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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08년 05월 26일 |
|---|---|
| 쪽수, 무게, 크기 | 413쪽 | 428g | 크기확인중 |
| ISBN13 | 9788951024399 |
| ISBN10 | 8951024393 |
페이퍼 하우스
날림붓 저
|
대명종
|
2008년 0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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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서울국제도서전] 여러분을 초대합니다](https://image.yes24.com/sysimage/renew/loadSpace.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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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날 사랑하는 마음으로 안겨. 나는 안전하기 위해 대가를 지불하겠어. 합리적이지? 혹시 알아? 그러다가 내가 사랑에 빠질지도 몰라.”
현아는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나쁠 것 없잖아? 결혼도 하지 않은 성인남녀가 연애 좀 한다고 뭐랄 사람은 없어.”
몸도 마음도 탈진해버린 현아에게 재한이 느릿하게 다가와 턱을 붙잡고 입을 맞추었다. 아까의 거친 키스로 부풀어 오른 현아의 입술 위에 혀가 스쳐가며 또다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번에는 욕망에 답하는 소름이. 전율이 등줄기를 치달려 아랫배를 관통했다. 현아는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그를 밀어내야 했다. 따귀를 치고 비명을 질러야 했다. 왜 그러지 못할까.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그녀가 미처 밀어내지 못하는 동안 그가 좀 더 강하게 밀어붙였다. 입술을 갈라내고 강하게 빨아들였다. 혀가 딸려가려는 지금이라도 밀어내야 했다. 그때, 마음 한쪽에서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날 원한대. 몸뿐이지만. 그를 무너뜨린 사람은 내가 처음이라잖아. 희망은 있어. 붙잡아. 기회를 붙잡아. 사랑하잖아. 몸을 나누다 마음이 가까워질 수도 있잖아.’
거짓말. 이렇게 시작하는 관계에 미래가 있을 리 없었다.
* * *
“왜 왔어요?”
재한이 얼굴에 당황하는 기색을 떠올리며 시선을 피했다. 그는 그대로 한참 동안 창밖에 보이는 봄 풍경에 눈길을 줬다가 낯빛을 굳히고 다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뭔가 결의를 굳힌 태도였다. 눈빛만 조금씩 흔들렸다. 갑작스레 그가 하는 말을 듣기 싫어졌다.
“됐어요. 그만…….”
“청혼하러.”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헤어지고 6년 만에 찾아와서 하는 소리가 뜬금없이 청혼이라고? 생각은 그대로 질문이 되었다.
“무슨 소리예요? 당신이 왜 나한테 청혼을 해요?”
“청혼할 때 흔한 이유야. 당신을 사랑해.”
* * *
“이런 말 할 자격이 없는 것은 알지만, 과거는 잊을 수 없어? 아니면 묻어둘 수 없어? 날 위해서가 아니야. 이대로는 당신도 행복하지 않아!”
현아는 살며시 고개를 흔들었다.
“행복하다고는 할 수 없어도 불행하지는 않아요. 건강하고 행복한 아이가 있고, 잘생기고 돈 많은 남편도 있어요. 좋은 친구도 있고. 재한 씨에게 아무 도움도 안 되는 제 처지에 그 이상 바란다면 욕심이에요.”
“그런 소리 하지 마!”
재한이 그네를 고정한 철봉을 움켜쥐고 윽박질렀다. 현아를 노려보는 두 눈은 불꽃이 튈 것처럼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현아를 위해 분노하는 그의 모습이 현아의 마음속에 약간의 온기를 더했다. 아직도 기대하는 자신에게 씁쓸하게 미소를 짓자, 그 마음은 이내 재가 되어 무너졌다. 그녀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에 재한이 폭발했다.
“당신 처지? 당신 처지가 뭔데! 내 아내야! 차라리 날 붙들고 소리를 질러. 내가 한 일들이 있는데, 나한테 처지 타령을 하면 난 뭐가 돼? 그런 소리 할 거면 그냥 있어! 알겠어? 그냥 내 옆에 있어! 아무것도 안 해도 좋으니까, 다 필요 없으니까, 제발 받아주기만 해. 그래도 돼. 내가 괜찮다는데 남들이 무슨 상관이야! 알겠어?”
그네를 붙잡고 으르렁거리는 재한의 기세에 곱게 쌓였던 재가 조금 흩날렸다. 가려졌던 붉은 심장이 잠시 모습을 드러냈다. 현아는 무의식중에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이래도 저래도 바닥 파고 기어들어갈 거라면, 내가 끄집어내 주겠어. 그따위 자격지심, 한 방에 날려주지. 기대해도 좋아.”
현아는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나쁠 것 없잖아? 결혼도 하지 않은 성인남녀가 연애 좀 한다고 뭐랄 사람은 없어.”
몸도 마음도 탈진해버린 현아에게 재한이 느릿하게 다가와 턱을 붙잡고 입을 맞추었다. 아까의 거친 키스로 부풀어 오른 현아의 입술 위에 혀가 스쳐가며 또다시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번에는 욕망에 답하는 소름이. 전율이 등줄기를 치달려 아랫배를 관통했다. 현아는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그를 밀어내야 했다. 따귀를 치고 비명을 질러야 했다. 왜 그러지 못할까.
머릿속이 혼란스러워 그녀가 미처 밀어내지 못하는 동안 그가 좀 더 강하게 밀어붙였다. 입술을 갈라내고 강하게 빨아들였다. 혀가 딸려가려는 지금이라도 밀어내야 했다. 그때, 마음 한쪽에서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날 원한대. 몸뿐이지만. 그를 무너뜨린 사람은 내가 처음이라잖아. 희망은 있어. 붙잡아. 기회를 붙잡아. 사랑하잖아. 몸을 나누다 마음이 가까워질 수도 있잖아.’
거짓말. 이렇게 시작하는 관계에 미래가 있을 리 없었다.
* * *
“왜 왔어요?”
재한이 얼굴에 당황하는 기색을 떠올리며 시선을 피했다. 그는 그대로 한참 동안 창밖에 보이는 봄 풍경에 눈길을 줬다가 낯빛을 굳히고 다시 그녀를 바라보았다. 뭔가 결의를 굳힌 태도였다. 눈빛만 조금씩 흔들렸다. 갑작스레 그가 하는 말을 듣기 싫어졌다.
“됐어요. 그만…….”
“청혼하러.”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헤어지고 6년 만에 찾아와서 하는 소리가 뜬금없이 청혼이라고? 생각은 그대로 질문이 되었다.
“무슨 소리예요? 당신이 왜 나한테 청혼을 해요?”
“청혼할 때 흔한 이유야. 당신을 사랑해.”
* * *
“이런 말 할 자격이 없는 것은 알지만, 과거는 잊을 수 없어? 아니면 묻어둘 수 없어? 날 위해서가 아니야. 이대로는 당신도 행복하지 않아!”
현아는 살며시 고개를 흔들었다.
“행복하다고는 할 수 없어도 불행하지는 않아요. 건강하고 행복한 아이가 있고, 잘생기고 돈 많은 남편도 있어요. 좋은 친구도 있고. 재한 씨에게 아무 도움도 안 되는 제 처지에 그 이상 바란다면 욕심이에요.”
“그런 소리 하지 마!”
재한이 그네를 고정한 철봉을 움켜쥐고 윽박질렀다. 현아를 노려보는 두 눈은 불꽃이 튈 것처럼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현아를 위해 분노하는 그의 모습이 현아의 마음속에 약간의 온기를 더했다. 아직도 기대하는 자신에게 씁쓸하게 미소를 짓자, 그 마음은 이내 재가 되어 무너졌다. 그녀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에 재한이 폭발했다.
“당신 처지? 당신 처지가 뭔데! 내 아내야! 차라리 날 붙들고 소리를 질러. 내가 한 일들이 있는데, 나한테 처지 타령을 하면 난 뭐가 돼? 그런 소리 할 거면 그냥 있어! 알겠어? 그냥 내 옆에 있어! 아무것도 안 해도 좋으니까, 다 필요 없으니까, 제발 받아주기만 해. 그래도 돼. 내가 괜찮다는데 남들이 무슨 상관이야! 알겠어?”
그네를 붙잡고 으르렁거리는 재한의 기세에 곱게 쌓였던 재가 조금 흩날렸다. 가려졌던 붉은 심장이 잠시 모습을 드러냈다. 현아는 무의식중에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이래도 저래도 바닥 파고 기어들어갈 거라면, 내가 끄집어내 주겠어. 그따위 자격지심, 한 방에 날려주지. 기대해도 좋아.”
--- 본문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유환전자 기획실장의 비서로 일하는 현아는 기획실장인 재한을 짝사랑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재한은 술에 취해 현아를 안는다. 재한은 현아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이 현아를 사랑하게 되거나 다른 여자와 결혼하게 될 때까지 관계를 지속하자고 말한다. 현아는 이를 뿌리치지 못하고 관계를 지속하지만 9개월의 관계 끝에 재한의 약혼으로 둘의 관계는 끝나고 만다. 재한의 아이를 가졌지만 현아는 그 사실을 말하지 않고 재한을 떠난다. 그로부터 6년 후…….
6살이 된 운성과 함께 작은 도서대여점을 운영하는 현아에게 어느 날 갑작스럽게 재한이 찾아온다. 운성의 존재를 알고 찾아온 재한은 후계자가 필요하다며 현아에게 청혼하고 현아는 이를 거절한다. 그러나 아이의 미래와 아직도 재한을 보면 흔들리는 현아 자신의 마음, 현아를 사랑한다며 결혼하겠다는 재한과 주위사정으로 인해 현아는 재한과 결혼을 하게 되는데…….
과거 재한과의 기억은 날카로운 가시가 되어 현아를 상처 입히고 어긋났던 두 사람이 한 가정을 이루어가는 과정은 위태롭기만 한데…….
6살이 된 운성과 함께 작은 도서대여점을 운영하는 현아에게 어느 날 갑작스럽게 재한이 찾아온다. 운성의 존재를 알고 찾아온 재한은 후계자가 필요하다며 현아에게 청혼하고 현아는 이를 거절한다. 그러나 아이의 미래와 아직도 재한을 보면 흔들리는 현아 자신의 마음, 현아를 사랑한다며 결혼하겠다는 재한과 주위사정으로 인해 현아는 재한과 결혼을 하게 되는데…….
과거 재한과의 기억은 날카로운 가시가 되어 현아를 상처 입히고 어긋났던 두 사람이 한 가정을 이루어가는 과정은 위태롭기만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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