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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리스

솔라리스

[ 양장 ] 렘 걸작선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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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6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313쪽 | 468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01081953
ISBN10 890108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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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버스 자락을 다시 내리려고 했을 때 기바리안의 발치를 덮고 있는 천 아래에서 큰 순서대로 배열된, 검은 진주 같아 보이는 다섯 개의 타원형 물체가 튀어나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나는 공포로 온몸이 얼어붙는 것을 느꼈다.
내가 보고 있는 것은 다섯 개의 둥근 발가락이었다. 구겨진 천 밑에서 기바리안의 몸에 밀착된 자세로 그 흑인 여자가 엎드려 있었다. 육중한 검은 팔 안쪽에 몇 개인가의 작은 타래로 땋은 곱슬머리가 드리워 있었다. 검은 광택이 있는 그녀의 등과 등뼈를 덮은 팽팽한 피부가 보였다. 그 거대한 육체는 꼼짝도 않고 있었다. 나는 다시 한 번 그녀의 발바닥을 보았다. 육중한 체구 탓에 항상 무거운 압력이 걸려 있어야 할 발바닥은 놀랍게도 전혀 납작해지거나 변형되지 않았다. 맨발로 걸어 다녔을 텐데도 발바닥의 살갗은 딱딱하기는커녕 양 어깨의 피부와 마찬가지로 포동포동하고 윤기가 났다.
그 발을 만질 때는 기바리안의 시체를 만질 때보다도 더 큰 용기가 필요했다. 그 순간 더욱 믿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영하 20도의 냉동실에 유기되어 있던 명명백백한 시체가 살아 움직였던 것이다.
--- pp.68~69

그녀는 레야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동작 하나하나에서 눈에 익은 그녀의 습관을 발견하는 것이다.
뭔가 뜨거운 것이 목까지 치밀어 올랐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괴로웠지만, 더 끔찍했던 것은 그녀를 계속 레야라고 믿는 척하며 행동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녀 자신이 자기 정체에 대해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만은 확실했다. 이런 상태에서 확신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말이다.
--- p.88

“정상적인 인간이란, 도대체 정상적인 인간이 뭐지? 단 한 번이라도 비열한 행위를 저지른 적이 없는 인간을 뜻하는 건가? 아마 그럴지도 모르지. 그렇지만 설령 그것을 실행에 옮긴 적이 없더라도, 비열한 일을 상상한 적조차 없는 인간이 존재할까? 그것 또한 가능한 일인지도 모르지. 그러나 10년이나 30년 전에 겪었던 정신적 갈등의 망령이 되살아난다면? 그런 갈등을 억압하고 망각하는 일은 어렵지 않지. 설사 그런 생각을 했다 하더라도 자기가 절대로 그런 짓을 할 리가 없다는 사실을 본인이 제일 잘 알고 있으니까 말야. 그런데 이 과거의 망상이 피와 살을 가진 사람의 모습을 하고 벌건 백주에 느닷없이 나타난다면? 자기에게 달라붙어 절대로 떨어지지도 않고 죽일 수도 없는 것이라면? 그럴 경우 자네라면 어떻게 하겠나? 도대체 어디서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생각하나?”
“어디서지?”
“바로 여기야. 솔라리스에서.”
--- p.104

어둠 속에서 그녀의 부드러운 어깨를 감싸 안은 나는 그녀의 몸이 떨리는 것을 느꼈고, 그녀가 정말 레야라고 믿었다. 아니, 그 순간 나는 그녀가 나를 속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그녀를 속이려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녀는 자신이 레야라는 사실을 전혀 의심치 않고 있었으니까.
--- pp.132~133

“……이것은 우리에게는 해결 불가능한 딜레마이다. 우리 자신이 이 고난의 근원인 것이다. 바다는 우리의 사고에 대한 일종의 증폭장치 역할을 정확히 수행했다. 이 경우 그 동기를 찾으려는 우리의 시도는 우리들 자신의 의인화 경향에 의해 저지당했다.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는 인간적인 동기를 찾는 일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의 사고 또는 그들의 물질적 실체를 파괴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에게 사고를 파괴할 능력은 없다. 한편 물질적 실체를 파괴한다면 실제적인 살인 행위나 다를 바가 없다.”
--- p.189

“크리스……`내가 사라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죠?”
“아무 말도 하지 마!”
“왜요? 당신은 아무것도 몰라요!”
그녀는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정말 아무 방법도 없나요? 정말로?”
“레야, 제발…….”
“난 정말로……`놔줘요. 당신은 내가 싫은 거예요. 나도 내 자신에게 넌더리가 나요. 그럴 수만 있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자살하고 싶단 말야?”
“그래요.”
“하지만 당신은 죽으면 안 돼. 내게는 그 누구보다도 당신이 필요해.”
“거짓말!”
“그렇다면 무슨 말을 해야 당신을 설득할 수 있지? 당신은 여기 있어. 당신은 존재하고 있어. 내겐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그럴 리가 없어요. 나는 레야가 아녜요.”
“그럼 당신은 누구지?”
긴 침묵이 흘렀다. 그는 고개를 떨어뜨리고 속삭이듯이 말했다.
“당신은 나를 레야라고 부르지만……`나는 내가 당신이 예전에 사랑했던 여자가 아니라는 걸 알아요.”
“그래. 그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건 이미 먼 옛날 일이야. 이미 과거의 일이란 말야. 그렇지만 당신은 지금 여기 내 앞에 있어. 그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 pp.200~201

“물론 우리가 완전히 같은 존재가 아니라는 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것이 장애가 될 수는 없어.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건 간에 그것이……`당신 생명을 구한 거야.”
애처로운 미소가 그녀의 얼굴을 스쳐갔다.
“그러면 내가……`불사신이란 말인가요?”
“그건 나도 몰라. 어쨌든 당신이 나보다 훨씬 다칠 위험이 적다는 건 사실이야.”
“끔찍한 일이군요…….”
그녀는 속삭이듯이 말했다.
“그렇게까지 끔찍한 일만은 아닐 거야.”
“그래도 당신은 내가 부럽다고는 생각하지 않잖아요.”
“레야, 당신의 운명이 무엇인지는 나도 몰라. 그걸 미리 알 수는 없고, 나나 이 스테이션의 다른 연구원들도 마찬가지야. 그들은 실험을 계속할 거고, 그 결과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몰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지도 몰라요.”
--- p.205

“생각해봐. 조금만이라도. 자네는 도대체 누군가? 누구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거지? 누구를 구하고 싶은 거지? 자네? 그녀? 어느 쪽이지? 처음의? 아니면 현재의? 두 사람 다 대할 용기가 없는 건가? 자네가 하려는 일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자네도 알 거야.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말하겠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는 인간 사회의 윤리 따위는 아무 소용도 없어.”
--- p.216

바다는 살아 있었고, 생각했으며, 행동했다.‘ 솔라리스 문제’는 그 자신의 부조리함으로 완전히 소멸되지는 않은 것이다. 우리의 상대는 진정한 생물이었다. 바다의 이른바‘퇴화’된 기능은 전혀 퇴화되지 않았다. 이 모든 사실이 이제는 의심이 끼어들 여지없이 증명된 것이다. 좋든 싫든 간에 인류는 이 이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설령 몇 백 광년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솔라리스는 인간의 진출 영역 내에 존재하고, 다른 우주를 모두 합친 것보다도 더 우리를 동요하게 하는 이웃인 것이다.
--- p.240

이 생기발랄한 호기심이 수평선 너머로 반짝이며 뻗어 있는 거대한 바다가 보인 것이라고는 아무래도 믿기 힘들었다……`그 거대한 존재를, 그 끝없는 침묵의 힘을, 또는 파도를 굽이치게 하는 숨겨진 힘의 존재를 지금처럼 절실하게 느낀 적은 없었다. 내 눈은 아무것도 보고 있지 않았고, 나는 무기력의 바다에 침잠한 채로 불가시의 사면을 미끄러져 내리며 이 맹목적인 액체의 거인과 일체화했다. 마치 아무런 말도, 생각의 힘조차 빌리지 않고 모든 것을 용서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 p.282

그러나 나의 내부에서는 하나의 기대가 싹트고 있었다. 그녀가 간 후로 내게 주어진 단 하나의 희망이었다. 어떤 성취가, 어떤 조롱이, 또는 어떤 고뇌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나는 모른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잔혹한 기적의 시대가 영원히 과거의 것이 되어버리지는 않았다는 사실을 굳게 믿고 있었다.
---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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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문학작품은 완벽하게 영화화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솔라리스』를 읽으며 다시금 그 사실을 깨달았다. 이미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걸작 영화가 있지만, 초반부의 재해석을 빼면 타르코프스키는 스타니스와프 렘의 문체와 불가능한 대결을 벌였던 게 아닐까. 활자로 박혀 있는 글자를 읽으며 독자는 이미지로 그려진 것 이상의 가공할 상상의 세계에 빠져든다. 렘의 문체는 너무나 강력해서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없어지는 소설 속 행성 솔라리스의 생각하는 바다에 갇혀 허우적대고 만다. 이상한 나라에 갔다 온 기분이다.
김영진 (영화평론가)
스타니스와프 렘은 폴란드가 낳은 세계적인 작가로서 그의 작품은 이미 41개 언어로 번역되었습니다. 르네상스식의 다재다능함과 뛰어난 지성으로 현대 문명의 이면을 천재적인 풍자와 익살로 버무린 솜씨는 그를 폴란드의 국민 작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제부터 그의 작품을 즐길 한국의 독자들이 부럽기까지 합니다.
마렉 차우카 (주한 폴란드 대사)
『솔라리스』는 지성의 성질을 재평가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앤 매카프리 (작가)
『솔라리스』는 엘리건트한 철학적, 미래학적 우주 파티이다.
Kirkus Reviews
렘의 소설에 대한 문학적이며 본능적인 접근법은 독자들에 대해 그 어떤 딱딱한 과학 기사보다도 강한 설득력을 가진다.
더글러스 호프스태터 (인지과학자, 『괴델, 에셔, 바흐: 영원한 황금 노끈』의 저자)
렘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읽히는 과학소설 작가이다.
시어도어 스터전 (소설가)
기계와 로봇의 물리적, 철학적 잠재성을 문학으로 형상화 하는 데에 렘을 능가하는 작가는 없다.
<뉴욕 타임즈>
렘은 도덕가이자 풍자가이며, 과학과 문학 양쪽에서 대단히 박학다식한 작가이다. 그는 우리 인간들의 단점을 방관하지 못한다.
<뉴욕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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