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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487쪽 | 561g | 134*195*30mm
ISBN13 9788956050157
ISBN10 895605015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저는 이미 그것을 보았습니다. 백작은 이 정직한 젊은이를 이 커다랗고 황폐한 저택으로 불러들여 유일한 하인이자(이상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후계자로 삼았던 것입니다. 당사자인 저 유별난 사내는 다른 것은 몰라도 그 주인의 두 가지 생각, 즉 권리증이 모든 것이라는 것과 자신이 글렌가일 집안의 황금을 모두 가지게 되었다는 것만은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었던 게지요.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전부입니다. 간단하지요? 글서 저 사내가 집안의 금붙이를 모두 떼어냈건 겁니다. 금이 아닌 것들은 털끝만큼도 손대지 않고 말입니다. 코담배 가루도 그대로 내버려두지 않았습니까. 낡은 종교 서적에서도 금으로 장식된 부분을 떼어내고 나머지는 온전하게 내버려 두었고요. 이것은 제가 이해한 부분입니다. 그렇지만, 저 두개골이 문제였지요. 정말이지 인간의 머리가 감자밭에 묻혀 있다는 사실이 꺼림칙했습니다. 그걸로 아주 많이 골치를 썩고 있었는데, 플랑보가 던진 말로 단번에 해결이 되었던 거지요. 괜찮을 겁니다. 저 사람은 그 두개골에서 금니를 모두 뽑아내고는 그것을 제자리에 가져다둘 테니 말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그날 아침 플랑보가 언덕을 가로질러 가고 있을 때, 저 인색하고 기묘한 사내가 파헤쳐졌던 무덤을 다시 파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산에서 부는 바람에 목에 두른 격자무늬 어깨걸이가 펄럭였고, 그의 머리에는 엄숙한 실크 모자가 씌어져 있었다.
--- pp.282-283
그는 거의 매번 새로운 수법을 사용했으며 그것들은 매번 그 자체로 완벽했다. 런던에서 유제품은커녕 젖소 한 마리, 배달차 한 대, 우유 한방울 없이, 몇천 명의 고객들을 거느리고 저 커다란 '티롤 우유'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사람도 다름아닌 플랑보였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대문 밖에 배달된 우유를 슬쩍 집어다가 자신의 고객들의 문 앞에다 놓아두는 간단한 방법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플랑보는, 편지마다 검열을 받아야 하는 어떤 젊은 여인과 기발한 방법으로 비밀리에 서신 왕래를 계속하기도 했다. 현미경 슬라이드 위에서만 볼 수 있도록 축소 편지 사진을 찍어 보냈던 것이다. 하지만, 그의 수많은 범죄적 시도들의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완벽한 단순성에 있었다. 한번은 단순히 어떤 여행자를 유인하기 위해 한 거리의 번지수를 죄다 바꾸어 다시 써넣은 적도 있었다. 휴대용 우체통을 고안해낸 것도 분명히 그가 한 일일 것이다. 조용한 외곽 지역의 모퉁이에다 설치해놓고는 사람들이 집어넣는 우편환을 가로채는 데 이용했던 그 우체통 말이다. 플랑보는 깜짝 놀랄 만한 곡예사로도 알려져 있었다. (...)
--- pp 12~13
"만일 상대가 뭘 하고 있는지 안다면, 상대보다 앞서가면 그만일 테지. 하지만 상대가 뭘 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상대의 뒤를 따르는 것이 상책이란 말일세. 상대가 길을 잃으면 같이 길을 잃고, 상대가 멈추면 같이 멈추고 하면서, 상대만큼 천천히 여행을 하는 거지. 그러다 보면 상대가 본 것을 자네도 보게 될 테고, 상대가 행동하는 것처럼 행동하게 되는 거야. 자세히 관찰해서 미심쩍은 사항들을 하나씩 처리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라네."
"(...) 사실 처음에는 자네가 도둑이라는 확신이 없었네. 괜히 죄 없는 성직자 스캔들을 내봐야 뭐 좋은 일이 있을까 싶어 자네 스스로 정체를 드러내도록 시험을 해보기로 했지. 기억나나? 그 소금 말일세. 누구든 소금을 넣은 커피를 마셨다면 소란을 떨었을 걸세. 그게 당연하지 만약 불평 한마디 없이 아무 일도 없는 듯 행동한다면, 조용히 해야 할 이유가 있는 거란 말일세. 내가 설탕과 소금을 바꾸어놓았는데도, 자네는 조용히 있더군. 또 자신이 먹은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값을 치러야 한다면 따지고 드는 게 정상적인 태도 아닌가? 아무 군소리 없이 잠자코 지불한다는 것은,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고. 내가 계산서의 숫자를 바꿔놓았는데도, 자네는 아무 말없이 계산을 하더군."

플랑보는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사나온 맹수처럼 펄쩍 뛸 노릇이었다. 하지만, 그는 마치 마법에 걸린 사람처럼 꼼짝않고 있었다. 그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나 싶게 어안이 벙벙했다.

"자, 그러니 어쩌겠나. 자네 정체를 알았으니 경찰이 따라오게 해야겠는데, 자네가 흔적을 남기지 않으니, 나라도 해야지 않겠나. 머무른 장소마다 우리가 떠나고 난 뒤 사람들이 수군거릴 만한 일들을 조금씩 벌여두었지. 그렇게 큰 해를 입히지 않는 범위에서 말일세. 벽에다 수프를 끼얹고 청과물 가게의 사과 더미를 엎어버리고 식당의 유리창을 깨는 정도? 하지만 이렇게 해서 내가 십자가를 위험에서 구하지 않았는가. 지금쯤은 웨스트민스터에 도착해 있을 테니 앞으로도 안전하겠지. 나는 자네가 왜 '당나귀 휘파람'으로 그것을 막지 않았는지 모르겠군."
"뭘로 막는다고?"
"못 들어봤다니 다행이네. 그런 수법은 비열한 짓이지. 자네가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었네. 자네가 그 수법을 썼다면 나는 '반점' 수법으로도 당해내지 못했을 거야. 난 그렇게 강한 편은 못되거든."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저런, 반점 수법은 알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모른다니, 자네는 정말 가능성이 있어. 아직 그리 나쁜 길로 빠지지는 않았군 그래."
신부가 기분좋게 놀라며 대답했다.

"당신 도대체 어떻게 그런 수법들을 다 알지?"
둥글고 단순하게 생긴 브라운 신부의 얼굴에 미소가 스쳐 지났다.
"어휴, 그걸 왜 모르겠나? 독신자 얼간이가 되면 아게 된다네. 내 일이 다른 사람들이 저지른 범죄를 들어주는 게 아닌가? 그런 사람이 어떻게 인간의 악에 대해 모를 수가 있겠나? 하지만 솔직히 내 일의 성격상 자네가 가짜 성직자라는 걸 알 수 있는 점이 한 가지 더 있었네."
"그게 뭐지?"
"자네, 이성을 공격했지 않나. 신학을 하는 사람에게 그리 좋은 태도가 아니지."
--- pp 46~48
"만일 상대가 뭘 하고 있는지 안다면, 상대보다 앞서가면 그만일 테지. 하지만 상대가 뭘 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상대의 뒤를 따르는 것이 상책이란 말일세. 상대가 길을 잃으면 같이 길을 잃고, 상대가 멈추면 같이 멈추고 하면서, 상대만큼 천천히 여행을 하는 거지. 그러다 보면 상대가 본 것을 자네도 보게 될 테고, 상대가 행동하는 것처럼 행동하게 되는 거야. 자세히 관찰해서 미심쩍은 사항들을 하나씩 처리하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라네."
"(...) 사실 처음에는 자네가 도둑이라는 확신이 없었네. 괜히 죄 없는 성직자 스캔들을 내봐야 뭐 좋은 일이 있을까 싶어 자네 스스로 정체를 드러내도록 시험을 해보기로 했지. 기억나나? 그 소금 말일세. 누구든 소금을 넣은 커피를 마셨다면 소란을 떨었을 걸세. 그게 당연하지 만약 불평 한마디 없이 아무 일도 없는 듯 행동한다면, 조용히 해야 할 이유가 있는 거란 말일세. 내가 설탕과 소금을 바꾸어놓았는데도, 자네는 조용히 있더군. 또 자신이 먹은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값을 치러야 한다면 따지고 드는 게 정상적인 태도 아닌가? 아무 군소리 없이 잠자코 지불한다는 것은,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일은 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고. 내가 계산서의 숫자를 바꿔놓았는데도, 자네는 아무 말없이 계산을 하더군."

플랑보는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사나온 맹수처럼 펄쩍 뛸 노릇이었다. 하지만, 그는 마치 마법에 걸린 사람처럼 꼼짝않고 있었다. 그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나 싶게 어안이 벙벙했다.

"자, 그러니 어쩌겠나. 자네 정체를 알았으니 경찰이 따라오게 해야겠는데, 자네가 흔적을 남기지 않으니, 나라도 해야지 않겠나. 머무른 장소마다 우리가 떠나고 난 뒤 사람들이 수군거릴 만한 일들을 조금씩 벌여두었지. 그렇게 큰 해를 입히지 않는 범위에서 말일세. 벽에다 수프를 끼얹고 청과물 가게의 사과 더미를 엎어버리고 식당의 유리창을 깨는 정도? 하지만 이렇게 해서 내가 십자가를 위험에서 구하지 않았는가. 지금쯤은 웨스트민스터에 도착해 있을 테니 앞으로도 안전하겠지. 나는 자네가 왜 '당나귀 휘파람'으로 그것을 막지 않았는지 모르겠군."
"뭘로 막는다고?"
"못 들어봤다니 다행이네. 그런 수법은 비열한 짓이지. 자네가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었네. 자네가 그 수법을 썼다면 나는 '반점' 수법으로도 당해내지 못했을 거야. 난 그렇게 강한 편은 못되거든."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저런, 반점 수법은 알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모른다니, 자네는 정말 가능성이 있어. 아직 그리 나쁜 길로 빠지지는 않았군 그래."
신부가 기분좋게 놀라며 대답했다.

"당신 도대체 어떻게 그런 수법들을 다 알지?"
둥글고 단순하게 생긴 브라운 신부의 얼굴에 미소가 스쳐 지났다.
"어휴, 그걸 왜 모르겠나? 독신자 얼간이가 되면 아게 된다네. 내 일이 다른 사람들이 저지른 범죄를 들어주는 게 아닌가? 그런 사람이 어떻게 인간의 악에 대해 모를 수가 있겠나? 하지만 솔직히 내 일의 성격상 자네가 가짜 성직자라는 걸 알 수 있는 점이 한 가지 더 있었네."
"그게 뭐지?"
"자네, 이성을 공격했지 않나. 신학을 하는 사람에게 그리 좋은 태도가 아니지."
--- pp 4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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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 체스터튼은 그의 <자서전>(1936)을 통해 '외적 단순함과 내적 섬세함'이 혼합된 브라운 신부라는 인물을 어떻게 창조해내었는지 설명하고 있다. 소설가들은 종종 실존하는 인물에게서 작품에 등장할 인물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창조된 인물이 실존 인물과 똑같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오류가 있다고 지적한다. 브라운 신부가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성직자 탐정'이라는 것을 연상시킨 실제의 신부와는 큰 차이가 있다고 명시했다.

'브라운 신부'는 체스터튼의 친구 존 오코너 신부에게서 그 인격과 지성을 따온 것이 사실이지만, 많은 부분에 있어서 두 인물은 확연히 달랐다. 브라운 신부라는 캐릭터의 핵심은 그가 주목을 끌지 않는 평범한 인물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의 특징은 '특징 없다'가 되어야 했다. 즉 '그의 뛰어난 자질이 쉽게 다른 사람의 눈에 띄어서는 안된다'라는 것이었다. 그가 보여주는 예측할 수 없는 긴장과 지성에 확실히 대조를 이루도록 외모를 설정했다. 초라하고 볼품없는 옷차림에다, 둥근 얼굴은 무표정하며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도 노련하지 못하고 서툰 인물로 만들었다. 실제 오코너 신부의 모습은 이와 정반대였다.(...)

체스터튼이 처음 그를 만난 것은 그가 요크셔의 웨스트 라이딩에 있는 케슬리 대학에서 강의할 때였다. 가톨릭 신부의 입장으로 동네 주민들은 물론, 개신교 사람들과도 거리낌없이 어울리는 오코너의 재치와 유머는 체스터튼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브랑누 신부에게 어울리는 '인격'을 발견해 낸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브라운 신부 이야기에 오코너 신부를 끌어들이게 되는 결정적인 사건이 일어난다. 체스터튼은 '다소 지저분한 사회적 범죄와 타락들'에 대해 글을 쓰려고 한다고 얘기를 꺼내던 참이었다. 오코너 신부는 그의 정보가 부족하거나 아니면 그가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답하면서, 자신이 알고 있던 온갖 끔찍한 사건들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그처럼 조용하고 밝은 독신의 성직자가 그토록 어두운 세계에 대해서 작가인 자신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 체스터튼으로서는 충격적인 일이었다. 사실 그는 세상에 그렇게 소름끼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미처 상상하지 못했었다. 얘기를 마치고 함께 돌아가는 길에, 그들은 두 명의 캠브리지 대학 학부생을 만났다. 그 중 한 사람이 오코너 신부의 교양있고 학식 높은 대화에는 감탄하면서도, 수도원에 갇혀 지내는 사람이 실제 세상에 대해서 얼마나 알겠느냐고 말했다. 조금 전까지 오코너 신부에게서 소름끼치도록 끔찍한 실제 사건들을 전해 들으면서 몸을 떨었던 체스터튼은 이 말이 빚어내는 황당하고 놀라운 아이러니에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신부가 그동안 처절하게 전투를 벌여온 '악'에 대해 이 두명의 캠브리지 대학생은 유모차에 누워 있는 갓난아기 수준 정도밖에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

영국의 작가 녹스는 브라운 신부 이야기를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우선, 추리소설에는 셜록 홈스처럼 범죄를 해결하는 전문탐정이 등장하는 법인데, 브라운 신부는 제대로 된 탐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신부가 가진 유일한 전문성이라고는 인간의 감정에 대한 깊은 지식뿐이다. 종교로부터 나온 이러한 그의 지식은 두 가지에 기초한다. 우선, 그는 인간의 원죄를 믿는다. 인간이 언제라도 악한 일을 행할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 그가 죄인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자신 또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죄악을 저지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인간을 문제의 연구 대상으로 삼는 범죄학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에게는 범죄자도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 친구이고 다 같은 사람이다. 브라운 신부는 범죄자를 밖에서 관찰하려고 하지 않고, 그의 내면으로 들어가려 한다. 가능하면 직접 범죄자의 입장이 되어보기도 한다. (...)

또한, 당연하게도 브라운 신부는 패러독스를 즐기기도 한다. '사물은 너무 가까이 있으면 잘 볼 수가 없다네. 사람이 자기 자신을 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지'라고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작가가 갑자기 개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추리의 전체적 흐름과 밀접하게 관련 있다는 범위에서 말하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브라운 신부의 시각을 이해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오직 현실적인 이익만을 위해서 살아가고 다른 것은 아무 것도 믿지 않으며, 세속적 성공과 즐거움만이 삶의 전부인 세속적인 인간은, 자신의 세상을 모두 잃어버리고 아무 것도 남지 않게 될 위험에 처하게 되면 정말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어떤 범죄라도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은 혁명가가 아니라, 오히려 사회에서 인정받는 사람인 것이지요. 그들은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일도 서슴지 않을 것입니다.

플롯을 구성하는 데 있어 발휘하는 체스터튼의 천재성은 실제 일어날 가능성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고 철저히 사실주의에 기초한다는 데에 있다. 추리소설이라는 장르는 에드가 앨런 포에 의해서 처음 확립되었다고 하는데, 포에게 있어 범죄란 철저하게 지적인 문제일 뿐이었다. 포가 만들어낸 탐정 뒤팽이 논리적인 추론에 의해서만 사건을 해결하려고 하는 듯했지만, 사실상 포의 업적은 '이성의 승리'라기보다는 '마술을 거는 듯한 속임수'에 있었다. 그래서 브라운 신부의 이야기 중 많은 부분이, 뒤팽이 등장하는 가장 유명한 단편인 '도둑맞은 편지'의 테마를 천재적으로 변용한 것이라고 보는 의견들도 있다. 체스터튼과 포의 차이점을 설명해주는 것은 바로 이 둘 사이에 코난 도일이 있다는 점이다. 뒤팽의 절친한 친구가 가지지 못했던 '인격'을 왓슨이 가지고 있었듯이, 뒤팽과는 좀 다른 면모를 지닌 것이 셜록 홈즈였다.

이런 점에서 체스터튼은 코난 도일에게 큰 빚을 진 셈이다. 셜록 홈스 이야기는 무미건조한 런던의 풍광에 로맨스를 불어넣는 역할을 했다. 그렇지만, 코난 도일의 뒤에는 '익숙한 것에서 낯선 것을 발견하는 대가' 디킨스가 있다. 체스터튼은, 자신의 가장 훌륭한 작품 중 하나인 <찰스 디킨스>에서 디킨스가 항상 어둡고 단조로운 런던의 한 모퉁이를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처럼 묘사했던 극단의 사실주의의 실례를 제시하며, 어떻게 실제보다 더 사실적으로 보일수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체스터튼은 '그 정도의 사실성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견디기 힘든 가상의 사실주의이다'라고 하면서 디킨스가 어떤 식으로 사실주의를 구현하였는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디킨스는 가장 완벽한 예를 제시한다... 그는 자신이 세인트 마틴스 레인에서 살던 비참했던 시기에 그가 자주 들르곤 했던 커피숍에 대해서 이처럼 언급하고 있다. '내가 기억할 수 있는 것은 그 커피숍이 교회 근처에 있었고, 안으로 들어가면 'COFFEE ROOM'이라고 쓰여진 타원형 간판이 거리 쪽을 향하여 걸려 있었다는 것이다. 지금은 그곳과 전혀 상관없는 다른 커피숍에 가게 되더라도, 거리 쪽을 향해 걸려 있는 유리창의 간판을 안에서 보게 되면, 그래서 반대편에서 거꾸로 'MOOR ROOM'이라고 읽게 되면 (그때는 비참한 백일몽을 꾸듯이 종종 이렇게 하곤 했다). 갑자기 온몸에 충격이 일곤 한다.' 이 무의미한 단어 'MOOR EEFFOC'은 사실주의의 효과적인 구현을 위한 모토가 된다. 이 작품은 사실주의의 원칙을 보여주는 명작이다. 그 원칙이란 다름아닌, '터무니없는 기묘한 일이라고 생각되는 것이 사실은 종종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다'라는 것이다. 이런 장난 같은 사실주의를 디킨스는 모든 곳에 응용했다. (...)
브라운 신부가 훌륭한 탐정일 때는 그가 경험을 무시하는 시인일 경우이다. 위대한 탐정답게 그는 직관을 중요시한다. 이성을 바탕으로 한 직관. 그것은 시인의 눈이다. 그러한 허허로운 상태에서 그의 이성은 최고조로 활동하며 무엇보다 경험의 졸렬한 결합인 상식을 무시할 수 있는 것이다.
DJUNA (소설가)

성직에 종사하는 명탐정들을 우리는 몇 명 알고 있다. 윌리엄, 캐드펠, 그리고 이 방면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브라운 신부. 자신이 사건을 해결하는 비결은 다름이 아니라 ‘그 모든 사람들을 죽인 것이 바로 나이기 때문'이라는 브라운 신부의 고백은, 연역적이며 직관적인 동시에 종교적이다. ‘범인의 심정이 되어 살인을 저지르기 전까지의 과정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그의 방식은 종교적인 고행을 닮았을 뿐만 아니라, 탐정 자신을 비롯해 모든 인간들에게 카인의 유전자, 살인자의 유전자가 잠자고 있다는 조용한 고해처럼 들리기도 하는 것이다.
진산 (무협작가)

낡고 큰 우산을 번번히 잃어버리고 별로 눈에 띄지 않는 볼품없는 모습이지만, 브라운 신부는 추리사가 엘러리 퀸이 선정한 가장 위대한 세 명의 탐정 중 하나이다. 별 볼일 없는 작은 교구의 어수룩한 이 신부는 어떤 불가해한 사건이라도 논리적이고 명쾌하게 정리해낸다. 물론 범죄자의 사악한 마음을 구원하는 성직자로서의 도리도 잊지 않는다. 브라운 신부는, 저술가로서 잘 알려진 G. K. 체스터튼이 ‘추리소설'이라는 장르를 말하는 방법이다. 작품 하나하나 모두 문학적으로 높은 완성도를 가지고 있으며, 창의성으로 빚어진 빛나는 격언과도 같다. 추리소설 독자들에게 '파더 브라운'의 쟁쟁함은 '마더 테레사'에 견줄 만하다. 추리소설이 얼마나 매력적인 장르인지, 브라운 신부는 그 특유의 무심한 어조로 우리에게 잔잔하게 이야기한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온전한 모습의 브라운 신부는 추리소설 독자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Decca (나우누리 추리문학 동호회 시삽)

이십 년 전, 브라운 신부를 처음 만났다. 그런데 이게 웬일! 멀리서도 광채가 나야 할 명탐정이, 작고 통통한 몸매에 거무튀튀한 얼굴이라니...... 홈스에 버금가는 명탐정이라고는 차마 믿을 수 없었다. 그뿐인가. 아무리 읽어도 브라운 신부의 소재가 묘연하다. 끝까지 가보니, 조용히 앉아서 이야기를 듣던 바로 그 사람이다. 할 수 없이, 탐정에게 동화되는 것을 포기하고 이야기에 집중했다. 그런데 순간, 브라운 신부는 이미 위대한 거인이 되어 눈앞에 서 있었다. 브라운 신부는 불꽃이 튀는 홈스나 뤼팽과는 다르다. 다사다난한 모험의 와중에서도 브라운 신부에게는 여유로움과 웃음이 있다. 사실 웃음이 없는 모험이란, 대결이란, 얼마나 각박하고 숨을 조이는가. 그를 다시 만나고 싶다. 브라운 신부를 만나면, 세상이 다르게 보일 것이다. 이렇게 나이가 든 지금이라면 더욱.
김봉석 (영화평론가)

브라운 신부는 죽음과 악을 현실적으로 다룸으로써 추리 소설의 영역을 넓혔다.
도로시 세이어스 (영국 추리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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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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