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장희빈 사랑에 살다

장희빈 사랑에 살다

리뷰 총점8.5 리뷰 11건
정가
10,000
판매가
9,00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12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43쪽 | 485g | 152*210*30mm
ISBN13 9788992522175
ISBN10 899252217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월영이 다시 물었다.
“어찌해 그리 짧은 저고리를 만들 생각을 했니?”
옥정이 대답했다.
“어머니가 실수를 하신 것은 들어서 아실 터이고.”
옥정이 잠시 뜸을 들였다가 말을 이었다.
“늘 익숙하던 것을 파괴하는 데에서 오는 새로움이 때로 큰 아름다움으로 비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작금 기녀들을 필두로 여인네의 저고리의 길이가 점점 짧아지고 있는 추세인데, 조금 짧은 것보다는 아예 파격으로 보이게 뭉텅 잘라낸 것입니다. 또한 아무리 좋던 것도 매일 보면 질리는 것이니. 익숙하지 않은 것이면 적어도 이상스러워서라도 눈길이 모일 것 아닙니까? 칭찬이든 비난이든. 그리고….”
“그리고 또?”
월영이 다정하게 물었다.
“어쩌면 다시는 불릴 날을 기약할 수 없는 퇴기에게는 일순 듣는 칭찬이 아니라 두고두고 회자될 말거리가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했지요. 그것이 저고리를 그리 민망하도록 짧게 만든 가장 큰 연유입니다.” --- p.26

이순의 강렬한 눈빛이 옥정을 향했고, 옥정은 담대하게 그 눈빛을 받아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이순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머물렀다. 그러고는 가만히 옥정의 어깨에 몸을 기댔다. 순간 옥정은 놀라움으로 가슴이 터질 듯했다. 어찌해야 하나.
“잠시만… 그대로 있어 주겠는가?”
궁궐의 참새들은 청년 국왕이 근래 들어 범보다 표독하고 뱀보다 싸늘하다고 수군거렸다. 남인에서 서인으로 조정을 갈아치우면서 피도 눈물도 보이지 않은 이순이었다. 가끔 노회한 신하들이 논리적으로 반박해 올 때 처음에는 불편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절로 주먹을 끌어 쥐어졌다. 하지만 점점 자신감이 커지자 오히려 목소리는 낮아지고 분노를 숨기는 법을 알았다. 그렇게 이순은 차가워지는 법을 터득해갔다. 그리고 그만큼 이순은 더 고독해져갔다.
“누구에게든 약한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지. 그 모습을 들키는 순간 아마도 그들이 누구든 간에 나를 이용하려 들 테니. 모후도 예외는 아니야. 모후께선 정치색이 강하시고, 권력욕 또한 강했지. 내가 조금이라도 기댈라 치면 모후께선 내 피를 묻혀가며 겨우 마련한 기틀을 흔들어댈 것이고 끊임없이 요구를 해올 것이거든. 가엾은 인생 아니냐? 자신을 잉태해 준 어머니조차 믿을 수 없으니.”
옥정은 그날 처음 이순의 진짜 얼굴을 보았다. 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미소 뒤에 극한의 외로움과 나약함을 숨기고 있음을. --- p.143

장옥정이 왕비로 책봉되던 날, 대제학 민암이 지어 바친 옥책문을 듣고 있는 옥정의 눈에서 쉴새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왕은 이르노라. 하늘과 땅의 덕이 모여서 만물이 힘입어 비로소 살듯이 부부의 윤리가 이루어지고, 낮과 밤이 나뉘어 해와 달이 번갈아 밝히듯이 안팎의 교화가 갖추어지므로, 임금의 다스림은 반드시 왕비의 어짊을 힘입어야 한다. 후궁에서 세자를 기르매 노경(魯經)에는 귀하게 된 어머니의 표상을 전하였고, 왕실(王室)에 효순(孝順)하매 주아(周雅)에는 잘 다스린 신하의 아름다움을 실었다. 이제 다행히 궁 안에서 덕이 있는 사람을 가리매 자나깨나 구하던 짝에 합당하니, 아름다운 위호(位號)를 바루고 절차를 갖춘 의례(儀禮)를 거행한다.……” --- p.258

작금 서인들의 최대 현안은 숙원 최씨의 원조를 받아 폐비 민씨를 다시 중전의 자리에 올려놓는 것이었다. 숙원 최씨를 지원하는 한편 반대쪽 날개도 높이 펼쳐 들었다. 그것은 서포 김만중이 유배지에서 장옥정에 대한 증오와 남인에 대한 적개심으로 지은 ‘사씨남정기’의 출현이었다. --- p.289

이미 마음이 떠났으면서도 이순이 남인과 역관 세력의 손을 마저 놓지 못하고 있는 것도 어쩌면 이 현실적인 문제의 타개책을 찾지 못해서였다. 그간 상인이나 역관들로부터 적지 않은 지원을 받아 친병 강화나 왕실의 위상을 세우는 일에 써왔다. 특히 장현이 많은 역할을 맡아주었다. 근래 남인과 거리를 두기 시작하면서 장현과도 관계가 틀어져 있었고, 그 대리인 역할을 해오던 옥정과도 소원한 관계였다. 옥정과 거리를 둔 것은 스스로 자처한 것이기는 했지만, 어쨌든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손을 뻗을 곳이 필요했다. 고민에 빠진 이순에게 낭보가 날아들었다. 슬슬 서인을 가까이 두기 시작한 이순에게 줄을 대온 상인이 하나 있다고 했다. 이순은 그를 만나러 친히 궁 밖으로 나가 보기로 했다. --- p.292

이순의 발길이 어느덧 옥계에 다다랐다. 낯이 익었다. 옥정을 만나 밤을 보내게 됐던 바로 그 옥계임을 깨달았다. 이순은 자신도 모르게 옥계에 내려앉았다. 그리고 이십 여 년 전 달빛 아래 그녀의 어깨에 기대고 투정을 부리던 순간을 기억해 냈다.
‘그때 그 여인은 지친 나를 어미처럼 보듬어 주었지. 차마 군왕으로서 모친에게도 내보일 수 없었던 외로움을 그 여인이 달래 주었었지.’
옥정이 앉았던 자리를 쓸어 보았다. 그 여인이 어떤 여인이었던가?
사내로서 한 눈에 마음을 빼앗겼던 첫 여인이었다. 자신이 그렇게 간절하게 원하던 첫 아들을 낳아준 여인이었다. 언제나 자신의 정치적 후원자였고, 자신이 원하는 무엇이든 이루어 주려고 했던 여인이었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서도 오직 자신만을 사랑한 여인이었다. 그런 여인을 자신이 죽게 했다.
어느덧 옥계를 쓰는 이순의 손길이 떨려 왔다. 이십 년도 지난 일이건만, 온기가 느껴지는 듯 했다. 곁에 와 있는 듯 했다.
--- p.343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우리가 잘 알지만 어쩌면 전혀 모를 수도 있는 한 여자에 대한 빼어난 조망. 조선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재능과 영민함으로 왕비에까지 등극한 그녀의 인생 스토리가 마치 한 편의 칙릿소설처럼 빠르고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정윤철 (「말아톤」「좋지아니한가」「슈퍼맨이었던 사나이」 감독)
그녀는 사극과 현대물을 자유롭게 오가며 재능을 발휘하는 보기 드문 시나리오 작가다. 거기에 침착하고 섬세한 감성과 선굵은 터치를 겸비했다. 누구나 해오던 장희빈에 대한 해석이 아닌 그녀만의 시각으로 새롭고 독특한 장희빈을 탄생시켰다. 새롭고 강렬한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멋지고 드라마틱하다.
정승혜 ((주) 영화사 아침 대표)
처음 몇 줄을 읽고 나면, 순식간에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매력적인 소설이다.
이렇게 현대적이고 당당한 여성이, 이렇게 지순한 사랑에 목숨을 바친다는 사실이 비극적 아이러니를 느끼게 한다. 시대를 너무 앞서온 희빈의 최후가 가슴을 시리게 한다.
성재준 (뮤지컬 연출가)

회원리뷰 (11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절판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