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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토콘드리아

미토콘드리아

: 박테리아에서 인간으로, 진화의 숨은 지배자

[ 양장 ] 오파비니아-07이동
리뷰 총점9.5 리뷰 20건 | 판매지수 4,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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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1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536쪽 | 884g | 153*224*35mm
ISBN13 9788990024886
ISBN10 899002488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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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여 년 사이 과학계에서는 미토콘드리아의 새로운 면들이 속속 밝혀졌지만 일반 대중에게는 조금 생소할 것이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예정된 세포자살, 아포토시스apoptosis다. 모든 세포는 더 큰 이익, 다시 말해 몸 전체를 위해 자살을 한다. 1990년대 중반 무렵부터 과학자들은 아포토시스를 결정하는 것이 핵 유전자가 아니라 미토콘드리아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측을 뒤엎는 결과였다. 아포토시스는 의학 연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아포토시스를 해야 할 상황에서 아포토시스가 일어나지 않는 것이 암의 근본원인이기 때문이다. 많은 과학자들이 핵 유전자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이제는 미토콘드리아를 조작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 --- P.18

복잡한 진핵세포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지도 뜨거운 논쟁거리다. 지금까지의 통설은 조금씩 진화를 거듭하던 원시진핵세포가 어느 날 세균 하나를 집어삼켰고 이 세균이 몇 세대를 거치면서 세포에 종속되어가다가 마침내 완전한 세포의 일부가 되면서 미토콘드리아로 진화되었다는 것이다. 이 가설에 따르면 우리 모두의 공통조상은 미토콘드리아가 없는 원시진핵 단세포 생물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이 원시진핵 단세포 생물이야말로 미토콘드리아가 ‘사로잡혀’ 이용되기 이전의 세포 형태를 보여주는 증거가 된다. 그러나 10여 년에 걸친 면밀한 유전학적 분석결과, 현재까지 알려진 모든 진핵세포는 미토콘드리아가 있거나, 지금은 없더라도 한때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진핵세포의 기원이 미토콘드리아의 기원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두 사건은 하나거나 동시에 진행된 것이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미토콘드리아는 다세포 생물의 진화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다세포 생물을 구성하는 진핵세포가 처음 만들어지던 순간부터 필요했을 것이다. 이 또한 사실이라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세균 수준을 넘어 진화하는 일은 미토콘드리아 없이는 불가능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 PP.19~20

미토콘드리아의 더 은밀한 일면은 양성兩性 간의 차이와 관련이 있다. 사실 미토콘드리아가 없었다면 성性은 없었을 것이다. 성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도 풀지 못한 어려운 문제다. 유성생식으로 한 아이가 태어나려면 아버지와 어머니, 두 사람이 필요하다. 반면 무성생식이나 단성생식을 할 경우에는 어머니만 있으면 족하다. 아버지 역할은 불필요할 뿐 아니라 자원과 공간의 낭비다. 게다가 성을 종족번식 수단으로 볼 때 두 가지 성별이 있다는 것은 전체 개체군의 절반 중에서 짝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출산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똑같은 성을 갖거나 모두 다른 성을 갖는 편이 더 나았을 것이다. 두 가지 성은 모든 가능성 가운데 최악의 경우다. 이 수수께끼에 대한 해답도 미토콘드리아와 연관이 있다. 이 해답은 일반 대중에게는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1970년대 후반에 밝혀져 학자들 사이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에게 두 가지 성이 필요한 이유는 여성은 난자를 통해 자신의 미토콘드리아를 전달하도록 분화되지만, 남성은 정자를 통해 자신의 미토콘드리아를 전달하지 못하도록 분화되기 때문이다. --- P.20

지구에 사는 진정한 다세포 생물은 모두 핵이 있는 세포인 진핵세포로 이루어진다. 이 복잡한 세포의 진화과정은 신비에 싸여 있으며 생명의 역사에서 가장 일어나지 않을 법한 사건 중 하나일 것이다. 이 사건에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핵이 형성된 순간이 아니라 바로 두 세포가 하나가 된 순간이다. 한 세포가 다른 세포를 집어삼키면서 미토콘드리아를 품은 정체불명의 세포가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한 세포가 다른 세포를 집어삼키는 일은 허다하게 일어난다. 단 한 번 일어났던 진핵세포의 합체가 그렇게 특별한 이유는 무엇일까? --- P.39

최신 연구를 통해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미토콘드리아를 획득한 사건은 이미 유전자로 가득 찬 핵을 갖고 있던 복잡한 진핵세포에 단순히 충분한 동력을 공급하는 일보다 훨씬 더 큰 중요성이 있다. 이 사건은 복잡한 진핵세포의 진화를 단번에 가능하게 만들었다. 만약 미토콘드리아와의 연합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 이곳에 있지 못할뿐더러, 다른 지적인 생명체도, 진정한 다세포 생물도 이 땅에 나타나지 못했을 것이다. --- PP.48~49

세균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환경에서, 그리고 몇몇 상상치도 못한 환경에서 콜로니를 형성하며 20억 년 동안 지구를 지배해왔다. 오늘날에도 생물량으로 따지면 세균의 생물량은 다세포 생물 전체의 생물량을 합친 것보다 많다. 그러나 세균에게는 길을 가다 마주칠 큰 다세포 생물로 절대 진화될 수 없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반면 주류적 시각에서 볼 때 세균보다 훨씬 나중에 등장퇇 진핵세포는 세균이 살았던 기간에 비하면 한 조각에 불과한 단 수억 년이라는 기간 동안 우리 주위의 모든 생명체를 샘솟게 한 거대한 생명의 원천을 만들어냈다. --- P.51

진핵세포의 기원에 대해 내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두 이론은 ‘주류적 시각(mainstream view)’과 ‘수소가설(hydrogen hypothesis)’이다. 주류적 시각은 린 마굴리스가 처음 창안한 가설을 발전시킨 개념으로, 옥스퍼드 대학의 생물학자 톰 캐벌리어 스미스Tom Cavalier-Smith가 그 체계를 확립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캐벌리어 스미스만큼 세포의 분자구조와 진화론적 관계를 자세히 파악한 학자는 드물다. 그는 세포의 진화와 관련해 중요하면서도 논란을 불러일으킨 이론들을 수없이 많이 내놓았다. 주류적 시각과는 완전히 다른 이론인 수소가설은 독일 뒤셀도르프에 있는 하인리히-하이네 대학의 미국인 생화학자 빌 마틴Bill Martin이 강력하게 주장했다. 유전학자인 마틴은 진핵생물의 기원을 연구하면서 형태학적인 면보다는 생화학적인 면에 더 관심을 가졌다. --- P.64

지금부터 20억 년 전 어느 화창한 아침, 오늘날의 아케조아와 사촌뻘 되는 단순한 생물 하나가 세균을 삼키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소화를 시키지 못했다. 이 세균은 자신을 집어삼킨 아케조아 내부에서 살아남아 번식했다. 서로 어떤 이득을 주고받았는지는 모르지만 이 은밀한 제휴로부터 결국 미토콘드리아가 있는 오늘날의 모든 진핵생물들, 우리가 잘 아는 식물과 동물과 균류가 발생한 것이다. --- P.76

아직도 어딘가에서 진짜 아케조아가 사람들의 눈에 발견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오늘날에는 아케조아라는 생물군 전체가 허상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조사된 모든 진핵생물은 미토콘드리아가 있거나 한때 있었다. 증거를 신뢰한다면 어디에도 원시적인 아케조아란 없다. 그리고 이것이 사실이라고 가정하면 미토콘드리아와 진핵생물의 연합은 진핵생물이 처음 탄생한 바로 그때 시작되었으며 이 둘을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는 밀접한 관계였을 것이다. 진핵생물을 번성하게 만든 이 연합은 단 한 차례만 일어났던 사건이었다. --- P.81

옛날 옛적 산소가 거의 없는 깊은 바다에 메탄생성고세균 하나와 알파프로테오박테리아 하나가 나란히 살고 있었다. 움직일 수 있었던 알파프로테오박테리아는 먹을 것을 찾아 이리저리 바쁘게 돌아다녔고 이따금씩 먹이(다른 세균의 노폐물)를 발효시켜 에너지를 생산해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찌꺼기로 내놓았다. 메탄생성고세균은 이 찌꺼기만 있으면 필요한 것은 뭐든지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둘은 아주 기분 좋고 편안한 관계를 유지하며 행복하게 살았다. 메탄생성고세균과 알파프로테오박테리아는 날마다 조금씩 더 가까워졌고 메탄생성고세균은 자신의 은인을 끌어안기 위해 점점 모습을 바꾸었다. 이런 형태 변화는 그림 3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간이 흐르자 숨이 막힐 정도로 둘러싸인 불쌍한 알파프로테오박테리아는 먹이를 흡수할 수 있는 표면이 얼마 남지 않게 되었다. 방법을 찾지 못하면 굶어 죽을 지경에 놓였지만 메탄생성고세균에게 꼭 붙들려 있어서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이제 알파프로테오박테리아는 메탄생성고세균의 몸속으로 들어가는 것 말고는 달리 선택권이 없었다. 그러면 메탄생성고세균이 자신의 표면을 통해 필요한 먹이를 흡수함으로써 둘은 편안한 관계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알파프로테오박테리아는 메탄생성고세균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 P.96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제부터 깜짝 놀랄 만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유전자 수평이동으로 두 꾸러미의 유전자를 얻게 된 메탄생성고세균은 이제 무엇이든지 할 수 있게 되었다. 주위로부터 양분을 흡수할 수도 있고 그 양분을 발효시켜 에너지를 만들 수도 있게 되었다. 미운 오리 새끼가 백조로 변한 것처럼 메탄생성고세균도 더 이상 메탄생성고세균으로 있을 필요가 없어졌다. 한때는 유일한 에너지 공급원에 갇혀 메탄만 생산하며 살았지만 이제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게 된 것이다. 산소가 풍부한 환경도 피할 필요가 없었다. 더군다나 산소가 풍부한 환경에서 어슬렁거리며 다니면 몸속에 있는 알파프로테오박테리아가 산소를 이용해 더 많은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생산할 수 있어 더 큰 이득이 되었다. 이제 숙주세포(더 이상 메탄생성고세균이라고 부를 이유가 없다)에게 필요한 것은 수도꼭지인 ATP 펌프뿐이었다. 이 수도꼭지를 알파프로테오박테리아의 막에 꽂기만 하면 온 세상이 자신의 무대가 될 것이다. ATP 펌프야말로 진핵생물의 진정한 혁신적인 창조물이며, 우리가 서로 다른 진핵생물 무리의 유전자 서열을 신뢰한다면 ATP 펌프는 진핵생물이 연합을 시작한 초기에 만들어졌다.
생명과 우주와 만물, 다시 말해서 진핵세포의 기원에 대한 해답은 결국 단순한 유전자 이동으로 끝이 난다. --- P.100

진핵생물의 생활양식은 에너지 낭비가 심하다. 형태를 바꾸고 먹이를 감싸 잡아먹는 활동은 에너지를 많이 소모한다. 미토콘드리아 없이 이렇게 살 수 있는 진핵생물은 다른 생물의 몸속에서 호사를 누리는 기생생물뿐이다. 게다가 이들은 거의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 다만 형태는 바꿔야 한다. 다음 몇 장에서는 진핵생물이 살아가는 모습을 속속들이 살펴볼 것이다. 역동적인 세포골격을 이용한 형태변화, 대형화, 엄청난 양의 DNA 축적, 성, 다세포화, 이런 모든 변화는 미토콘드리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므로 세균의 경우는 일어날 수도 없는 일이며, 혹 일어날 수 있다 해도 그 가능성이 너무 미미하다.
그 이유는 막을 통해 일어나는 정교한 에너지 생산과정과 연관이 있다. 세균과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생산방법은 본질적으로 같다. 그러나 미토콘드리아에서는 그 과정이 세포 내부에서 일어나는 반면, 세균은 세포막을 이용한다는 차이가 있다. 에너지 생산의 내면화로 진핵생물의 진화가 가능했을 뿐 아니라 생명의 기원 자체에도 빛을 더했다. --- PP.104~105

미토콘드리아 내부에서 일어나는 에너지 생산과정은 생물학에서 가장 기이한 메커니즘으로 그 발견은 다윈과 아인슈타인의 발견에 견줄 만하다. 미토콘드리아는 몇 나노미터 두께의 생체막을 통해 양성자를 수송함으로써 전위차를 만들어 동력을 생산한다. 이 양성자의 동력은 생명의 기본입자라고 일컬어지는 막에 있는 버섯 모양 단백질을 지나면서 ATP 형태의 에너지를 생산한다. 이 파격적인 메커니즘은 DNA처럼 생명의 근본이 되며 지구상에 있는 모든 생명의 기원을 꿰뚫어볼 수 있게 해준다. --- P.107

처음에는 ATP의 중요성을 받아들인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1930년대에 코펜하겐에서 이루어진 프리츠 리프만Fritz Lipmann과 헤르만 칼카르Herman Kalckar의 연구를 통해 ATP의 중요성이 확립되었으며 1941년에 (이번에는 미국에서) 이들은 ATP가 생명의 ‘보편적인 에너지 통화’라고 선언했다. 1940년대라는 것을 감안하면 쉽게 역풍을 맞을 수도 있고 경력에도 누가 될 수 있는 대담한 주장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 주장은 기본적으로 옳았다. ATP는 식물, 동물, 균류, 세균 할 것 없이 모든 종류의 세포에서 발견되었다. 1940년대에는 ATP가 발효와 호흡을 통해서만 만들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1950년대에는 여기에 광합성이 보태졌다. 광합성으로 ATP를 생산할 때는 태양에너지가 이용된다. 그러므로 생명의 3대 에너지 경로인 호흡, 발효, 광합성에서 모두 ATP가 생산된다는 사실은 생명의 기본적인 통일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뜻 깊은 본보기다. --- PP.128~129

세균은 기본적으로 양성자 동력을 이용한다. ATP를 보편적인 에너지 통화라고 하지만 세포의 모든 곳에서 쓰이지는 않는다. 세균의 항상성 유지(세포 안팎으로 물질을 능동수송하는 것)와 운동(편모를 이용한 추진력)에는 ATP보다는 주로 양성자 동력이 쓰인다. 이처럼 생명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곳에 양성자 동력이 쓰인다는 사실에서 호흡연쇄가 ATP 합성에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은 양성자를 내보내는 이유가 설명되며, 이와 함께 전자 한 개가 호흡연쇄를 통과할 때 만들어지는 ATP 분자가 몇 개인지 결정할 수 없는 이유도 설명된다. 양성자 동력은 ATP 합성뿐 아니라 여러 면에서 생명현상의 밑바탕이 된다. 그리고 지금까지 드러난 것은 아주 일부에 불과하다. --- P.147

이런 의문이 들지도 모른다. 왜 세균은 세균을 넘어 진화하지 못했을까? 왜 세균은 40억 년 동안 진화하면서 진정한 다세포 생물, 곧 지적인 세균을 만들어내지 못했을까? 왜 진핵생물이 진화하기 위해서는 고세균과 세균의 결합이 필요했을까? 그냥 세균이나 고세균의 복잡성이 점점 증가하면서 진핵생물이 되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3부에서는 오랜 세월에 걸쳐 수수께끼로 남아 있던 이 문제의 해답과 식물과 동물로 널리 번성한 진핵생물의 계보 속에 담긴 의미를 살펴볼 것이다. 그 의미는 막으로 둘러싸여야만 일어날 수 있는 화학삼투 작용을 이용한 에너지 생산방법의 근본적인 특성과 연관이 있다. --- P.164

세균은 20억 년 동안 지구를 지배했다. 세균은 생화학적 능력에서는 거의 한계가 없을 정도로 진화했지만 몸집을 불리거나 형태를 복잡하게 만드는 법을 알지 못했다. 다른 행성에 사는 생명체도 세균과 같은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지 모른다. 지구에서 생명체의 몸집이 커지고 복잡해진 것은 미토콘드리아가 에너지 생산을 담당하면서부터였다. 그러면 왜 세균은 자신만의 에너지 생산수단을 몸속에 들이지 않았을까? 그 해답은 오랜 세월 동안 끈질기게 남아 있는 미토콘드리아 DNA라는 20억 년 된 역설 속에 있다. ---- P.165

내 생각에 세균은 자연선택만으로 진핵생물로 진화될 수 없다. 세균과 진핵생물 사이의 건널 수 없는 틈을 이어주는 다리로 공생이 삲 필요했으며 복잡성의 씨를 뿌리는 데 미토콘드리아의 연합이 꼭 필요했다. 미토콘드리아가 없었다면 복잡한 생명체는 나타나지 못했으며, 공생이 없었다면 미토콘드리아도 없었고, 미토콘드리아의 연합이 없었다면 우리는 한갓 세균을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공생이 다윈주의적인지 아닌지에 관계없이, 공생하는 미토콘드리아가 필요한 이유를 이해하는 것은 우리 과거와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자리를 이해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다. --- P.175

항생물질에 저항력을 가진 유전자를 버리듯이 세균은 다른 유전자도 그 순간 필요가 없으면 가차 없이 버린다. 플라스미드같이 옮겨 다닐 수 있는 유전자를 더 손쉽게 없앨 수 있지만, 세균은 주염색체에 있는 유전자도 제거할 수 있다. 항상 이용되는 유전자가 아니라면 어떤 유전자라도 무작위로 일어나는 돌연변이와 복제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한 선택을 통해 사라질 수 있다. 진핵생물에 비해 유전자 수가 적은데도 세균에는 ‘쓰레기’ DNA가 얼마 없는 것을 보면 이런 과정이 세균의 주염색체에 미치는 효과를 짐작할 수 있다. 세균이 작고 군더더기가 없는 이유는 당장 필요 없는 짐 꾸러미를 바로 버리기 때문이다. --- P.185

호흡은 미토콘드리아에게 존재의 의미라고 할 수 있다. 호흡속도는 상황에 따라 아주 민감하게 변한다. 우리가 깨어 있느냐, 잠을 자느냐, 유산소 운동을 하느냐, 가만히 앉아 있느냐, 글을 쓰느냐, 공을 차느냐에 따라 다 다르다. 이런 갑작스러운 상황변화가 일어나면 미토콘드리아는 분자 수준에서 그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상황변화에 따른 요구는 아주 중요하며 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관료주의적인 핵 유전자에 의해 조절되기는 어렵다. 이와 비슷한 갑작스러운 요구변화는 동물뿐 아니라 분자 수준에서 훨씬 더 환경변화(이를테면 산소 농도변화나 온도변화 따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식물과 균류와 미생물에서도 일어난다. 따라서 앨런의 주장은, 이런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려면 미토콘드리아가 유전자 전초기지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미토콘드리아 막에서 일어나는 산화환원 반응이 그곳을 기반으로 한 유전자에 의해 엄격히 통제될 수 있기 때문이다. --- P.214

생명은 본래부터 복잡해지고자 하는 성질을 타고났을까? 복잡성이 증가하는 비탈을 오르도록 생명체를 떠미는 힘은 유전자가 아닌 다른 곳에 있다. 크기와 복잡성은 대체로 연관성이 있다. 크기가 커지면 유전적으로나 형태학적으로나 복잡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크기가 커지는 것이 생명체에게 즉각적인 이득이 되지는 않는다. 크기가 커지면 미토콘드리아가 많아지며 미토콘드리아가 많아진다는 것은 힘이 세지고 대사효율이 증가한다는 의미다. 미토콘드리아는 두 가지의 진화에서 원동력으로 작용했다고 추측된다. 하나는 복잡성이 나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DNA와 유전자의 축적이며, 다른 하나는 지구에 널리 퍼진 정온동물의 진화다. --- P.229

몸속에 있는 세포는 기운을 다하거나 손상을 입으면 자살을 강요당하는데 이를 아포토시스라고 한다. 아포토시스가 일어나면 세포에 돌기가 돋고 응축과 재흡수가 일어난다. 만약 아포토시스의 조절과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암에 걸리게 된다. 세포와 전체 개체 사이에 이익 다툼이 일어나는 것이다. 아포토시스는 다세포 생물 개체 전체의 보존과 결속을 위해 꼭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떻게 한때 독립된 존재였던 세포가 더 큰 이득을 위해 죽음을 받아들이게 되었을까? 오늘날 아포토시스는 미토콘드리아가 관장하며 세균 조상에서 유래한 죽음의 장치는 죽음의 역사를 암시한다. 그렇다면 개체의 결속은 격렬한 싸움 속에서 싹텄다는 것일까? --- P.285

세균이 단지 병을 일으킬 뿐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고정관념이다. 마굴리스의 주장에 따르면, 진화는 대부분 세균 사이에서 일어난 사건이며 세균 사이의 상호협력을 통해서 설명될 수 있다. 여기에는 진핵세포의 기초가 된 세포내공생도 포함된다. 이런 협력관계는 포식성과는 잘 맞지 않기 때문에 주로 세균에서 일어난다. (중략) 세균은 어쩔 수 없이 입의 크기가 아니라 번식속도를 경쟁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식량이 부족한 세균 생태계의 현실에서는 같은 자원을 두고 싸우기보다는 서로의 부산물로 살아가는 편이 훨씬 이득이다. (중략) 협력관계는 협력을 하는 것이 서로에게 유익할 때만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성공’을 세포의 생존으로 평가하든, 유전자의 생존으로 평가하든 우리는 생존자들, 곧 스스로를 가장 성공적으로 복제했던 유전자나 세포만 볼 수 있다. 세포가 극단적으로 이타적이면 다른 세포를 위해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 수많은 젊은 전쟁영웅이 나라를 위해 싸우다 자식 하나 남기지 못하고 죽는 것과 비슷하다. 내 이야기의 요점은 협력이 꼭 이타적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서로 협력하는 세상은 테니슨의 표현처럼 “이빨과 발톱이 피로 물든 포악한 자연”이라는 자연에 대한 고정관념과는 거리가 멀다. 협력은 이타적이지는 않을지 몰라도 입가에서 피를 뚝뚝 떨어뜨리는 모습이 연상될 정도로 ‘공격적’이지도 않다. / 이런 모순이 생기게 된 데는 도킨스 같은 신다윈주의자와 마굴리스 사이에서 시작된 불화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개념은 세균에게는 잘 적용되지 않는다(도킨스는 적용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마굴리스에게 진화는 세균 사이의 협동으로 잘 짜여진 한 폭의 그림이다. PP. 295~296

정자와 난자는 모두 자신의 핵 속에 있는 유전자를 전달하지만 정상적인 상황에서 다음 세대에 미토콘드리아를 전달하는 것은 오직 난자뿐이며 미토콘드리아와 함께 그 안에 들어 있는 작지만 중요한 유전체도 전달된다. 모계를 따라 유전되는 미토콘드리아 DNA의 특성을 이용해 지금부터 17만 년 전에 살았던 모든 인류의 조상, ‘미토콘드리아 이브’를 추적하기도 했다. 최근 미토콘드리아의 모계유전 원칙에 도전장을 내미는 자료들이 나왔지만, 오히려 미토콘드리아가 주로 모계를 따라 유전되는 이유를 새로운 시각에서 파악하게 해주었다. 이 새로운 시각은 두 가지 성性이 진화되어야만 했던 이유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P.341

대사율이 높은 동물일수록 노화가 빨리 진행되고 암 같은 퇴행성 질환에 쉽게 굴복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조류는 대사율이 높으면서도 수명이 길고 이런 질병에도 잘 걸리지 않는다. 이런 예외적인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조류의 미토콘드리아가 자유라디칼을 더 적게 누출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얼핏 보기에는 미토콘드리아와 별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퇴행성 질환이 어째서 자유라디칼 누출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일까? 역동적이고도 새로운 현상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손상된 미토콘드리아와 핵 사이의 신호는 세포의 운명을 결정하고 아울러 우리의 운명까지 결정한다.
--- P.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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