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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평전

박태준 평전

: 세계 최고의 철강인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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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12월 01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032쪽 | 1392g | 142*220*55mm
ISBN13 9791156622932
ISBN10 115662293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가장 먼저 기억할 것은, 회사의 종자돈이 조상들의 피의 대가였다는 사실입니다. 대일청구권자금, 그 식민지 배상금의 일부로써 포철 1기 건설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외친 제철보국과 우향우는 한층 더 우리의 가슴을 적시고 영혼을 울렸을 것입니다. 바로 여기서 포스코에 요구되는 고도의 윤리의식이 나옵니다.
박정희 대통령을 잊을 수 없습니다. 제철소가 있어야 근대화에 성공할 수 있다는 그분의 일념과 기획과 의지에 의해 포항제철이 탄생했고, 그분은 저를 믿고 완전히 맡겼을 뿐만 아니라, 온갖 정치적 외풍을 막아주는 울타리 역할도 해주셨습니다. 이 사실을 우리는 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간직해야 할 이름들이 있습니다. 여러분의 현장에는 위험이 상존했고,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조업과 건설 중에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은 우리의 마음과 포스코의 역사 속에 영원히 살아 있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직원 여러분, 우리의 추억이 포스코의 역사 속에, 조국의 현대사 속에 별처럼 반짝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맙시다. 그것을 우리 인생의 자부심과 긍지로 간직합시다. 포스코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박태준의 생애 마지막 연설’(2011년 9월 19일)」중에서

2011년 11월 8일 이른 오후, 박태준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본관에 들어섰다. 그의 걸음걸이는 평소처럼 곧은 자세였다. 그러나 그것은 사생결단의 시간을 향하여 걸어가는 걸음이었다. 이튿날 수술을 전제로 하는 여러 가지 검사가 선행되었다. 그는 웃는 얼굴로 의료진과 편안히 대화를 나누었다. 십여 년 전, 2001년 여름의 뉴욕 대수술이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속으로 그는 생각했다. 그때보다 나이는 열 살을 더 먹었지만 그때나 이번에나 그게 그거지 뭐. 그의 몸은 수술을 할 수 있는 완벽한 데이터를 보여주었다. 그놈의 기침, 그것을 일으키는 왼쪽 폐만 아니라면 다른 건강상태는 까딱없다는 뜻이었다.
입원 나흘째인 11월 11일 아침, 박태준은 수술복으로 갈아입으며 문득 속으로 혼잣말을 했다. 이게 세 번째지. 그래, 세 번째구나. 메스가 그의 몸을 가르는 것이 세 번째라는 회고였다. 첫 번째는 저 1950년 혹한의 흥남 야전병원에서 마취도 없이 몸을 맡겨야 했던 맹장수술, 두 번째는 뉴욕의 대수술, 그리고 이번. 그는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이동식 침대에 누워 입원실에서 수술실까지 이동하는 물리적 시간은 아주 짧았다. 그러나 환자와 가족에게는 그것이 얼마나 긴 시간인가. 만감이 교차한 그 끝에 영원한 작별의 순간이 어른어른 그려지기도 하는 시간, 그럼에도 마치 나쁜 징조를 물리치려는 것처럼 누구 하나 의연한 자세를 한 치도 흩트릴 수 없는 시간.
장장 9시간 28분이나 걸린 대수술. 환자는 곧바로 중환자실로 옮겨지고, 집도의와 주치의가 가족들을 상담실로 불렀다.
“수술은 잘됐습니다.”
집도의가 낭보를 알렸다. 가족들은 감사의 한숨을 돌렸다. 그가 뻣뻣해진 손으로 그림을 그려가며 설명을 했다. 왼쪽 폐 전체와 흉막 전체를 적출했다, 십 년 전에 물혹을 적출한 그 자리에 다시 혹이 자라고 있었다……. ‘흉막-전폐 절제수술’은 긍정적 예측을 불러오는 쪽으로 일단락되었다.
11월 12일 새벽 1시 30분. 집에 돌아와 깜빡 눈을 붙이고 있던 신형구 비서가 휴대폰을 받고 부리나케 옷을 갈아입었다. 회장님께서 찾으신다는 중환자실 간호사의 연락이었다. 차를 몰아 달리는 30분 동안 젊은 비서의 가슴은 내내 쿵쾅거리고 있었다. 혹시 긴급 상황이 벌어진 것은 아닐까? 이 불안감과 초조감을 떨쳐낼 수 없었다. 새벽 2시의 중환자실은 괴괴했다. 밤 11시에 환자가 마취에서 깨어나고 가족 면회가 이뤄진 다음이어서 오랜만에 창업 회장과 젊은 비서, 단 둘만 마주하는 시간이었다.
“회장님 찾으셨습니까?”
젊은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자네 왔나? 지금 몇 신가?”
환자의 목소리가 예상보다 맑게 들려서 비서는 불안한 긴장을 조금 풀었다.
“두 시입니다.”
“낮이야, 밤이야?”
“새벽 두 시입니다.”
긴 마취와 10시간에 육박한 수술이 시간의 혼돈을 초래했을 거라고 비서가 짐작하는 사이, 환자가 불쑥 강하게 물었다.
“유럽은 어떻게 되었나?”
비서는 깜짝 놀랐다. 죽음과 싸우는 상황에서도 세계와 국가의 문제를 먼저 떠올리는 사람! 그러나 비서는 얼른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리스, 이탈리아에 이어 프랑스까지 영향이 미칠 것 같습니다.”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에 재정위기가 닥치는 상황에서 그것이 프랑스로 전염되면 신용경색에 빠진 프랑스 금융기관이 해외투자자금을 회수하면서 유럽 전역으로 위기가 전파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에 대한 간략한 보고였다.
“불란서가 이태리 국채를 많이 가지고 있지. 불란서나 독일까지 영향이 미치면 큰일이야. 유럽의 두 강대국마저 흔들리면 유럽 전체가 위험해져. 우리나라도 단단히 대비를 해야 돼.”
자나 깨나 나라 걱정이란 말이 있지만, 어느덧 그 말이 내포하고 있던 어떤 울림마저 다 말라버린 시대이지만, 이분은 정말 특별한 분이시구나. 당신이 처한 상황과 관계없이 자동으로 설정된 채널처럼 나라에 대한 걱정과 미래에 대한 통찰이 작동되는 분이시구나. 이래서 어른이시고 큰 분이시구나. 비서는 콧잔등이 시큼했다.
---「박태준의 마지막 계절」중에서

만 21세. 박태준은 부모에게 하직하고 거의 출가하는 심정으로 머리를 깎았다. 조국 간성(干城)의 길로 고정한 청년의 나침반이 안내한 새로운 길의 첫 관문은 부산 국방경비대 정문이었다. 훌륭한 장교가 되겠다는 야무진 포부를 품었다. 마침 시대적 조건은 갖추어져 있었다. 미군정은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추진하면서 한국군대의 장교 양성을 시급한 당면 과제로 삼아 남조선경비사관학교를 통해 꾸준히 ‘속성 장교’를 배출하고 있었다.
---「사선을 넘나드는 청년장교」중에서

그날 저녁이었다. 박태준의 숙소로 낯선 사내가 방문했다. 문제의 납품업자였다. 자꾸만 머리를 조아리며 변명을 늘어놓았다. 물의를 일으켜서 정말 죄송하지만, 내용을 알고 보면 자신도 억울한 피해자라고 했다. 듣다못해 버럭 고함을 질렀다.
“적반하장이란 말 정도는 알만한 놈이!”
“아닙니다, 정말 억울합니다. 저도 중간상인한테 속은 겁니다. 물품을 확인하지 않은 것은 제 잘못이지만, 우리 업계의 관행상 서로 믿고 하기 때문에…….”
“야, 이 새끼야, 말로 할 때 썩 꺼져!”
그의 부리부리한 눈이 매섭게 번뜩였다. 문득 납품업자의 입가에 배시시 미소가 피었다.
“참모장님, 다 저의 잘못이라고 하겠습니다. 앞으로는 절대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겠습니다. 한 번만 봐주십시오. 이번에 참모장님이 저의 뒤를 봐주시면 저는 두고두고 참모장님의 뒤를 봐드리겠습니다. 이게 다 세상 이치 아닙니까? 절대로 후회하지 않도록 해드리겠습니다.”
매끄러운 하소연을 마친 사내의 오른손이 익숙하게 자신의 품으로 들어가더니 두툼한 봉투를 물고 나왔다. 박태준의 눈에서 팍팍 불꽃이 튀었다. 오른손이 권총을 잡았다.
“야, 이 새끼야! 그 더러운 돈 가지고 당장 꺼져! 쏘아 죽이기 전에 다시는 우리 부대 근처에 얼쩡거리지도 마!”
---「부패의 늪을 건너며」중에서

두 사람 관계의 제2막이 서서히 오르고 있었다. 박정희의 명령에 가까운 제안을 박태준이 매력적으로 받아들이거나 마지못해 순종한다면, 두 사람의 미래는 ‘권력층의 통속적 역학관계’로 나아갈 수밖에 없는 지점이었다. 그러한 길로 진입하느냐, ‘경제부흥의 창조적 역학관계’의 길로 진입하느냐. 박태준은 어느덧 갈림길에 서고 말았다. 선택권은 막 예편한 국군최고통수권자 앞에 앉은 현역 육군 준장의 의지에 맡겨졌다. 더구나 그것은 단순한 의지가 아니었다. 최고권력자로부터 스스로 멀어지느냐 최고권력자에게 스스로 다가서느냐, 즉 자신의 미래 전체를 걸어야 하는 선택인 만큼 신념과 직결된 것이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박태준은 짐짓 부드럽게 미소지었다.
---「경영수업」중에서

박정희가 박태준을 종합제철추진위원장에 공식 임명한 것은 어떤 의미였을까? 물론 기본적으로는 종합제철 건설의 대임에 대한 책임이 ‘박정희에 의해 공식적으로 관료들의 어깨에서 박태준의 어깨로 넘어갔다’는 뜻이었는데, 또한 그것은 이제부터 KISA가 ‘KISA의 야박한 장삿속을 경멸하는 인물이자 철저한 완벽주의자이며 사심 없는 애국주의자인 박태준’과 본격적이고 전면적으로 상대하게 된다는 중요한 뜻을 담고 있었다.
---「황무지의 개척자」중에서

국가와 국민과 역사의 이름으로 도전하는 포항종합제철 건설. 겨울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는 황량한 모래벌판에 쇳물 빛깔을 닮은 제복차림의 사원들이 군인들처럼 오을 열을 맞춰서 열중쉬어 자세로 집합해 있었다. 그들 앞의 연단 위에 올라선 박태준은 속으로 헤아렸다. 입으로 하는 말은 잔소리에 그치면서 잊히기 쉽지만, 깊은 내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외침은 다른 존재의 내면에 안착한다는 것을.
“우리 조상의 혈세로 짓는 제철소입니다. 실패하면 조상에게 죄를 짓는 것이고 우리 농민들에게 죄를 짓는 것이니, 목숨을 걸고 일해야 합니다. 실패란 있을 수 없습니다. 실패하면 우리 모두 ‘우향우’해서 영일만 바다에 빠져죽어야 합니다. 기필코 제철소를 성공시켜 나라와 조상의 은혜에 보답합시다. 제철보국! 이제부터 이 말은 우리의 확고한 생활신조요, 인생철학이 되어야 합니다.”
---「우향우의 기적」중에서

현장 책임자들에겐 바쁜 하룻밤이 지나갔다. 석산 현장에서 폭약을 구해 오랴, 포항경찰서에 폭파신고 하고 허가 받으랴, 폭약 장전하랴, 폭파기사 대기시키랴.
이튿날이었다. 그림자가 짧은 한낮에 ‘이상한 기념식’이 마련되었다. 포철 안에 있는 모든 건설현장의 책임자와 간부, 외국인 기술 감독자, 그리고 포철의 임직원이 한자리에 모였다. ‘나의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고 했다는 나폴레옹의 말을 떠올린 박태준은 문득 하나의 문장을 완성하며 미소를 머금었다. 포철의 사전에 부실공사는 없다. 진짜로 실현하려면 그런 거창한 말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했다. 80%나 진척된 공사를 다이너마이트로 완전히 날려버리는 ‘거창한 폭파식’이야말로 어떤 호소나 명령보다 훨씬 뛰어난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이었다. 더구나 영일만의 건설현장은 8년째 접어들어 기강이 좀 풀리거나 타성에 젖을 수 있는 시기였다.
“꽝! 꽝! 꽝!”
굉음이 터졌다. 예산과 시간과 노력이 한순간에 먼지로 사라진 찰나, 모여든 사람들은 입을 다물었다. 사라진 것들과는 견줄 수 없는 무형의 자산이 그들의 머리와 가슴에 남아야 했다.
‘포철의 사전에 부실공사는 없다.’
---「신화의 완성」중에서

국가적 비상시기에 조용하고 확고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던 포철 사장이 10월 28일 입법회의 제1경제위원장에 내정됐다. 박태준이 정치적 외풍으로부터 포철을 지키는 울타리가 된 날이었다. 그러나 자신이 정치인으로
변신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정치인으로의 변신을 스스로 인정하려면 무엇보다 자신의 내면이‘ 정치인이 되겠다’는 의지와 욕망을 지녀야 했다. 그에게는 도무지 그게 없었다.
‘이제부터 제2제철 건설을 마칠 때까지는 내가 포철의 울타리가 되어야 한다.’
이것은 정치의 장으로 한 발을 디디는 박태준의 가장 강렬한 목적의식이었다. 덤으로 다른 사명도 생겨났다. 경제인의 한 사람으로서, 개발시대의 현장을 헤쳐 나온 주역의 한 사람으로서 마이너스 성장으로 무너져 내리 는 한국경제의 회생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는 것이었다.
---「울타리 되어 광양만 가기」중에서

박태준의 인재양성을 향한 웅대한 집념은‘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POSTECH)’를 탄생시킨다.‘ 민족의 장래를 위하여 오늘을 극기하고, 자원 빈국인 우리나라의 지상 과제인 무한한 창의력을 계발하는 것도 교육이 짊어져야 할 역사적 소명’이라고 역설해온 그는, 바로 자신이 제시한 소명 의 길을 따라 순수한 자신의 의지대로 뚜벅뚜벅 걸어 나갔다.
---「한국 사학의 새 지평을 열다」중에서

……한국에 봉사하고 또 봉사하는 것, 그것이 귀하의 삶에는 끊임없는 지상명령이었습니다.
-미테랑 대통령의 축사 중에서

박태준은 눈두덩이 뜨끔했다. 식민지에서 풀려난 풋내기 청년이 건국시대의 조국으로 돌아와 ‘짧은 인생을 영원 조국에’의 좌우명을 따라 헌신해온 지 어느덧 45년, 그러나 여태껏 한국의 어느 누구도 그토록 가지런히 정돈된 언어로 그토록 진지하게 자신을 위로해준 사람은 없었는데……. 미테랑 대통령의 축사는, 철처럼 강하기도 하지만 종처럼 여리기도 한 그의 가슴에 한 잔의 감로수로 고였다. 영혼이 지칠 때마다 마실 수 있는, 영원히 마르지 않을 한 잔의 감로수…….
---「철의 용상에 하루만 앉다」중에서

‘겡제’는 가라, ‘경제’가 왔다! 박태준의 외침은 재미난 동요처럼 포항시내에 퍼져나갔다. 서울의 언론도 툭 튀게 다루었다. 그것은 포항시민이나 포항 보궐선거에 관심을 기울이는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 박태준이 왜 보궐선거에 출마했으며 현재의 지역적, 국가적 상황이 왜 그를 다시 부르는가에 대해 생각할 계기를 제공했다.
‘포철 신화의 주인공, 실물경제의 대가, 한국 산업화의 영웅, 세계의 철강황제’로 알려진 박태준의 거인 이미지는 자칫 평범한 시민들과 거리감을 형성할 수도 있었다. 이건 그의 인간적 면모를 왜곡시킬 수 있는 이미지이기도 했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늙은 후보는 몸을 아끼지 않았다. 부단한 악수공세와 거리유세로 ‘시민 속으로’ 들어갔다. 그럴수록 ‘더위’가 그를 힘들게 했다. 하지만 그에겐 영일만의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닌 시절에 단련한 근육과 뼈가 있었고, 자신과의 투쟁에서 패배하지 않으려는 강인한 자존심이 건재했다.
---「‘겡제’는 가라, ‘경제’가 왔다」중에서

20세기 후반기의 한국 산업화 무대에서 단연 빼어난 주연이었던 박태준. ‘영일만·광양만의 신화’를 창조하는 가운데 해방 이후의 우리 역사에서 그와 동시대를 살아온 모든 방면의 모든 지도자를 통틀어 유일하게 세계가 인정하는 ‘세계 최고의 철강인’ 박태준.
1997년 10월부터 2000년 4월까지 한국이 50년 만에 수평적 정권교체를 달성하고 비참한 국가부도의 위기를 극복해낸 그 절박한 시기에, 그는 정치권력의 무대에서 과거의 순수한 열정과 화려한 경력을 바탕으로 김대중의 자문과 조연을 맡았다. 역사의 관습은 조연에 대한 대접과 평가가 지나치게 옹색하다. 관찰의 시각을 아주 좁혀서 오직 ‘세기말과 신세기의 벽두에 걸친 절체절명의 급박한 국가적 위기의 2년 6개월 무대’만 살펴볼 때, 박태준은 김대중 옆에서 어떤 자세로 어떤 공헌을 남겼을까?
박태준이 떠난 후 김대중은 건강에 대한 일반인의 우려를 넘어 ‘국민의 정부’를 완주했다. 역사적인 6·15남북정상회담이 실현되었다. 그는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현직 대통령의 영광을 축하하는 관제(官製) 현수막이 방방곡곡에 걸렸다. 그러나 그것은 대다수 국민의 가슴에는 걸리지 못했다. 불행히 통치권력의 핵심요직을 맡았던 그의 측근들이 비리에 연루되어 줄줄이 구속되었다. 부패로 얼룩진 정권의 맥을 더 빼려는 것이었는지 평양의 김정일은 끝내 서울로 오지 않았다. 그 뒤, 북핵문제는 어렵게 꼬였다. 남북관계는 1972년 박정희-김일성의 ‘7·4남북공동성명’을 하나의 큰 기록으로 남긴 것처럼, 2000년 김대중-김정일의 그 비싼 ‘6·15선언’도 그런 전철을 따라 보낼 것인가?
정치권력의 무대에서 퇴장한 ‘세계 최고의 철강인’은 지칠 대로 지친 몸으로 이제 자신의 건강을 되찾으려는 길고 고달픈 여정에 올랐다. 그의 체력과 의지가 이번엔 바로 자신의 황혼을 폐 밑 물혹의 억압으로부터 해방시켜야 할 차례로 들어섰다.
---「‘정축국치’를 넘은 뒤」중에서

다산 정약용의 실체적 공적은 방대한 저술들이다. 그것들이 정약용 연구의 텍스트다. 청암 박태준이 20세기 한국사에 끼친 실체적 공적은 지대하다. 다만 저술들을 남기지 않았다. 그러나 저술들은 결국 언어의 체계이고, 언어의 체계는 정신이고 철학이고 사상이다. 박태준은 수많은 현장의 언어를 남겼다. ‘박태준 어록’을 국판 크기로 편집하면 일만 쪽을 넘길 것이다. 박태준 연구의 텍스트는 넉넉히 준비돼 있다. 포스코, 포스텍, 포스코의 학교들, 포스코청암재단, 한국 현대사에 끼친 지대한 공로 그리고 그의 방대한 어록…….
---「에필로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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