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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여섯 시에 나는 가장 길어진다

오후 여섯 시에 나는 가장 길어진다

문학과지성 시인선-364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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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7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126쪽 | 198g | 128*205*20mm
ISBN13 9788932019727
ISBN10 893201972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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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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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여섯 시에 나는 가장 길어진다

옥상에 앉아 있던 태양이
1층 유리창으로 내려온다
유리 속을 걷는 구두는 반짝인다

구두가 접힌 어떤 사람들은
계단을 밝고 지하로 내려간다
계단으로는 지상에 없는 음악이 올라온다

작품은 지상에 걸리지 않는다

나의 아름다운 바지는 다리가 하나이다
지퍼 하나, 주머니는 넷

오후 여섯 시에 나는 가장 길어진다

하체가 지하로 빠진 골목은
골반에서 화분을 키운다
지상에 없는 향기가 흙에 덮여 있다

나는 천천히 걸어 여섯 시 꽃에 닿는다
닫히는 문에 손을 찧으며
여섯 시 꽃으로 들어가 여섯 시 꽃에서 나온다

길가에서 아이들이
발끝을 비벼 머리를 지우는 장난을 한다
머리를 지운 아이들은 사라진다

멀리 떨어진 머리를 지우러
나는 길어진 내 그림자 위를 걸어간다

귀가 지하에 감겨 있을
내 그림자 끝으로

--- p.10


얼굴은 안개로 돌아간다

강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른다

꽃이 눈알을 강물에 떨어뜨린다
새가 부리를 강물에 떨어뜨린다
연인이 하체를 강물에 떨어뜨린다

뱀의 꼬리가 서쪽으로 늘어난다

얼굴은 지표면 가까이에 떠다닌다

밀은 부어올랐다
밀은 충혈되었다
말은 고름이 괴었다
말은 늙어갔다

눈은
꽃이 있는 곳에서 꽃이 없는 곳으로 간다
입은
혀가 있는 곳에서 혀가 없는 곳으로 간다
코는
향기가 있는 곳에서 향기가 없는 곳으로 간다
귀는
바람이 있는 곳에서 바람이 없는 곳으로 간다

얼굴이 강을 건넌다
말들이 사방으로 흩어진다
부연 입자의 배열로 돌아간다

목 위에 안개를 얹고 연인을 찾아간다
연인이 환하게 웃는다
나는 空의 아내

--- p.30


2층 햇살돛단배

건물 위에는 나무가 자란다
땅이 없이
나무는 플라스틱이다

건물 옆 고가도로에는 자동차가 달린다
정류장이 없이
자동차는 공중이다

2층에는 아직 햇살이 남아 있다

계단을 오르자
얼굴이 없이
우리는 눈물

테이블에 앉아서
그림자를 들어 올리자
떠오르는 찻잔 떠오르는 물컵

바닥에 놓인 우리들의 그림자를 뜯어
머리 위로 띄우자
떠오르는 모자 떠오르는 구두

테이블 위에는 연기와 음악
테이블 위에는 떠도는 말과 어떤 항해의 기록

창가에 햇살이 머물 때
햇살이 아직 파도일 때
푸른 천장을 밀고 온 돛단배에
우리들의 그림자를 태우자

그리고
우리들은 고요히 기록을 남기자
배를 떠나보내며

빛의 자음과 모음으로 그림자를 쓰자

--- p.98


발끝의 노래

바람이 문자를 가져간다
이것은 창가에 매달아놓은 육체 이야기

창문을 열면
귀에서 귀로 냄새가 퍼졌다

그 발바닥을 보려면 얼굴을 바닥에 붙여야 하지
아무도 공중에 뜬 자국을 보지 못한 때
문자가 내려와 땅을 디디려는데
바람이 그것을 가져갔단 말이지

구더기처럼 그림자가 떨어졌다

한 줄 남기고 다 버려 우리들의 문학수업

시외로 가는 차량 근처에 너를 떼어버리고 오다
멀리멀리 가주렴 문장아, 내가 사랑했던 남자야

살갗 같았던 문장과 이별하고도
아름다운 시 한 편 쓰지 못하는 나는
목만 끊었다 붙였다

태양 아래 서서 혼자 부르는 노래
내 그림자 길이만큼 땅을 판다
내 그림자를 종이에 싼다
내 그림자를 땅에 묻는다
내 그림자 무덤에 두 번의 절
그리고 축문

오늘 나는 그리자 없이 일어선다
흰 눈동자의 날
빛이 들어오지 않는 방을 완성할 즈음
내 발목을 잡는 검은 손
어제 장례를 치른 그림자가 덜컥 붙는다
발끝을 내려다봐
끊은 목 아래
꿈틀거리는 애벌레들

이별은 계속된다

바람이 문자를 가져간다
이것은 창가에 매달아놓은 육체 이야기

붙이고 붙인 살덩이를 끊고 끊어
차분히 내려놓을게
공중에 뜬 발바닥 아래로

다 내려놓을 테니 다 가져가란 말이지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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