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탄실

탄실

: 최초의 여성 근대 소설가 김명순의 삶 그리고 사랑

김별아 | 해냄 | 2016년 08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9 리뷰 194건 | 판매지수 24
정가
13,800
판매가
12,42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8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464g | 145*215*30mm
ISBN13 9788965745556
ISBN10 896574555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상품 이미지를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원본 이미지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그녀를 볼 때마다 산월은 서글픈 안도감을 느꼈다. 그녀는 산월을 닮고도 닮지 않았다. 산월은 그녀의 흰 피부가 돋보이도록 화려한 비단옷을 지어 입히고, 가느다란 손가락에 어울리는 새뜻한 반지를 끼워주고, 안방의 시렁 위에 그녀가 좋아하는 군입질거리를 항시 마련해 두었다. 어린 그녀는 비단옷과 반지와 달콤한 과자를 무람없이 즐겼다. 누군가 자기보다 더 좋은 옷을 입은 걸 보면 강샘을 부리기도 했다. 앙탈쟁이에 애교꾸러기인 그 계집애는 교방에 들어가 어린 시절을 잃어버린 산월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학교에 넣어달라, 바느질을 배우기 싫다고 우겨대는 그녀는 산월이 모르는, 감히 기대하거나 예상치 못했던 존재였다. 그녀는 누가 가르쳐준 적도 없는 전혀 다른 세상을 꿈꾸고 있었다. 다르다는 것 자체가 불길했다.
---「어머니의 환영」 중에서

‘명예심’이라는 강박적인 감정 때문이기도 했지만, 진명학교에서 동무들의 시새움을 무릅쓰고 공부에 매달리는 동안 그녀는 점차 공부의 재미에 눈을 떴다. 배울수록 세상은 넓어지고 생각은 깊어졌다. 바닷물을 들이켜는 것처럼 공부를 하면 할수록 지식에 대한 목마름은 커졌다. 차라리 무지하고 무식한 채로 자기가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르는 것이 갈증을 멈추는 유일한 방도일 테다. 그러나 앎에 대한 갈증이야말로 인간으로서 살아 있다는 증거였다. 지성과 이성의 힘으로 야만과 미신을 넘어서겠다는 근대인다운 포부의 발현이었다. 아이답지 않게 무수한 근심과 자잘한 감정에 시달렸던 그녀이지만 정신을 집중해 공부할 때만은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토록 그녀를 괴롭히던 남들의 시선과 수군거림도 오롯이 책과 마주한 순간에만은 티끌처럼 하찮게 느껴졌다.
---「기도, 꿈, 탄식」 중에서

온 세상이 여학생의 ‘숨겨진 발자취’를 알게 된 마당에 리응준은 기정을 좋아한 적도 없고 결혼을 청한 일도 없다고 하였다. 외설스런 상상과 잔인한 소문은 그로부터 시작되었다. 여학생은 자유연애를 하다가 집안의 반대에 부딪치자 사랑의 도피 행각을 했지만, 정작 가족들에게서 허락을 받자마자 연인에게 배반당했다. 은적, 그 발자취가 숨겨진 엿새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가에 사람들의 야릇하고 짓궂은 호기심이 집중되었다. 결론은 간단했다. 여학생은 몸을 더럽히고, 버림받은 것이다!
지극히 개인적일뿐더러 어림짐작과 편견으로 가득한 이야기가 버젓이 신문 기사가 되어 3회 연속 게재되었다. 누군가에겐 흥미로웠을 것이다. 누군가는 재미있었을 것이다. 그 흥미와 재미가 누군가를 영원한 고통의 굴길로 등 떠밀었다는 사실은 까맣게 모르거나 모르는 척 무시한 채.
---「은적(隱跡), 숨겨진 발자취」 중에서

‘조선 최초의 여성 작가’라는 이름보다, 명예와 환호보다 그녀를 문학으로 이끈 것은 따로 있었다. 위험과 논란 속에서도 그녀는 이야기하고 싶었다. 가슴속에 가득 차 있는 감정들과 머릿속에서 도깨비불처럼 떠다니는 생각들을 바깥으로 풀어내지 않으면 가슴이든 머리든 터져버릴 것 같았다. 고통, 슬픔, 복수심, 분노, 절망, 고뇌 그리고 외로움……. 해야 할 말이 너무 많았다. 환희, 열정, 그리움, 기다림, 희망 그리고 아름다움에 대한 순정한 찬탄……. 하고 싶은 말도 너무 많았다.
살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죽지 않기 위해 문학을 부둥켜잡았다. 미치지 않기 위해 창작에 몰두했다. 그중에서도 소설은 울부짖고 싶지만 눈물은 들키기 싫은 마음에 꼭 들어맞는 장르였다. 그녀는 소설의 주인공들 뒤에 숨어 자기를 감췄다. 주인공들의 입을 통해 자기 이야기를 했다. 소설로 하는 숨바꼭질은 박진감 넘치지만 안전했다. 원고지 칸칸이 자기를 채우며 그녀는 서서히 치유되었다.
---「의심의 소녀」 중에서

권주영은 ‘외부적 혁명가’다. 주영은 다른 나라 사람들, 일본인들에게 학대받고 원수를 갚기로 결심한다. 반면 김탄실은 ‘내부적 혁명가’다. 탄실은 이민족이 아닌 동족, 친일파들에게 학대받는다. 그녀는 분명하게 알고 있다. 그녀만이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조선이라는 나라는 일본의 식민지이지만 탄실이라는 여성은 그 식민지 남성의 또다른 식민지였다. 그래서 그녀의 싸움은 바깥을 향할 수가 없었다. 등 뒤에서 칼을 꽂는 폭압에 맞서 내부의 적들과 쟁투해야 했다.
외톨이였기에, 아웃사이더였기에, 더 잘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조선 문단의 호평과 인기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여등의 배후로서』의 결점과 한계를 명확히 파악했다. 그녀와 관련된 더러운 소문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남자가 쓴 여자에 대한 소설이었다. 제국의 작가가 쓴 식민지의 이야기였다. 고양이가 쥐들의 미담을 말하고, 뱀이 개구리의 울음을 흉내 내는 꼴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등 뒤에서 등 뒤로」 중에서

흥미와 재미가 누군가를 영원한 고통의 굴길로 등 떠밀었다는 사실은 까맣게 모르거나 모르는 척 무시한 채.
---「은적(隱迹), 숨겨진 발자취」 중에서

‘조선 최초의 여성 작가’라는 이름보다, 명예와 환호보다 그녀를 문학으로 이끈 것은 따로 있었다. 위험과 논란 속에서도 그녀는 이야기하고 싶었다. 가슴속에 가득 차 있는 감정들과 머릿속에서 도깨비불처럼 떠다니는 생각들을 바깥으로 풀어내지 않으면 가슴이든 머리든 터져버릴 것 같았다. 고통, 슬픔, 복수심, 분노, 절망, 고뇌 그리고 외로움……. 해야 할 말이 너무 많았다. 환희, 열정, 그리움, 기다림, 희망 그리고 아름다움에 대한 순정한 찬탄……. 하고 싶은 말도 너무 많았다.
살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죽지 않기 위해 문학을 부둥켜잡았다. 미치지 않기 위해 창작에 몰두했다. 그중에서도 소설은 울부짖고 싶지만 눈물은 들키기 싫은 마음에 꼭 들어맞는 장르였다. 그녀는 소설의 주인공들 뒤에 숨어 자기를 감췄다. 주인공들의 입을 통해 자기 이야기를 했다. 소설로 하는 숨바꼭질은 박진감 넘치지만 안전했다. 원고지 칸칸이 자기를 채우며 그녀는 서서히 치유되었다.
---「의심의 소녀」 중에서

권주영은 ‘외부적 혁명가’다. 주영은 다른 나라 사람들, 일본인들에게 학대받고 원수를 갚기로 결심한다. 반면 김탄실은 ‘내부적 혁명가’다. 탄실은 이민족이 아닌 동족, 친일파들에게 학대받는다. 그녀는 분명하게 알고 있다. 그녀만이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조선이라는 나라는 일본의 식민지이지만 탄실이라는 여성은 그 식민지 남성의 또다른 식민지였다. 그래서 그녀의 싸움은 바깥을 향할 수가 없었다. 등 뒤에서 칼을 꽂는 폭압에 맞서 내부의 적들과 쟁투해야 했다.
외톨이였기에, 아웃사이더였기에, 더 잘 보이는 것들이 있었다. 조선 문단의 호평과 인기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여등의 배후로서』의 결점과 한계를 명확히 파악했다. 그녀와 관련된 더러운 소문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남자가 쓴 여자에 대한 소설이었다. 제국의 작가가 쓴 식민지의 이야기였다. 고양이가 쥐들의 미담을 말하고, 뱀이 개구리의 울음을 흉내 내는 꼴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등 뒤에서 등 뒤로」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1896년 1월 20일, 평양의 거상(巨商) 김희경과 기생 출신의 첩 산월 사이에서 첫째 딸로 태어난 김명순은 어릴 때부터 신식 교육을 받으며 귀하게 성장한다. 아버지의 사업이 번창하여 부유한 환경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생활하지만, 기생첩인 어머니의 출신에 대한 세간의 편견과 따돌림으로 괴로워한다. 경성의 진명여고로 유학하여 출신을 극복하고자 열심히 공부하지만, 또래들과 어울리지 못한다. 그러던 중 관찰사가 되고자 했던 아버지가 정계 진출에 실패한 후 빚더미만 남겨둔 채 세상을 뜨고, 어머니와 명순은 무일푼으로 쫓겨 경성으로 이주한다. 얼마 후 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고, 기생이었던 이모 영월의 도움으로 동생 7명을 건사하던 명순은 1913년 9월, 음악과 문학에 대한 꿈을 품고 열일곱의 나이에 동경 유학을 떠난다.
후견인을 자처하는 숙부 김희순은 타지에서의 생활을 배려해 일본 육군사관생도 리응준을 소개한다. 명순은 과묵한 그에게 남자로서의 매력을 느끼지는 못하고, 기숙사로 찾아오는 그를 대면대면하게 대한다. 어느 날, 명순을 밖으로 불러낸 리응준은 느닷없이 그녀를 제압해 성폭행하고, 이 사실은 왜곡된 신문기사로 경성에까지 알려지면서 피해자 김명순은 오히려 사회적 비난을 받으며 가십거리로 전락한다.
세인들의 관심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성으로 돌아와 글쓰기로 도피한 김명순은 단편소설 「의심의 소녀」로 문단에 데뷔하고, 《창조》의 동인으로도 활동하는 등 문학에의 꿈을 펼쳐나가기 시작하는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7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187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9.9점 9.9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2,42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