 남자아이들은 힘을 과시하기 위해 매일 교실 구석에서 결투를 벌였다. 하루가 멀다 하고 코뼈가 부러졌고, 이가 나갔고, 유리창이 박살났다. 매일 피를 볼 때까지 싸우는 통에 선생님들은 험악한 얼굴로 소리를 질러 댔다. --- p.17~18

집보다는 차라리 학교가 더 낫다. 그렇다고 내가 학교를 좋아하는 건 아니다. 학교도 집만큼이나 싫지만, 그래도 가끔씩 쇼킹한 사건이 일어나서 나름 재미있을 때도 있다. 오늘의 쇼킹 사건은 영어 시간에 일어났다.
요즘 우리 반에는 한창 짝짓기 열풍이 불고 있다. 짝짓기란 동물이나 곤충만 하는 것이 아니다.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첫 짝짓기를 한 이후, 인간의 역사는 ‘짝짓기’의 역사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쉬지 않고 짝짓기를 해 왔다.
2학년에 올라오자 우리 교실에는 수많은 짝짓기와 짝찢어지기가 발생했다. A와 B가 만났다가 B가 C를 만나고, A가 D와 만나는가 싶으면 다시 C와 D가 만났다가, A와 B가 재결합을 하고 그사이에 느닷없이 E가 나타나 삼각관계가 되는가 싶더니 불쑥 F가 나타나 사각관계가 되기도 한다. 이쯤 되면 먹이 사슬이 아니라 연애 사슬이다. --- p.45~46

아이들은 김요정을 괴롭히기 위해 학교에 오는 것처럼 보였다. 다양한 방식으로 김요정을 괴롭혔다. 아침에 학교에 가면 칠판 가득 검은 하트를 증오하는 낙서들이 적혀 있었고, 김요정이 지나갈 때마다 입에 담지도 못할 욕을 하거나 손가락 욕을 해 댔다. 오늘은 김요정의 교과서가 칼빵을 당했다. 국어 교과서의 한가운데가 처참하게 하트 모양으로 뚫려 있었다. 쉬는 시간에 김요정 책상 옆을 지나다 그 교과서를 보고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공포를 느꼈다. 하트는 사랑을 의미하는 표식이다. 좋아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하트를 표시한다. 하지만 김요정 교과서에 새겨진 하트는 온갖 경멸과 위협과 증오의 표식이었다. 하트가 이렇게 끔찍해 보일 수도 있다는 것에 경악했다. 김요정은 책상 위에 놓인 국어 교과서를 무표정한 얼굴로 내려다보더니, 가방 속에 훅 집어넣고는 책상에 엎드려 버렸다.
점심시간이 되자 아이들은 식당으로 몰려갔다. 서로 자리다툼을 하면서도 김요정 주변에는 아무도 앉지 않았다. 김요정이 앉아 있는 식탁 앞과 옆에는 약속이나 한 듯 의자가 두 개씩 비어 있었다. 그러니까 김요정을 한가운데 두고 동그란 원이 생겨 버린 것이다. 원 안의 텅 빈 공간 때문에 김요정은 마치 바다에 홀로 떠 있는 무인도 같았다. --- p.133~134

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나는 원하지도 않았는데 ‘동구반점’의 외아들로 태어났고, 원하지도 않았는데 이미 가게의 주방장 겸 주인으로 내정되어 있었다. 내가 먹고 싶지 않아도 짜장면을 자주 먹었고,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다른 아이들과 똑같은 교복을 입었으며, 내가 고르지도 않은 학교에 다녔다. 엄마 아빠를 골라서 태어나지도 못했고, 이렇게 작은 키와 못생긴 얼굴도 내가 고른 게 아니다.
김요정을 만난 것도 내 의지는 아니다. 엄마가 억지로 김요정과 짝을 지어 공부방에 넣어 줬으니까. 그렇게 2년 동안을 보기 싫어도 봐야 했다. 게다가 이제는 전혀 궁금하지도 않았던 김요정의 정체도 알아 버렸다.
처음으로 의문이라는 게 생겼다. 나는 왜 태어났을까?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게 이렇게 하나도 없는데 나는 왜 아득바득 이곳에서 살고 있는지, 또 살아가야 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외삼촌은 진짜 자기를 찾아 떠난다고 했다. 나도 진짜 내 삶을 찾아 떠날 거다.
--- p.179~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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