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09년 08월 17일 |
---|---|
쪽수, 무게, 크기 | 72쪽 | 1112g | 205*290*15mm |
ISBN13 | 9788954607742 |
ISBN10 | 8954607748 |
출간일 | 2009년 08월 1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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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72쪽 | 1112g | 205*290*15mm |
ISBN13 | 9788954607742 |
ISBN10 | 8954607748 |
처음 어린 왕자를 만나는 어린아이와 지난날 어린아이였던 어른에게 바치는 아름다운 팝업북! 『성경』과 마르크스의 『자본론』 다음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 『어린왕자』. 원전의 주옥같은 구절들이 최고의 번역가인 김화영 선생의 필력으로 유려하게 되살아났다. 또한 생텍쥐페리의 그림에 최고의 팝업북 장인이 공간감과 생동감, 움직임을 불어넣어 입체북으로 만들어 2차원을 벗어나 3차원에서 어린 왕자를 만날 수 있다. 3년 동안 만든 정교하고 아름다운 팝업 장치가 무려 72쪽에 걸쳐 거의 매 페이지마다 실려 있는 혁신적인 팝업북. 보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손으로 날개를 들추고, 탭을 당기고, 톱니를 돌리고, 만지면서, 이전 2차원의 『어린 왕자』를 접했을 때와는 또 달리 이야기에 살을 붙이고 풍성하게 만드는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 '어린 왕자' 영상보기 *클릭* |
김영감 買冊記...37탄(팝업북 어린왕자)
어릴때 읽은 어린왕자이니 지금 기억도 별로 남아 있지 않다.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누나들이 보고 있던(초등학교 저학년으로 기억한다) 책도 그 때 나이로도 좀 난해하여 대학다니며 우리집에서 같이 지내던 친척누나가 책의 내용을 해설과 곁들여 읽어 주던 장면이 생각난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나는 다시 어린왕자를 읽고 있다. 왜 이렇게 주인공이 하는 말들이 귀여울까. 세월은 나의 의식을 그렇게 바꿔 놓는다. 귀엽고 재미있다. 팝업 북이라서 어른이 읽기가 좀 그렇다고? 전혀 아니다. 가격도 있고, 소장가치로서도 팝업북 어린왕자는 충분히 구매할 만하다. 잘 산 책의 목록에 넣어두고 싶다.
팝업북으로 만나는 '어린 왕자'.
여러 팝업북을 소장하고 있다보니, 보다 정교한 내용과 퀄리티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조금은 실망하는 타입의 나에게...
'어린왕자' 팝업북은
뭔가.. 따뜻하지만, 세밀하게 원본 그림을 그대로 팝업으로 만들어서 그런지,
원전의 감동이 그대로 살아난다.
다른 팝업에 비해 구성과 페이지수도 나에게 감동을 주어서,
다른 분들도 꼭 한 번은 소장을 지르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사랑한다’라는 말이 어려운 이유는 결코 하나의 뜻으로 정의될 수 없기 때문이고, 다가가면 저만치 멀어져가는 말이기 때문이다. ‘길들이다’라는 말 역시 이와 같다. 시간의 자락이 덮여져 갈수록, 서로에게 마음을 쏟은 만큼, 그 의미가 도타와지는 말이기에 아름답고 감히 한 순간도 잡아매어 둘 수 없다. 생택쥐페리는 <어린왕자>를 통해 ‘길들이다’를 가장 어렵고 또한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말로 만들어냈고, 우리의 가슴 속에 결코 사라지지 않을 청아한 영혼의 별 하나를 걸어놔 주었다.
- 너와 내가 알아간다는 것은
너를 읽고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이내
신뢰감과 친화력을 느끼게 된다.
설사 그가 처음 만난 사람이라 할지라도
너를 이해하고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는 내 벗이 될 수 있어.
- 법정 <무소유> p.116
故법정 스님은 <어린왕자>를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가 생면부지의 사람일지라도 반드시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든 것을 뛰어넘는 가장 인간적인 관계의 가치를 <어린왕자>가 담고 있기에 그리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어린왕자>는 관계의 미학을 그 어떤 말보다 쉽고, 그 어떤 이야기보다 순수하게 보여준다. 아무런 연고조차 없는 두 사람이 만나서 상대를 ‘너’라고 부르고, 네가 된 상대가 또 ‘나’를 ‘너’라고 불러줄 때서야 비로소 둘은 서로에게 의미 있는 관계로 거듭난다. 그 관계의 고리를 만들어내기가 어찌나 어려운지, 불교에서는 그것을 ‘인연’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여기서 말하는 인연은 억겁의 시간(1겁은 황새가 9만 리를 날아가는 시간 등의 무한히 긴 시간을 뜻함)을 거쳐야 비로소 만나게 되는 소중한 관계다.
- 부끄러운 어른들의 세상은
하지만, <어린왕자>에 나오는 어른들에게는 그토록 고귀한 인연의 소중함보다는, 눈앞에 보이는 것에 대한 집착만이 있을 뿐이다. 어린왕자가 별을 여행하면서 보게 되는 모습들은 이 세계가 얼마나 오염됐는지에 대한 방증이다. 오직 숫자로 환산되는 세상의 모든 것들, 권위로 억누르는 지배의 구조, 또렷한 정신을 가지고는 살아갈 수 없는 비참한 곳, 정성이란 전혀 깃들지 않은 똑같은 것들이 난무하는 세계.
수천송이 장미꽃이 피어있는 그 곳에서 어린왕자가 울컥한 마음에 눈물을 쏟고야 마는 이유는, 소중한 것과의 관계를 어느 샌가 소홀히 하게 되어버린 어른들에 대한 연민이고 슬픔이다. 어른들에게는 관계가 소중할 수 있도록 보듬어진 시간보다는, 종이에 찍힌 숫자가 중요한 것이니까. 그들에게는 결국 ‘너’와 ‘내가’ 되는 그 놀라운 기적 같은 사건마저도 순간의 지나는 바람보다 못한 것이 되어버렸으니까.
- 길들인다는 것은
그들과 같은 어른이 될 수 없어 차라리 다행인 어린왕자의 슬픔을 어루만져주는 이는 사막여우다. 그는 어린왕자가 무언지도 모른 채 장미와 별에게 해주었던, 길들인다는 것의 가치를,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임을 알려준다.
서로에게 소중할 수 있는 것은,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그런 시간의 숨결 안에서 서로의 변화마저도 아껴주는 것이기에. 우리는 서로를 시간과 정성으로써 채색하는 것은 아닐까. 내가 오롯이 너의 ‘나’로서 존재하도록, 네가 영롱한 나의 ‘너’로 존재할 수 있도록, 우리는 끊임없이 여울지는 관계를 쌓아간다. 우리의 현실이 아무리 사막 같이 황폐해진다하더라도, <어린왕자>는 우리가 길들임의 소중함을 알고 서로의 관계를 소홀히 하지 않을 때, 서로가 서로의 별이 되어 빛날 수 있다며 반짝인다.