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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 살, 애인만 넷!

아흔 살, 애인만 넷!

: 영원히 철들지 않은 남자의 77년간의 내밀한 사랑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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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08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293쪽 | 453g | 138*210*20mm
ISBN13 9788996105497
ISBN10 899610549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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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3월 4일 복잡한 애정관계
여든두 살의 마도는 1946년부터 줄곧 내 애인이었고,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를 한다. 일흔여덟 살의 엘렌, ‘미칠 듯이 사랑한다는’ 격정적인 감정을 유일하게 불러일으켰던 그녀는 매주 두세 번 전화를 걸거나 편지를 보낸다. 여든아홉 살의 루이즈는 9년 전에 남편과 사별하고 나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전화와 편지를 요구하는 통에 여간 성가시지 않다. 일흔여덟 살의 릴리는 1946년에서 1947년까지 플라토닉한 연애 상대였고 오늘 저녁에도 서로에 대한 애정으로 가슴이 뭉클했다. 그밖에도 언급하지 않은 여자들이 두세 명 더 있었다. 나이 아흔에 이 무슨 복잡한 애정관계란 말인가! --- 본문 중에서

2000년 4월 30일 이제 어른이 되어야 할 텐데
나란 인간은 아흔이 다 되었는데도 일흔여덟 살 소녀와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을 꿈꾼다. 꼬마 폴레트 에샤비드르와 사랑에 빠졌던 여덟 살 때랑 똑같은 식으로. 나 말고도 이렇게 현실을 무시하고 행동하는 인간이 또 있을까? 딸내미와 그 가족에게 살뜰한 보살핌을 받고, 금전적 고민도 없으며, 몸과 마음이 건강한 나는 행복해야 마땅할 것이다. 그런데 나는 오로지 릴리만을 생각하며, 희극 속의 연인처럼 애처롭기만 하다. --- 본문 중에서

2000년 5월 3일 정력 테스트
오늘 마도와 맺게 될 정사는 정력 테스트라고 불러 마땅하다. 조르주 상드는 쇼팽이 육체적 사랑을 죄악시하는 환경에서 성장했다는 것을 알고 심히 분개했었다. 상드는 사랑의 귀결은 오로지 살과 살이 맞닿아야 비로소 이루어진다고 생각했으니까. 마도와는 1946년 이후로 골백번도 더 몸을 섞었다. 특정 상대와의 섹스가 갈수록 시들해진다는 통념과는 달리, 마도와 나는 놀랍게도 차츰 더 강렬한 쾌감을 느꼈다. --- 본문 중에서

2000년 8월 7일 “할아버지, 인생을 즐기세요”
쿠폴에서 점심을 먹고 나서 젊은 친구 드니가 이렇게 말했다.
“할아버지, 인생을 즐기세요!”
난 인생을 너무 즐겨서 탈인걸. 1930년의 바람기 많고 무람없던 청년으로 돌아간 것 같은걸.
(나보다 훨씬 젊은) 한 노인네가 이런 말을 했다.
“스무 살로 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난 스무 살 맞는데요!”라고 응수해주었다. 전날 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나와 함께 쉬지 않고 ‘하드 한’ 섹스를 즐긴 ‘청춘의 여인’ 마도가 그 증인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 본문 중에서

2001년 12월 29일 노인회관에서의 식사
무표정하니 모든 것을 체념한 할머니들은 활기 없고 적대적이다. 내 주위의 할아버지들은 자기와 별 상관도 없는 일에 푸념이 늘어진다. 이 무리 속에서 나 혼자 젊은 사람 같은 기분이다. 빨리 자유로운 분위기를, 나만의 고독을 되찾고 싶다! --- 본문 중에서

2002년 1월 30일 죽기 전날까지도
은행에서, 돈깨나 있는 분위기를 팍팍 내는 뚱뚱한 대머리 노인이 내 앞에 앉았다. 그는 전광판에 지나가는 증시 흐름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었다. 그의 전담 자산상담 직원이 그를 불렀다. 그는 당장 내일이라도 뇌출혈로 쓰러져 영영 깨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증권이고 주식이고 이자고 이윤이고 간에 모두 안녕! 노인네 쌈짓돈을 찔끔찔끔 불리느니, 차라리 엠마의 돈 걱정을 덜어주는 게 현명한 짓 같다. --- 본문 중에서

2002년 3월 2일 죽지 않아야만 젊게 살 시간이 있다
나 자신도 노인인 주제에, 다른 노인들을 만나면 그들이 나보다 훨씬 더 늙은 사람처럼 생각되곤 한다. 다른 노인들은 뚱뚱하고, 배가 많이 나왔고, 얼굴에 표정이 없다. 그들의 눈동자에서는 삶의 고통, 우울한 기분밖에 엿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노인들은 자기가 ‘잘나가던 시절’ 이야기만 하려고 한다. 그들은 젊게 사는 감각을 완전히 잃어버린 것 같다. 나는 되레 내 손자뻘 되는 아이들과 의견이 맞을 때가 많다. 나도 마음으로는 아직 그 애들 또래다. 나는 그 애들이 나와 같은 세대 사람들보다 더 똑똑하고 더 명석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빛나는 내일의 약속에 더 마음이 끌리는 게 아니겠는가. ‘살 만큼 산 사람들’과 ‘좋았던 옛날’ 타령이라니! --- 본문 중에서

2004년 3월 7일 내 인생의 디저트
오늘 밤, 병실에 입원한 93세의 나는 스트라스부르 대로의 엘도라도를 눈앞에 떠올린다. 엘렌과 나는 그곳에서 춤을 추었다. 그때 나는 일흔 살도 더 되었다! 그래도 우리가 처음 만났던 서른 살 무렵보다 되레 더 젊었다. 나는 40년을 기다려서야 사랑의 구체적 실현을 보았던 것이다. 잘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세월만큼 성숙했으니까. 1940년의 우리 사랑은 오래 전에 죽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 사랑을 내 인생의 디저트처럼 간직했고 잃어버린 낙원을 되찾았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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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처럼 점잖음과 노골성을 충격적으로 뒤섞어가며 노년기의 성을 다룬 글은 일찍이 없었다.
필립 들레름 (작가)
그는 인생을 거꾸로 살았다. 일흔 살보다 아흔 살에 더 젊고, 세월이 갈수록 더 가벼워졌다.
클레르 오테르 (기자)
마르셀 마티오는 작가도 부러워할 만큼 적확하고 기민한 필력으로 77년간 일기를 써나갔다. 너무나 놀랍고, 이따금 믿기지 않는 이 책은 노년에 대한 찬가요, 지난 한 세기의 감동적인 일대기다. 유머가 넘치고, 노년에 대한 희망을 꿈꾸게 하는 책이다.
르 몽드
이 책이야말로 올해의 가장 멋들어진 깜짝 선물이다. 마르셀 마티오는 최후의 순간까지 불타는 청춘이자 완벽한 유혹자였다.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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