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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가을 외

지구의 가을 외

: 2003년도 제17회 소월시문학상 작품집

소월시문학상-17이동
리뷰 총점8.0 리뷰 1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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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22쪽 | 321g | 125*208*20mm
ISBN13 9788970124117
ISBN10 897012411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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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가
내 덕행으로 받기가 부끄럽네
마음의 온갖 욕심 버리고
육신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깨달음을 이루고자 공양을 받습니다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지
나는 두려워 헤아리지 못합니다
마음의 눈 크게 뜨면 뜰수록
이 눈부신 음식들
육신을 지탱하는 독으로 보입니다

하루 세 번 식탁을 마주할 때마다
내 몸 속에 들어와 고이는
인간의 성분을 헤아려보는데
어머니 지구가 굳이 우리 인간만을
편애해야 할 까닭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우주를 먹고 자란 쌀 한 톨이
내 몸을 거쳐 다시 우주로 돌아가는
커다란 원이 보입니다
내 몸과 마음 깨끗해야
저 쌀 한 톨 제자리로 돌아갈 터인데

저 커다란 원에 내 몸에 들어와
툭툭 끊기고 있습니다
마음의 온갖 욕심 버린다 해도
이 음식으로 이룩한 깨달음은
결코 꺠들음이 아닙니다
---pp.15~16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문학사상사가 제정한 소월시문학상 제17회 대상 수상작으로 이문재 시인의 「지구의 가을」 외 9편을 선정한다.

이문재 시인은 존재와 사물에 대한 열정적 탐구심을 차분하면서도 진솔한 시선과 정밀하면서도 허세가 없는 언어선택을 통해서 호소력 넘치는 정감과 깊이 있는 인식으로 바꾸어놓고 있다. 특히 「지구의 가을」에서는 자연의 섭리를 깨달으며 자신을 한없이 낮추는 가운데 시심을 무욕과 겸양의 신심으로 빚어내기에 이른다. 또한 우리 시에서 오랜 기근상태가 계속되어 온 사상성과 관련하여, 그 형태화의 시도에 성공한 작품이라는 점이 높이 평가된다. 그는 오늘날 독자들을 진정으로 사유하게 만드는 보기 드문 시인이다.

소월시문학상 선고위원회는 그동안의 이문재 시인의 창작활동을 높이 평가하여 소월시문학상 대상의 영예를 드린다.
--- 제17회 소월시문학상 대상 수상 선정이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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