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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들은 모두 사랑한다고 말해야 한다

입들은 모두 사랑한다고 말해야 한다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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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에세이 top100 1주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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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7월 09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48쪽 | 430g | 150*215*20mm
ISBN13 9791187498001
ISBN10 1187498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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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돌아오면 어머니는 그림을 보며 재밌다, 재밌어, 라고 말했다. 넘어져 뇌가 손상된 건지 알아듣기 힘든 어눌한 발음으로 재밌다고 말하는 어머니 입가엔 미소가 번졌다. 치매에다 파킨슨병으로 근육이 굳어가는 노모의 표정은 웃고 있어도 언제나 찡그린 듯 보인다. 몇 번씩 죽음의 고비를 넘겼고, 이제 임종의 그 순간만을 기다리고 있는 말년의 병상에서 어머니는 그렇게 늙어가는 아들이 그린 그림을 보며 찌푸린 미소를 보내신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는 문득 벽 위에 입을 하나 그려 달라 하셨다.
입….
말하는 입, 웃는 입, 노래하는 입, 먹는 입, 재잘거리는 입….
누구 하나 찾지 않는 병상에서 노모는 아마 고독할 대로 고독하셨던 모양이다. 외로워서 죽겠다는 말을 흔히 하지만 그때의 외로움과는 차원이 다른, 존재의 진한 고독을 절감하게 하는 어머니의 그 ‘입’을 생각하면 가슴 전체가 허물어지는 것 같다.
어떤 우연이 우리를 인연되게 했을까? 어떤 인연이 만남이라는 인연 속으로 우리를 끌어왔고, 이렇게 안타까운 이별의 시간으로 이어지게 했을까? 어머니에게 그림을 보여드릴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한다.
우연히 만났고, 필연적으로 이별하며 우리는 그렇게 한생을 살아가고 마친다. ‘우연이 끌어당긴 만남이 또 하나의 이별을 만들어내며 눈물 뿌릴 때.’ 미친 듯 그렸던 그림을 폰으로 찍어 어머니께로 가며 나는 내가 썼던 시를 입 속으로 음미한다. 모든 입은 살아 있다는 사실을 증거한다. 모든 입들은 눈물을 지우고 기쁨을 받아들여야 한다. 모든 입들은 따뜻하게 말하고 사랑스럽게 미소 지어야 한다. 모든 입들은 사랑한다고 말해야 한다.
---「작가의 말」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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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진의 그림들은 인류문화적 존재론적 ‘흥’ 흐름의 광맥을 그의 표현대로 ‘미친 듯이’, ‘신들린 듯’ 상상력으로 몰입하여 폭발적으로 화폭에 쏟아 담았다. 이 전율의 주체할 수 없는 영상의 발광체들은 우리 삶의 기쁨과 슬픔, 사랑과 이별, 죽음과 부활의 구석구석을 어루만지고 밝히고 있다.
- 김수복(시인, 단국대 문창과 교수)

참으로 놀랍다. 새벽이슬로 쓴 동화 같은 김재진 시인의 그림은 일상에 지친 우리의 마음을 씻어내며 위로한다. 손으로 그린 그림은 잠시 눈을 스치며 즐거움을 주지만 마음으로 그린 그림은 가슴속에 머물며 즐거움을 준다.
- 김양수(화가)

김재진 시인의 따뜻한 가슴에 인생을 꿰뚫는 통찰이 스몄습니다. 진실하여 슬프고 아프고 신선한 ‘이미지 시(詩)’, ‘시 이미지’를 천진스럽게 분출합니다. 가식 없이 자유로운 인품대로 상상의 생명을 불어넣습니다. 그리는 맛을 눈치 챈 그는 그림 세상으로 빠져들었습니다. 돌이킬 수 없이 흐르는 강물이 되었습니다. 구름 위로 부는 바람이 되었습니다.
변영섭 (고려대 교수, 전 문화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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