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02년 03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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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74쪽 | 419g | 153*224*20mm |
ISBN13 | 9788988804599 |
ISBN10 | 8988804597 |
출간일 | 2002년 03월 3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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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174쪽 | 419g | 153*224*20mm |
ISBN13 | 9788988804599 |
ISBN10 | 8988804597 |
노년은 과연 모든 욕구와 능력이 사라진 시기인가. 고대 철학자 키케로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다. 청년은 청년대로, 노년은 노년대로, 각 시기에 알맞은 적절한 욕구와 능력이 주어지며, 진정한 자연스러움은 그것들을 욕구와 능력을 잘 통제하고 발휘하는 것에 있다고 말한다. "삶의 여정은 정해져 있으며 자연의 길은 하나이며 단순하지. 또 인생의 각 시기에 적절한 특징이 주어져 있다네. 그리하여 유년기의 연약함, 청년기의 격렬함, 중년기의 장중함, 노년기의 원숙함은 각 시기에 거두어져야만 하는 자연스러움을 지니고 있다네." 이 책은 라틴문학 최고의 작가인 키케로가 로마의 실제 인물이었던 대 정치가 '카토'의 입을 빌어 '노년'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펴나가고 있는 책이다. 노년에 관한 흔한 오해 몇가지를 반박하며 오히려 노년만이 즐길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유려하게 서술한다. |
이 에세이는 라틴문학의 최고 작가이자, 로마 최고의 웅변가, 철학자 키케로(BC 106-43)가 정계에 은퇴하여 지내던 62세에 저술을 마쳤다고 하는데, 은퇴하여 자연에서 지내게 된 키케로가 노년에 대하여 省察하게 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고고학적 자료에서 인류의 수명을 살펴보면, 지금으로부터 25만년 사람들의 평균 수명은 13살이었다고 한다. 청동기시대(약 기원전 2천 2백여년 전)에는 18살이었다. 즉 지금으로부터 약 4-5천 년 전에 사람의 수명이 약 18세였다는 이야기다. 10세기에 이르면 인류의 평균 수명이 20살이었다고 한다. 중세기에 와서 20살 내지 30살이 되었다. 1900년에 47.3세였고 2003년 말에 77세로 연장됐다. 18세기에 들어서면서 인류의 평균 수명이 급증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인구학자들은 18세기에는 식량의 증가 등 식생활의 향상이, 19세기에 들어서면서 의술의 획기적인 발달로 질병, 특히 전염병의 예방과 치료가 가능해지고, 출산관리가 이루어져 신생아 사망이 획기적으로 줄어든 점을 꼽을 수 있을 것이고, 20세기말부터 발전한 노화 연구의 진척 등을 꼽고 있다.
그렇다면 키케로가 살던 시절의 인류의 평균수명은 20세 전후였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저술을 보면 81세까지 산 플라톤, 99가지 생존한 이소크라테스, 107세까지 산 이소크라테스의 스승 레온티우스 고르기아스의 예를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전쟁에서 살아남은 상류계층은 좋은 음식과 좋은 의료혜택이 주어졌을 것이므로 장수가 가능하였을 것이다.
그의 에세이에는 당시 노년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의 단편을 엿볼 수 있고, 이에 대한 키케로의 현명함이 돋보인다. 당시 사람들이 나이 들어가는 것이 불행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를 키케로는 네 가지로 요약하고 이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네 가지 이유로, 첫째는 일을 할 수 없게 하고, 둘째는 몸을 더욱 약하게 하고, 셋째는 거의 모든 쾌락을 앗아가고, 넷째는 죽음으로부터 멀지 않게 하기 때문이라고 정리하였다.
<노년이 되면 일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점에 대하여 그는 당시 국가대사를 결정하는데 있어 지대한 공헌을 한 파브피키우스, 쿠리우스, 코룬카니우스와 같은 원로들의 예를 들고 있다. 또한 나이가 들어서도 왕성하게 비극을 쓴 그리스의 소포클레스를 비롯한 호메로스, 헤시오도스, 시모니데스, 스테시코루스와 같은 문인, 피타고라스, 데모크리토스, 플라톤, 크세노크라테스, 제논, 클레안테스 그리고 디오게네스와 같은 철학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원숙미를 뽐내지 않았는가?
“현인이 노년이 되면, 훌륭한 성품을 지닌 젊은이들 속에서 즐거움을 찾고 젊은이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아서 그들의 노년이 더욱 가볍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젊은이들은 덕을 추구하도록 이끄는 노인들의 훈화 속에서 즐거움을 찾는다.”라고 한 그의 말처럼 늙었다고 하여 노인들을 뒷켠으로 밀어내려 하는 요즘 우리의 젊은이들의 짧은 생각에 경종이 될 수 있겠다. 거꾸로 소크라테스가 나이들어 수금(竪琴)을 배운 것처럼 키케로는 나이가 들어서야 그리스어를 배워 그리스 문헌에 심취하였다고 하니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그저 젊은이들에게 존경을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돌아볼 필요도 있을 것이다.
<노년에 되면 체력이 떨어진다>는 점에 대하여 그는 “노년의 체력은 젊은 시절을 어떻게 보내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젊어서 격정적이고 무절제하고 방탕한 생활을 하고 자기관리에 소홀하면 노년에 쇠약해진 육체를 건네주게 된다고 경종을 울리고 있다. 나이든 사람이 창을 들고 생명을 걸고 싸우라고 전장으로 내몰지는 않는다. 다만 원숙한 사고(思考)로 젊은이들을 지휘할 수 있다. 키케로는 “건강에 대해 주의를 해야만 하고, 적절한 운동을 해야 하며, 체력을 소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축적하기 위하여 충분한 음식과 음료를 취해야한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육체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정신에 더욱 도움이 된다. 정신의 힘도 마치 등잔에 올리브기름을 떨어뜨리지 않았을 경우과 마찬가지로 노년에 사라지기 때문이다.”라고 설파하고 있어 정신 역시 끊임없는 단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노년이 되면 쾌락을 즐길 수 없다>는 것에 대하여 키케로는 오히려 “인간에게서 육체의 쾌락보다 더 치명적인 질병은 없다”라고 연설한 아르키타스의 연설을 예로 들면서 “젊은 시절의 가장 사악한 면이 우리들에게서 사라진다면, 오! 그것은 얼마나 놀라운 노년의 은총인가!”라고 말한다. 다만 동료들과 매우 조촐한 연회를 가지고 대화와 ‘함께 마심’과 ‘함께 먹음’을 통하여 서로의 삶을 결합시키는 것이 가치있는 일이라고 하였다.
<노년이 되면 죽음이 멀지 않다>는 것에 대하여 키케로는 인간이 유한(有限)한 존재임을 인식하고 있다. 죽음은 노인에게만 닥치는 일이 아니라 오히려 젊은이들에게 올 가능성이 높다고 하였다. 오래 살았으면서도 죽음을 하찮게 생각하지 못하는 노인이야말로 불쌍한 존재이다. ‘내가 죽음에 점점 다가가는 것은 마치 오랜 항해를 한 뒤, 육지를 바라보면서 마침내 항구에 들어서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지“라고 말하면서 ”우리가 앞으로 불멸의 존재가 되지 않을 것이라면, 인간은 자신의 적절한 시기에 사라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자연이 다른 모든 사물의 한계를 설정해놓고 있듯이 삶의 한계도 설정해 놓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결론을 맺고 있다.
모든 인간의 꿈은 무병장수와 생명연장이다. 영생불사를 원하였던 진시왕은 죽는 순간까지도 삶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우둔한 인간에 불과하다. 일부 과학자들은 21세기에는 노화의 수수께끼를 풀려 인간의 수명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영국의 미래재단은 2010년에 태어나는 사람의 평균수명을 120세로, 미국의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아메리카』는 2050년 인류의 평균수명을 150세로 예측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유전자를 이용한 치료와 같이 병들지 않고 살 수 있는 연구도 앞으로 진척되어 다음 세기에 는 90세가 되어도 45세의 젊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인류의 삶은 보다 나은 내일을 바라보고 있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