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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

: 그때가 더 행복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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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4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552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9988564
ISBN10 898998856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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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떠오르고 달빛이 질 좋은 비단처럼 매끄럽게 흐른다. "달빛이 좋은 날 서리를 하면 걸리기 십상인데……." 아이는 그동안 갈고 닦은 '서리 수칙'을 되뇌어 보지만 차마 내놓고 말하지는 못한다. 비겁하다는 비난이 쏟아질 게 뻔하다. 백전노장 병구가 달빛과 서리의 상관관계를 모를 리 없다. 하지만 무슨 심술인지 계획대로 강행할 모양이다. 아이들은 조국을 지키기 위해 전쟁터에 나가는 병사처럼 자못 비장한 낯짝들을 하고 있다. 그 병사들이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린 채 논둑을 행군한다. 아이의 그림자도 그 속에서 질질 끌려간다.

드디어 재실영감의 참외밭이 눈앞에 나타난다. 밭머리에 도착하자 병구가 아이 하나하나에게 임무를 맡긴다. 돌격조 세 개에 감시조가 하나다. 아이에겐 역시 다른 아이 하나와 함께 돌격조의 임무가 떨어졌다. 일찌감치 돌격대장으로 점지 받았으니 그중에서도 선두다. 돌격조에게 주어진 임무는 원두막 근처로 접근해서 잘 익은 참외를 자루에 넣어 오는 것이다. 달빛을 받은 원두막이 평소보다 우뚝 커 보인다. 아이는 큰할아버지의 얼굴을 떠올리며 진저리를 친다. 할아버지는 결코 잠들지 않았을 것이다. 승산 없는 도전이다. 하지만 물러날 수도 없다. --- p.16

화덕에서 벌겋게 달구어진 쇠를 집게로 꺼내어 모루 위에 얹어 놓고 쇠메를 내리치며 모양을 만들어 나갈 땐 오줌이라도 질금질금 지릴 것 같았다. 하지만 아이는 끝까지 자리를 뜰 수 없었다. 조씨의 작업은 단조로운 반복이었다. 쇠메질을 어느 정도 하면 물에 담그고, 식으면 다시 화덕에 넣어 풀무를 돌리고, 달궈진 다른 쇠를 꺼내어 쇠메질을 하고……. 그런 과정을 반복해서 원하는 모양이 갖춰지면 숫돌에 갈아 날을 세우고 자루를 끼우면 낫이나 도끼가 되었다. 그렇게 쇠를 밀가루 반죽 주무르듯 하는 과정 속의 조씨는 마치 신을 만나는 무당 같았다. 아무 잡념도 번뇌도 없는, 무아지경 속에 있는 것처럼 거룩한 얼굴이었다.
아이는 커서 대장장이 조씨를 떠올릴 때마다, 그는 어쩌면 쇠를 두드린 게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두드리고 담금질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고는 했다. 살아도 살아도 헛헛하기만 한, 가슴속의 구멍을 메우기 위해 그렇게 두드려 대고 있었던 건 아닐까.

아이가, 성인이 되어도 스러지지 않는 그리움을 안고 고향을 찾아갔을 때 대장간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었다. 움막과 풀무와 모루, 그리고 조씨와 그의 아들 만복이가 있던 자리에는 풀만 무성하게 자라 바람결에 고개를 휘휘 내젓고 있었다. 그들이 존재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이라도 하듯…… 어느 시골마을이나 그렇듯, 지나다니는 강아지 한 마리 없어 그들의 행방을 물을 길도 없었다. 어른이 된 아이는 하릴없이, 이제 이 나라에서 대장장이를 찾기란 바다에서 바늘을 찾는 것만큼이나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을 뿐이다. --- pp.33-34

윈드서핑을 하는 것도 아닌데, 빠른 물살을 너무 즐겼던 게 탈이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그렇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어린 멸치에 불과한 내가 그 길이 가서는 안 될 길이고, 그곳이 들어서면 못 나올 곳임을 어찌 알았으랴. 너른 바다에서 노는 게 심심해진 어느 날 엄마 몰래 친구들과 모험을 떠났다. 이곳저곳 구경을 하다가 빠른 밀물을 타고 들어선 곳이 지족해협이었다. 모험은 얼마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던지. 신이 난 우리는 엄마가 걱정한다는 것도 몽땅 잊어버렸다. 그러다 발견한 것이 팔을 넓게 벌리고 서 있는 나무말뚝들이었다. 대체 무엇일까. 호기심으로 똘똘 뭉친 악동들은 망설임 없이 그곳으로 들어갔다. 물살이 빨라 헤엄칠 능력을 상실했을 거라거나 멸치 떼를 노리는 숭어들에게 쫓겨 들어갔을 거라고 짐작할지 모르지만 결코 그런 건 아니었다. 신나게 놀 수 있는 곳을 찾아 들어갔을 뿐이었다. 좀 좁긴 하지만 숨바꼭질하기 알맞은 곳이었다. 죽방렴이라 불리는 그곳에서 우린 즐거웠다. 배를 타고 온 어부가 뜰채로 떠올릴 때까지는…….
--- p.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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